BASEBALL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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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한 막 꼴로 조금씩 들어보는 바그너 오페라입니다.
앞서 올렸던 건 아래에.


1. 요정들, 연애 금지, 리엔치 - 서곡만
2-4.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5-7. 탄호이저
8-10. 로엔그린
11-12. 니벨룽의 반지 - 1) 라인의 황금
13-15. 니벨룽의 반지 - 2) 발퀴레
16-17. 니벨룽의 반지 - 3) 지크프리트 1, 2막
18-20. 트리스탄과 이졸데
21-24.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짝지를 찾아 먼 길을 떠났던 지크프리트, 근 한 달 만에 돌아왔습니다ㅡ,.ㅡ?
무슨 말인지 궁금하신 분은 저 위의 '지크프리트' 부분을 읽어보셔야 하는데, 이 글을 읽는 분이 얼마나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실제 역사에서 바그너는 '반지' 시리즈를 지크프리트 2막까지 써놓고서 잠시 딴 길로 샜습니다. 20여 년 동안.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 행동을 한줄 요약하면 '반지'를 공연해줄 스폰서를 찾는 거였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작품으로는 '트리스탄과 이졸데',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등을 쓰면서요. 그러다가 제자리로 돌아와 '지크프리트'의 3막을 비롯, '반지'의 나머지를 완성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중간에 20여 년의 공백이 있었던 것치고는 2막까지의 음악과 3막의 음악 사이에 무슨 대단한 차이가 있는지 그닥 느껴지진 않네요.
3막 요약 들어갑니다~

1장: 폭풍우를 묘사하는 멋진 전주곡과 함께 막이 오릅니다. 여전히 방랑자의 행색을 한 보탄이 잠들어 있는 에르다를 깨웁니다. 그녀에게 그간 벌어졌던 사태를 어찌 수습해야 하느냐고 묻는 것도 같지만 어째 둘의 대화는 선문답만 하다 끝나는 것 같군요.

2장: 지크프리트가 새와 더불어 나타납니다. 길목을 지키고 있던 방랑자, 짐짓 그를 제지하는 체하지만 지크프리트는 all mustle, no brain의 영웅답게 한칼에 그의 창을 부러뜨리고 맙니다. 이에 방랑자는 사라져버리고 지크프리트는 불길 속을 뚫고 누군가를 찾아들어가는데...

Richard Wagner

Der Ring des Nibelungen

Siegfried

DRITTER Aufzug

Vorpsiel


Rudolf Kempe

어느 바위산 기슭의 야생지
그 바위산은 왼편으로 가파르게 솟아오르고 있다. 밤. 폭풍과 뇌우. 번개와 심한 천둥. 번개가 얼마간 더 구름들은 횡단하는 동안 천둥은 침묵한다.


ERSTE SZENE   제 1 장

Marga Höffgen(Erda)

WANDERER
(schreitet entschlossen auf ein gruftähnliches Höhlentor in einem Felsen des Vordergrundes zu und nimmt dort, auf seinen Speer gestützt, eine Stellung ein, während er das Folgende dem Eingange der Höhle zu ruft)
Wache, Wala! Wala! Erwach'!
Aus langem Schlaf weck' ich dich Schlummernde wach.
Ich rufe dich auf: Herauf! Herauf!
Aus nebliger Gruft,
aus nächtigem Grunde herauf!
Erda! Erda! Ewiges Weib!
Aus heimischer Tiefe tauche zur Höh!
Dein Wecklied sing' ich, daß du erwachest;
aus sinnendem Schlafe sing' ich dich auf.
Allwissende! Urweltweise!
Erda! Erda! Ewiges Weib!
Wache, erwache, du Wala! Erwache!

방랑자
(등장한다. 단호하게 전경의 한 바위 속에 있는 무덤 비슷하게 생긴 동굴문으로 가서 그곳에서 그의 창에 몸을 지탱하고 한 자리를 차지하고서 동굴 입구쪽으로 외친다)
발라! 일어나시오! 발라! 깨어나오!
긴 잠으로부터 내가 잠자는 당신을 깨우고 있소.
내가 당신을 소환하고 있소. 올라오시오, 올라오시오!
안개낀 묘혈로부터,
어두운 땅 속으로부터 올라오시오!
에르다! 에르다! 영원한 여인이여!
고향의 심연으로부터 높은 곳으로 떠오르시오!
당신이 깨나도록, 내가 당신을 깨우는 노래를 부르고 있소.
생각에 잠긴 수면으로부터 나는 당신을 깨운다오!
전지의 여인이여! 태초의 지혜를 가진 여인이여!
에르다! 에르다! 영원한 여인이여!
깨시오! 일어나시오. 발라! 일어나시오!

