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대륙에도 피사의 사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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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한 막 꼴로 조금씩 들어보는 바그너 오페라입니다.
앞서 올렸던 건 아래에.


1. 요정들, 리엔치 서곡
2-4.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5-7. 탄호이저
8-10. 로엔그린
11-12. 니벨룽의 반지 - 1) 라인의 황금
13. 니벨룽의 반지 - 2) 발퀴레 1막
자... 문제의 '발퀴레' 2막입니다.

뭐가 문제냐고요?

지난 번에 올렸던 1막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 1막을 듣고도 바그너 음악이 멋지지 않다고 생각되면 다른 걸 들어도 마찬가지일 테니 당분간 바그너는 피하는 것이 좋다.'


2막에 대해서는 이런 말이 가능할 겁니다.

'2막을 듣고도 바그너가 좋으면 당신은 바그너 환자다!!!'


그만큼 지루하기로 악명이 자자한 부분입니다. 그 이유는 총 다섯 개의 장면 중 두번째 장면이 끔찍하게 길기 때문인데요, 보탄이 브륀힐데에게 저간의 사정을 이야기하는 부분의 장광설이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뭐 그래도, 이어지는 장면에는 멋진 음악이 꽤나 많이 나오긴 합니다만...  일단 줄거리 요약 들어갑니다.

1장: 보탄이 자신의 딸이자 발퀴레인 브륀힐데에게 곧 벌어질 훈딩과 지크문트의 전투에서 (자신의 자손인) 지크문트를 도우라고 하지만, 득달같이 달려온 프리카(그리스 신화와 마찬가지로 주신의 부인은 결혼의 수호여신입니다)는 혼례를 깨고 근친상간을 저지른 그를 도우면 안된다고 남편에게 바가지를 박박 긁습니다. 마나님을 당해내는 남편은 인간계에서나 선계에서나 존재하지 않는 법, 보탄은 프리카의 공세에 지쳐 마지못해 그녀의 요구를 승낙하고,

2장: 보탄은 브륀힐데에게 자신이 왜 지크문트를 낳게 했는지, 지크문트로 하여금 무엇을 하려 하게 했는지, 그런데 어찌하여 프리카 때문에 그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었는지를 기~~~~~~~~~~~~~~~~~~~~~~~~~~~~~~~~~~~~~~~나긴 시간 동안 설명하고는 어쩔 수 없으므로 지크문트를 죽이라는 명을 내립니다. 그녀는 왜 주신이 자신의 의지와 반하는 일을 하는지 항의하지만 야단만 맞고 말지요.

3-5장은 다음 댓글로 넘어갑니다.

Richard Wagner

Der Ring des Nibelungen

Die Walküre

ZWEITER AUFZUG         제 2 막

Vorspiel


Joseph Keilberth(Cond.)

ERSTE SZENE       제 1 장

배경이 밑으로부터 한 협곡이 위쪽으로 올라와, 한 높아진 암벽 위에서 끝나고 있다. 여기서부터 지면은 다시 아래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전시무장을 하고 창을 든 보탄, 그 앞에서 발퀴레로서 마찬가지로 완전무장을 한 브륀힐데

Hans Hotter(Wotan)

WOTAN
Nun zäume dein Roß, reisige Maid!
Bald entbrennt brünstiger Streit:
Brünnhilde stürme zum Kampf,
dem Wälsung kiese sie Sieg!
Hunding wähle sich, wem er gehört;
nach Walhall taugt er mir nicht.
Drum rüstig und rasch, reite zur Wal!

보탄
말을 준비하라, 발퀴레여!
곧 무서운 전투가 벌어진다.
브륀힐데여, 전투가 있는 곳으로 돌진하여
벨중이 이기는 것을 보라!
그러나 훈딩이 어디서 죽더라도
이 곳 발할에 데려올 필요는 없다.
어서 준비하고 빨리 전쟁터로 가라.

BRÜNNHILDE
(jauchzend von Fels zu Fels die Höhe rechts hinauf springend)
Hojotoho! Hojotoho!
Heiaha! Heiaha! Hojotoho! Heiaha!
(Sie hält auf einer hohen Felsspitze an, blickt in die hintere Schlucht hinab und ruft zu Wotan zurück)
Dir rat' ich, Vater, rüste dich selbst;
harten Sturm sollst du bestehn.
Fricka naht, deine Frau,
im Wagen mit dem Widdergespann.
Hei! Wie die goldne Geißel sie schwingt!
Die armen Tiere ächzen vor Angst;
wild rasseln die Räder;
zornig fährt sie zum Zank!
In solchem Strauße streit' ich nicht gern,
lieb' ich auch mutiger Männer Schlacht!
Drum sieh, wie den Sturm du bestehst:
ich Lustige laß' dich im Stich!
Hojotoho! Hojotoho!
Heiaha! Heiaha!
Heiahaha!