(동굴묘가 어슴푸레 밝아온다. 파르스름한 불빛. 그 불빛을 받으며 에르다가 아주 천천히 심연으로부터 올라온다. 그녀는 서리에 덮여있는 것처럼 보인다. 머리카락과 의복은 번쩍거리는 빛을 자체에서 발산한다)

ERDA
Stark ruft das Lied;
kräftig reizt der Zauber.
Ich bin erwacht aus wissendem Schlaf:
wer scheucht den Schlummer mir?

에르다
노래가 강하게 부르고 있어.
그 마술이 힘차게 끌어당기는구나.
지혜로운 수면으로부터 나는 깨어났도다.
누가 내게서 잠을 쫓아내었는가?

WANDERER
Der Weckrufer bin ich, und Weisen ub' ich
daß weithin wache, was fester Schlaf umschließt.
Die Welt durchzog ich,
wanderte viel, Kunde zu werben,
urweisen Rat zu gewinnen.
Kundiger gibt es keine als dich;
bekannt ist dir, was die Tiefe birgt,
was Berg und Tal, Luft und Wasser durchwebt,
Wo Wesen sind, wehet dein Atem;
wo Hirne sinnen, haftet dein Sinn:
alles, sagt man, sei dir bekannt.
Daß ich nun Kunde gewänne,
weck' ich dich aus dem Schlaf!

방랑자
깨워 불러낸 자는 나로서, 깊은 수면이 봉하고 있는 것을
계속하여 깨우도록 노래하고 있는 거요.
세상 구석구석을 나는 많이 배회했소.
소식을 얻으려, 태초적 지혜의 충고를 얻고자.
당신보다 더 정통한 자는 아무도 없소.
심연이 숨기고 있는 것, 산과 계곡,
대기와 물을 섞어 짜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당신은 알고 있지.
본체들이 있는 곳에는
당신 생각이 붙어있지.
당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더군.
이제 소식을 얻고자
당신을 수면으로부터 깨우는 것이오!

ERDA
Mein Schlaf ist Träumen,
mein Träumen Sinnen,
mein Sinnen Walten des Wissens.
Doch wenn ich schlafe,
wachen Nornen:
sie weben das Seil
und spinnen fromm, was ich weiß:
was frägst du nicht die Nornen?

에르다
내 수면은 꿈들,
내 꿈들은 생각.
내 생각은 지식의 섭리.
하지만 내가 잠자고 있을 땐,
운명의 여신들이 깨어있지요.
그들은 줄을 짜면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정직하게 잣지요.
왜 당신은 운명의 여신들에게 묻지 않나요?

WANDERER
Im Zwange der Welt weben die Nornen:
sie können nichts wenden noch wandeln.
Doch deiner Weisheit
dankt' den Rat wohl,
wie zu hemmen ein rollendes Rad?

방랑자
세계를 구속하며 노른들이 엮고는 있으나
그들은 아무 것도 바꾸거나 변화시킬 수는 없소.
하지만 이것을 알려주면
내 당신 지혜에 감사하리다.
어떻게 굴러가는 바퀴를 멈출 수 있을까?

ERDA
Männertaten umdämmern mir den Mut:
mich Wissende selbst
bezwang ein Waltender einst.
Ein Wunschmädchen gebar ich Wotan:
der Helden Wal
hieß für sich er sie küren.
Kühn ist sie und weise auch:
was weckst du mich, und frägst um Kunde
nicht Erdas und Wotans Kind?

에르다
남자들의 행위들이 내 용기를 두루 어둡게 하는군요.
예전에 한 지배자가
지혜의 여인 나조차도 강제했죠.
나는 보탄에게 소망의 처녀를 하나 낳아줬어요.
그는 그녀에게 그를 위해서
전사한 영웅들을 선발해 올 것을 명령했지요.
그녀는 용감하고 또 현명해요.
왜 당신은 나를 깨우는 것인가요, 에르다에게 소식을
묻지 말고 보탄의 자식에게 물어보시지요?

WANDERER
Die Walküre meinst du,
Brünnhild', die Maid?
Sie trotzte dem Stürmebezwinger,
wo er am stärksten selbst sich bezwang:
was den Lenker der Schlacht zu tun verlangte,
doch dem er wehrte - zuwider sich selbst -,
allzu vertraut wagte die Trotzige
das für sich zu vollbringen,
Brünnhild' in brennender Schlacht.
Streitvater strafte die Maid:
in ihr Auge drückte er Schlaf;
auf dem Felsen schläft sie fest:
erwachen wird die Weihliche nur,
um einen Mann zu minnen als Weib.
Frommten mir Fragen an sie?

방랑자
그 발퀴레 말이오,
처녀 브륀힐데?
그녀는 폭풍의 정복자가 아주 강력히 강요했을 때
그에게 반항했소.
전투의 지배자가 하기를 원했지만
자기 스스로의 뜻과는 반대로 하는 것을 제지했던 그 일을
그 불손한 아이는
너무나도 자신만만하게 감히 스스로 하려들었소.
맹렬한 전투에서 브륀힐데가 그러했소.
전투의 아버지는 그 처녀를 벌했소.
그는 그녀의 눈에 수면을 드리웠소.
바위 위에서 그녀는 깊이 잠들어 있소.
그 신성한 처녀는
한 남자를 아내로서 사랑하기 위해 깨워질 뿐이오.
그녀에게 물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소?

ERDA
(ist in Sinnen versunken und beginne erst nach längerem Schweigen)
Wirr wird mir, seit ich erwacht:
wild und kraus kreist die Welt!
Die Walküre, der Wala Kind,
büßt' in Banden des Schlafs,
als die wissende Mutter schlief?
Der den Trotz lehrte, straft den Trotz?
Der die Tat entzündet, zürnt um die Tat?
Der die Rechte wahrt, der die Eide hütet,
wehret dem Recht, herrscht durch Meineid?
Laß mich wieder hinab!
Schlaf verschließe mein Wissen!

에르다
(깊은 생각에 빠져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말하기 시작한다)
깨어난 후론, 머리가 어지럽군요.
거칠고 갈피가 잡히지 않게 세상이 돌고 있어요!
발퀴레, 그 발라의 아이가
지혜의 어머니가 잠들어 있었을 때
수면의 속박 속에서 속죄하고 있었다고요?
불손을 가르친 자가 불손을 벌한다고?
행위에 불을 붙인 자가 그 행위 때문에 성을 내요?
정의를 지키는 자가, 서약들을 수호하는 자가
정의에 항거하고 거짓 맹세를 통해 지배하다니!
나를 다시 내려가도록 해줘요!
수면이 나의 지식을 봉하기를!

WANDERER
Dich, Mutter, lass' ich nicht ziehn,
da des Zaubers mächtig ich bin.
Urwissend stachest du einst
der Sorge Stachel in Wotans wagendes Herz:
mit Furcht vor schmachvoll feindlichem Ende
füllt' ihn dein Wissen,
daß Bangen band seinen Mut.
Bist du der Welt weisestes Weib,
sage mir nun:
wie besiegt die Sorge der Gott?

방랑자
나는 마법의 힘이 있으므로
어머니인 당신을 못 떠나게 하겠소.
옛날 당신은 태초의 지혜를 가지고
보탄의 가슴 속에 근심의 가시를 찔렀소.
당신의 지혜는 굴욕에 찬 적대적인
멸망에 대한 공포로써 그를 채워,
불안이 그의 용기를 구속했소.
당신은 세계에서 가장 현명한 여자이니
이제 내게 말해 주오.
신은 어떻게 그 걱정을 물리치겠소?

ERDA
Du bist - nicht was du dich nennst!
Was kamst du, störrischer Wilder;
zu stören der Wala Schlaf?

에르다
당신 스스로를 뭐라 부르든지, 당신은 그 자가 아니예요!
고집센 거친 양반, 왜 와서
발라의 수면을 방해하는 거죠?

WANDERER
Du bist - nicht, was du dich wähnst!
Urmütter-Weisheit geht zu Ende;
dein Wissen verweht vor meinem Willen.
Weißt du, was Wotan will?

방랑자
당신 스스로를 뭐라 생각하든 당신은 그 사람이 아니오!
태초의 어머니들의 지혜는 멸망하오
당신의 지식은 내 의지 앞에서 바람에 불려서 사라지오.
당신은 아시오, 보탄이 무엇을 원하는지?

(긴 침묵)

Hermann Uhde(Der Wanderer)

Dir Unweisen ruf' ich's ins Ohr,
daß sorglos ewig du nun schläfst!
Um der Götter Ende grämt mich die Angst nicht,
seit mein Wunsch es will!
Was in des Zwiespalts wildem Schmerze
verzweifelnd einst ich beschloß,
froh und freudig führe frei ich nun aus.
Weiht' ich in wütendem Ekel
des Niblungen Neid schon die Welt,
dem wonnigsten Wälsung
weis' ich mein Erbe nun an.

태초의 지혜를 가진 당신의 귀에다 내 외치겠소.
염려하지 말고 이제 영원히 잠자라고!
내 소망이 그것을 원한 이래로 신들의 멸망에 대한
불안이 나를 슬프게 하진 않소.
분열의 거친 고통 속에서
절망하며 예전에 내가 정해놓은 바를
기쁘고 즐겁게 난 이제 실행하려오.
분노의 욕지기 속에서
니벨룽의 질투에 이미 세상을 제물로 내주었으니
가장 훌륭한 벨중에게
나는 나를 상속할 것을 정하오.

Der von mir erkoren, doch nie mich gekannt,
ein kühnester Knabe, bar meines Rates,
errang des Niblungen Ring:
liebesfroh, ledig des Neides,
erlahmt an dem Edlen Alberichs Fluch;
denn fremd bleibt ihm die Furcht.
Die du mir gebarst, Brünnhild',
weckt sich hold der Held:
wachend wirkt dein wissendes Kind
erlösende Weltentat. -
Drum schlafe nun du, schließe dein Auge;
träumend erschau' mein Ende!
Was jene auch wirken,
dem ewig Jungen weicht in Wonne der Gott.
Hinab denn, Erda! Urmütterfurcht!
Ursorge!
Hinab! hinab, zu ewigem Schlaf!

이제 선발되었지만 결코 나를 알지 못하는
가장 용맹스런 한 소년이 내 조력없이
니벨룽의 반지를 뺏어 얻었소.
사랑을 즐기며, 질투를 벗어나 있어서
알베리히의 저주도 그 고귀한 자에게선 마비되어 버리지.
그는 공포를 모르기 때문이오.
당신이 내게 낳아준 브륀힐데를
그 영웅이 사랑스럽게 깨우는 것이오.
당신의 지혜로운 아이는 깨어나서
구원의 세계적 위업을 성취하리다.
그러니 당신은 이제 잠드시오, 당신 눈을 감고
꿈꾸며 내 마지막을 보시오!
저들이 무엇을 하든지
신은 즐거워하며 영원히 젊은 자에게 비켜주리다.
에르다, 그러니 내려가시오! 태초 어머니들의 공포여!
태초의 근심이여!
내려가시오! 내려가오. 영원한 잠을 위해!

(에르다는 이미 눈을 감고 점차 깊이 가라앉다가 완전히 사라진다. 동굴 역시 다시 완전히 어두워진다. 어스름한 달빛이 무대를 밝힌다. 폭풍이 완전히 멈춘다)


ZWEITE SZENE       제 2 장

방랑자가 동굴에 바짝 다가서서 거기에 등을 기대고 얼굴을 장면에 향한다.

WANDERER
Dort seh' ich Siegfried nahn.

방랑자
저기 지크프리트가 가까이 오고 있구나.

(그는 동굴가 그의 자리에 그대로, 지크프리트의 숲새는 전경을 향해 펄럭이며 온다. 갑자기 새는 자기 위치에 멈추고 불안스레 이리저리 펄럭이며 날다가 급히 뒷면으로 사라져 버린다)

Hans Hopf(Siegfried)

SIEGFRIED
(tritt rechts im Vordergrunde auf und hält an)
Mein Vöglein schwebte mir fort!
Mit flatterndem Flug und süßem Sang
wies es mich wonnig des Wegs:
nun schwand es fern mir davon!
Am besten find' ich mir selbst nun den Berg:
wohin mein Führer mich wies,
dahin wandr' ich jetzt fort.

지크프리트
(등장해 멈춘다)
새가 내게서 떠나가 버렸구나.
펄럭이며 날면서 감미로운 노래로써
내게 즐겁게 길을 가르쳐 주었지.
그 새는 이제 멀리로 사라져 버렸구나!
이젠 나 스스로가 그 산을 찾는 것이 최선책이군.
내 안내자가 나에게 가르쳐준
그곳으로 이제 가보자.
(뒤쪽으로 좀더 걸어간다)

WANDERER
(in seiner Stellung an der Hohle verbleibend)
Wohin, Knabe, heißt dich dein Weg?

방랑자
(계속 제자리에 머물며)
소년, 어디로 가라고 네 길이 너를 명하더냐?

SIEGFRIED
(häalt an und wendet sich um)
Da redet's ja:
wohl räat das mir den Weg. -
(Er tritt dem Wanderer näaher)
Einen Felsen such' ich,
von Feuer ist der umwabert:
dort schläaft ein Weib,
das ich wecken will.

지크프리트
(멈춰서서 몸을 돌린다)
저기서 말하는 소리가 들렸지?
아마도 저 사람이 내게 길을 알려줄런지도.
(방랑자에게로 더 가까이 다가간다)
불에 에워싸인
바위를 찾고 있어.
거기에 내가 깨우려는
여인이 잠자고 있지.

WANDERER
Wer sagt' es dir, den Fels zu suchen?
Wer, nach der Frau dich zu sehnen?

방랑자
그 바위를 찾으라고 누가 네게 말해주던?
누가 네게 여인을 바라도록 했지?

SIEGFRIED
Mich wies ein singend Waldvöoglein:
das gab mir gute Kunde.

지크프리트
노래하는 작은 숲새가 나에게 가르쳐줬지.
그 새가 내게 좋은 소식을 주었어.

WANDERER
Ein Vöoglein schwatzt wohl manches;
kein Mensch doch kann's verstehn:
wie mochtest du Sinn dem Sang entnehmen?

방랑자
작은 새 한 마리가 많은 것을 재잘댔나보군.
그렇지만 사람은 누구도 그것을 알아들을 수 없는데.
네가 어떻게 그 노래의 참뜻을 알 수 있었을까?

SIEGFRIED
Das wirkte das Blut eines wilden Wurms,
der mir vor Neidhöhl' erblaßte:
kaum netzt' es zündend die Zunge mir,
da verstand ich der Vöglein Gestimm'.

지크프리트
질투의 동굴 앞에서 내 손에 죽은 한 사나운 뱀의
피가 그런 효과를 냈지.
그것이 내 혀를 타는 듯 적시자마자
난 그 작은 새의 목소리를 알아들었어.

WANDERER
Erschlugst den Riesen du,
wer reizte dich,
den starken Wurm zu bestehn?

방랑자
네가 그 거인을 죽였다면,
그 강한 뱀을 이기도록
누가 너를 부추겼지?

SIEGFRIED
Mich führte Mime, ein falscher Zwerg;
das Fürchten wollt' er mich lehren:
zum Schwertstreich aber,
der ihn erschlug,
reizte der Wurm mich selbst;
seinen Rachen riß er mir auf.

지크프리트
위선적인 난쟁이놈, 미메가 나를 안내했어.
그자는 내게 공포를 가르치고자 했지.
그렇지만 칼을 들어
그를 찌르라고
부추긴 건 바로 그 뱀 자신이었어.
그는 나에게 그의 아.가리를 벌렸거든.

WANDERER
Wer schuf das Schwert so scharf und hart,
daß der stärkste Feind ihm fiel?

방랑자
그렇게 강한 적을 네가 쓰러뜨릴 수 있을 정도로
그렇게 날카롭고 단단한 칼을 누가 만든 것인데?

SIEGFRIED
Das schweißt' ich nur selbst,
daß der Schmied nicht konnte:
schwertlos noch wär'ich wohl sonst.

지크프리트
그건 내 스스로가 불렸어.
대장장이가 할 수 없었으니까.
안 그랬으면 나는 지금도 칼이 없을 걸.

WANDERER
Doch, wer schuf die starken Stücken,
daraus das Schwert du dir geschweißt?

방랑자
그렇지만, 네가 그로써 칼을 만들어낸
그 강력한 칼조각들은 누가 만든 것이지?

SIEGFRIED
Was weiß ich davon!
Ich weiß allein,
daß die Stücke mir nichts nützten,
schuf ich das Schwert mir nicht neu.
 
지크프리트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내가 아는 것은 그저,
만약 내가 그 칼을 새로 만들지 않았다면
그 조각들이 내게 아무런 소용도 없었을 거란 사실 뿐이야.

WANDERER
(bricht in ein freudig gemütliches Lachen aus)
Das - mein' ich wohl auch!

방랑자
(유쾌하게 기분좋은 웃음을 터뜨린다)
나라도 역시 그렇게 생각하겠지!
(지크프리트를 만족스럽게 관찰한다)

SIEGFRIED
(verwundert)
Was lachst du mich aus?
Alter Frager! Hör' einmal auf;
laß mich nieht länger hier schwatzen!
Kannst du den Weg mir weisen, so rede:
vermagst du 's nicht, so halte dein Maul!

지크프리트
(의아해하며)
왜 나를 보고 웃지, 늙은 질문자?
그만 하고 여기서 내가 더 이상 지껄이게 하지 마.
내게 그 길을 가르쳐 줄 수 있으면 말해줘.
그렇게 할 수 없으면
그럼 네 입을 닥쳐!

WANDERER
Geduld, du Knabe! Dünk' ich dich alt,
so sollst du Achtung mir bieten.

방랑자
이 소년아. 참아! 내가 늙어보인다면
내게 존경을 표시해야지.

SIEGFRIED
Das wär' nicht übel!
Solang' ich lebe,
stand mir ein Alter stets im Wege:
den hab' ich nun fortgefegt.
Stemmst du dort länger steif dich mir entgegen,
sieh dich vor, sag' ich,
(mit entsprechender Gebärde)
daß du wie Mime nicht fährst!
(Er tritt noch näher an den Wanderer heran)
Wie siehst du denn aus?
Was hast du gar für einen grossen Hut?
Warum hängt der dir so ins Gesicht?

지크프리트
나쁠 것도 없지!
내가 살아오는 동안
한 노인이 항상 내 길을 가로막았는데
그자를 이제 난 해치워버렸어.
네가 거기서 더 오래 버티고서서 내 길을 막는다면
말해두겠지만, 정신차려.
(대응하는 몸짓으로)
너도 미메처럼 되지 않게!
(그는 방랑자에게로 더 가까이 다가간다)
도대체 넌 어떻게 생겼니?
왜 이렇게 큰 모자를 썼어?
왜 그 모자가 네 얼굴을 그렇게 가렸지?

WANDERER
(immer ohne seine Stellung zu verlassen)
Das ist so Wandrers Weise,
wenn dem Wind entgegen er geht.
 
방랑자
(그 자리를 떠나지 않은 채)
바람을 받으며 갈 때
방랑자가 하는 방식이지.

SIEGFRIED
(immer näher ihn betrachtend)
Doch darunter fehlt dir ein Auge!
Das schlug dir einer gewiß schon aus,
dem du zu trotzig den Weg vertratst?
Mach dich jetzt fort,
sonst könntest du leicht
as andre auch noch verlieren.

지크프리트
(그를 관찰하면서 점점 가까이로)
그렇지만 그 아래 눈 하나가 없는데?
어떤 자가 분명 네게서 그 한쪽을 빼앗았나 보군.
네가 너무도 뻔뻔히 그 길을 막았던 자가 그런 거야?
지금 떠나,
그렇지 않으면
다른 쪽도 잃어버리게 될 걸.

WANDERER
Ich seh', mein Sohn, wo du nichts weißt,
da weißt du dir leicht zu helfen.
Mit dem Auge, das als andres mir fehlt,
erblickst du selber das eine,
das mir zum Sehen verblieb.

방랑자
얘야, 알겠다. 너는 아무 것도 모르는데도
쉽게 방법을 찾을 줄 아는구나.
내게 없는 다른 쪽 눈과 함께.
내게 보라고 남아 있는
그 한쪽 눈마저 넘보는구나.

SIEGFRIED
(der sinnend zugehört hat, bricht jetzt unwillkürlich in helles Lachen aus)
Zum Lachen bist du mir lustig!
Doch hör', nun schwatz' ich nicht länger:
geschwind, zeig' mir den Weg,
deines Weges ziehe dann du;
zu nichts andrem acht' ich dich nütz':
drum sprich, sonst spreng' ich dich fort!

지크프리트
(생각하면서 귀를 기울인 그는 이제 부지중에 밝은 웃음을 터뜨린다)
하하하하! 네가 재미있어 웃음이 나온다.
그렇지만 들어, 난 더 이상 재잘거리지 않겠어.
빨리 내게 길을 가르쳐 줘.
그런 후에 네 길을 가.
난 네가 그 외에는 다른 어떤 것에도 소용없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말해줘. 안 그러면 너를 날려 버릴 테다!

WANDERER
(weich)
Kenntest du mich, kühner Sproß,
den Schimpf spartest du mir!
Dir so vertraut,
trifft mich schmerzlich dein Dräuen.
Liebt' ich von je deine lichte Art,
Grauen auch zeugt' ihr mein zürnender Grimm.
Dem ich so hold bin, Allzuhehrer!
Heut' nicht wecke mir Neid:
er vernichtete dich und mich!

방랑자
(부드럽게)
용감한 후예, 네가 나를 알면,
넌 나를 욕하지 않을 걸.
이렇게 네게 친밀하게 대하는데
위협하다니 내 마음을 고통스럽게 만드는구나.
난 예로부터 너의 밝은 성질을 사랑했지만
내 성내는 분노는 그것에도 역시 공포를 낳는단다.
이렇듯 내가 사랑스러워 하는 참으로 고귀한 자야!
오늘은 내게 질투를 일깨우지 말아라.
그것이 너와 나를 무산시키리니!

SIEGFRIED
Bleibst du mir stumm, störrischer Wicht?
Weich' von der Stelle,
denn dorthin, ich weiß,
führt es zur schlafenden Frau:
so wies es mein Vöglein,
das hier erst flüchtig entfloh.

지크프리트
완강한 악당아, 너 입좀 다물래?
여기서 꺼져.
저기로 가면 잠자고 있는
그 여자에게로 가게 된다는 걸 나는 알고 있으니까.
여기서 방금 날아가버린
내 작은 새가 그렇게 가르쳐줬어.
(빨리 다시금 험상궃어진다)

WANDERER
(in Zorn ausbrechend und in gebieterischer Stellung)
Es floh dir zu seinem Heil!
Den Herrn der Raben erriet es hier:
weh' ihm, holen sie's ein!
Den Weg, den es zeigte,
sollst du micht ziehn!

방랑자
(분노를 발하며 명령적인 어조로)
그 새는 자기를 보존하기 위해 너희로부터
날아가 버린 거야!  까마귀들의 주인이
여기 있음을 그 새는 알아챈 거지.
그들이 그 새를 따라잡으면 그 새에게 화있을진저!
그 새가 가르쳐준 길을 넌 가선 안 돼!

SIEGFRIED
(tritt mit Verwunderung in trotziger Stellung zurüuck)
Hoho! Du Verbieter!
Wer bist du denn,
daß du mir wehren willst?

지크프리트
(의아해하며 불손한 자세로 뒤로 물러선다)
오호라, 금지자!
나를 막고자 하는
당신은 대관절 누구지?

WANDERER
Fürchte des Felsens Hüter!
Verschlossen hält meine Macht die schlafende Maid:
wer sie erweckte, wer sie gewänne,
machtlos macht' er mich ewig!
Ein Feuermeer umflutet die Frau,
glühende Lohe umleckt den Fels
wer die Braut begehrt,
dem brennt entgegen die Brunst.

방랑자
그 바위의 수호자를 두려워하라!
내 힘이 잠든 처녀를 폐쇄해 놓고 있다.
그녀를 깨우는 자, 그녀를 획득할 자,
그는 나를 영원히 무력하게 만들 거야.
불바다가 그 여인을 둘러싸고 물결치고 있지.
타는 불꽃이 바위를 둘러싸 타오르고 있어.
신부를 갈망하는
그자를 향해 그 불길이 타는 거지.
(창으로 바위 꼭대기쪽을 가리킨다)

Blick' nach der Höh'!
Erlugst du das Licht?
Es wächst der Schein,
es schwillt die Glut;
sengende Wolken, wabernde Lohe,
wälzen sich brennend und prasselnd herab:
ein Lichtmeer umleuchtet dein Haupt:
(Mit wachsender Helle zeigt sich von der Höhe des Felsens her ein wabernder Feuerschein)
bald frißt und zehrt dich zündendes Feuer.
Zurück denn, rasendes Kind!

저 꼭대기를 봐!
저 빛이 보이나?
그 빛이 커지고
화염이 증대해 가지.
타오르는 구름, 흔들리는 불꽃이
타오르며 후두둑거리면서 뒹굴며 내려온다.
빛의 바다가 네 머리 주변을 둘러 비추지.
(점점 더 밝아지며 바위 꼭대기로부터 흔들거리는 불빛 하나가 나타난다)
붙여진 불이 곧 너를 먹어 치우겠지.
그러니 돌아가, 이 날뛰는 아이야!

SIEGFRIED
Zurück, du Prahler, mit dir!
(Er schreitet weiter, der Wanderer stellt sich ihm
entgegen)
Dort, wo die Brünste brennen,
zu Brünnhilde muß ich dahin!

지크프리트
꺼져, 이 허풍선이야!
(그는 계속 간다. 방랑자는 그를 막아선다)
불이 타오르고 있는 저곳,
저곳으로 난 브륀힐데에게 가야 해!

WANDERER
Fürchtest das Feuer du nicht,
(den Speer vorhaltend)
so sperre mein Speer dir den Weg!
Noch hält meine Hand der Herrschaft Haft:
das Schwert, das du schwingst,
zerschlug einst dieser Schaft:
noch einmal denn zerspring' es am ew'gen Speer!

방랑자
불이 무섭지 않다면,
(창을 뻗으며)
이렇게 내 창이 네 길을 막기를!
아직은 내 손이 지배의 권력을 갖고 있어.
네가 휘두른 칼을
예전에 이 자루가 쳐서 부러뜨렸지.
그럼 한번 더 영원한 창에 부딪쳐 튕겨 나가거라!
(창을 앞으로 내뻗는다)

SIEGFRIED
(das Schwert ziehend)
Meines Vaters Feind! Find' ich dich hier?
Herrlich zur Rache geriet mir das!
Schwing' deinen Speer:
in Stücken spalt' ihn mein Schwert!

지크프리트
(칼을 빼면서)
내 아버지의 적, 여기서 너를 발견한 것이냐?
그것 참 훌륭하게 복수하게 되었는걸.
네 창을 휘둘러라.
내 칼이 그것을 조각내 주겠다!

(한번에 내리찍어 방랑자의 칼을 두조각낸다. 한 섬광이 그곳으로부터 바위 꼭대기를 향하여 가고 거기서는 이제부터 지금까지는 흐릿하던 빛이 점점 더 밝은 화염으로 타오르기 시작한다. 그 일격과 동시에 강한 천둥이 급속히 약해진다. 창의 조각들이 방랑자의 발치로 굴러간다. 그는 조용히 그것을 집어든다)

WANDERER
(zurückweichend)
Zieh hin! Ich kann dich nicht halten!

방랑자
(뒤로 물러나며)
가거라! 나는 너를 붙잡을 수 없다!
(갑자기 완전한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SIEGFRIED
Mit zerfochtner Waffe floh mir der Feige?
Ha! Wonnige Glut! Leuchtender Glanz!
Strahlend nun offen steht mir die Straße.
Im Feuer mich baden!
Im Feuer zu finden die Braut -
Hoho! Hahei!
Jetzt lock' ich ein liebes Gesell!

지크프리트
부서진 무기를 갖고 이 비겁장이가 내게서 도망쳐?
(점점 더 깊이 가라앉으며 불구름이 점차 크게 밝아져 오는 것이 지크프리트의 시선에 부딪힌다)
오호라! 즐거운 화염이여! 빛나는 광휘!
길이 빛나며 이제 나에게 열리는구나.
불 속에서 목욕하자!
불 속에서 신부를 발견하자!
오호! 오호라!
이제 내가 사랑하는 반려를 유혹하리라!

(지크프리트는 그의 뿔피리를 대고 불며 언덕으로부터 내려와 이제 전경 위로도 퍼져가고 있는 넘실거리는 불 속으로 뛰어든다. 지크프리트는 더 이상 보이지 않고, 바위 꼭대기쪽으로 멀어져 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밝은 불꽃들의 비침. 그후 화염은 시들기 시작해 점차로 더 부드러워져 가는, 마치 여명을 통해 비추어진 것 같은 한 적운으로 용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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