브륀힐데
(환성을 지르며 바위에서 바위로, 구릉을 오른쪽으로 훌쩍 건너뛰면서)
호요토호! 호요토호!
하이야하! 하이야하! 호요토호! 호요토호!
(한 높은 바위 끝에 멈춰, 뒤쪽 협곡을 내려다보고는 보탄을 돌아다보며 소리친다)
경고합니다. 아버지야말로 준비를 하세요.
거친 폭풍을 겪게 되실 것입니다.
부인인 프리카가
양들이 끄는 마차를 타고 오는군요.
손에 든 황금 채찍의 위력 앞에
양들이 공포에 질려 달리고 있습니다.
바퀴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당신과 싸우러 옵니다.
제가 보고 싶은 것은 이런 싸움이 아니라
용감한 사나이들의 싸움이오.
어떻게 이 폭풍을 견뎌 내실 지 모르지만
저는 이 자리를 피하겠습니다.
호요토호! 호요토호!
하이야하! 하이야하!
하이야하!
(브륀힐데는 옆쪽 산구릉 뒤로 사라진다. 두 마리의 숫양이 끄는 수레를 타고 프리카가 협곡으로부터 암벽 위에 도달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재빨리 멈추고 내린다. 그녀는 성급히 무대 앞쪽의 보탄에게로 간다)

WOTAN
(Fricka auf sich zuschreitend sehend, für sich)
Der alte Sturm, die alte Müh'!
Doch stand muß ich hier halten!

보탄
(프리카가 자신을 향해서 다가오는 것을 본다. 독백)
저 지겨운 폭풍, 지겨운 골치거리!
그러나 피할 수는 없지!

FRICKA
(je näher sie kommt, desto mehr mäßigt sie den Schritt und stellt sich mit Würde zu Wotan)
Wo in den Bergen du dich birgst,
der Gattin Blick zu entgehn,
einsam hier such' ich dich auf,
daß Hilfe du mir verhießest.

프리카
(가까이 오면 올수록 그녀는 걸음을 늦추고 품위를 갖춰 보탄 앞에 선다)
이런 산 속에 숨어 살면서
아내의 눈을 피해 도망쳤지만
이제 내 눈에 당신이 발견되었으니
나를 돕겠다고 약속하세요.

WOTAN
Was Fricka kümmert, künde sie frei.

보탄
무엇이 프리카를 괴롭혔는지 어서 말해보오.

FRICKA
Ich vernahm Hundings Not,
um Rache rief er mich an:
der Ehe Hüterin hörte ihn,
verhieß streng zu strafen die Tat
des frech frevelnden Paars,
das kühn den Gatten gekränkt.

프리카
나는 훈딩의 처절한 모습을 보았고, 그는
내게 복수할 수 있도록 부탁했어요.
결혼의 수호신인 나는 그 소리를 듣고,
못되고 건방진 두 남녀가
뻔뻔스럽게도 남편을 무시한 처사에 대해
벌을 내리기로 굳게 약속했어요.

WOTAN
Was so Schlimmes schuf das Paar,
das liebend einte der Lenz?
Der Minne Zauber entzückte sie:
wer büßt mir der Minne Macht?

보탄
봄이 사랑으로 합쳐준 그들이
무엇을 잘못했단 말이오?
사랑의 요술이 그들을 취하게 했는데
사랑의 힘을 어떻게 속죄하란 말이오?

FRICKA
Wie töricht und taub du dich stellst,
als wüßtest fürwahr du nicht,
daß um der Ehe heiligen Eid,
den hart gekränkten, ich klage!

프리카
당신은 바보인 듯 귀머거리인 듯 하면서
아무 것도 모르는 체 하시는군요.
이것은 결혼이란 신성한 약속을
비열하게 모독한 거예요.

WOTAN
Unheilig acht' ich den Eid,
der Unliebende eint;
und mir wahrlich mute nicht zu,
daß mit Zwang ich halte, was dir nicht haftet:
denn wo kühn Kräfte sich regen,
da rat' ich offen zum Krieg.

보탄
사랑이 없이 맺어진 약속은
신성한 것이 못 되오.
나와 상관없는 일에
억지로 끌어들이려 하지 마오.
나의 일은 힘이 넘치는 곳에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오.

FRICKA
Achtest du rühmlich der Ehe Bruch,
so prahle nun weiter und preis' es heilig,
daß Blutschande entblüht
dem Bund eines Zwillingspaars!
Mir schaudert das Herz, es schwindelt mein Hirn:
bräutlich umfing die Schwester der Bruder!
Wann ward es erlebt,
daß leiblich Geschwister sich liebten?

프리카
당신이 이러한 간음을 칭찬하신다면
이 쌍둥이 오누이 사이에서 태어날
근친상간의 열매까지도
칭찬하고 축복하겠군요!
내 심장이 멎는 것 같고, 내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오누이 간의 부부관계라니!
오빠와 여동생이
이런 관계였던 것을 본 적이 없어요!

WOTAN
Heut' hast du 's erlebt!
Erfahre so, was von selbst sich fügt,
sei zuvor auch noch nie es geschehn.
Daß jene sich lieben, leuchtet dir hell;
drum höre redlichen Rat:
Soll süße Lust deinen Segen dir lohnen,
so segne, lachend der Liebe,
Siegmunds und Sieglindes Bund!

보탄
바로 오늘 보았잖소!
전에는 없었던 이런 일이
갑자기 생길 수도 있다는 것도 알았을 것이오.
이 두 사람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은 뚜렷하니
내 말을 들어요.
당신의 축복에 대해 온 세상이 고마워 할 테니
사랑을 위한 미소와 축복으로
지크문트와 지클린데를 맺어 주시오!

FRICKA
(in höchste Entrüstung ausbrechend)
So ist es denn aus mit den ewigen Göttern,
seit du die wilden Wälsungen zeugtest?
Heraus sagt' ich's; - traf ich den Sinn?
Nichts gilt dir der Hehren heilige Sippe;
hin wirfst du alles, was einst du geachtet;
zerreißest die Bande, die selbst du gebunden,
lösest lachend des Himmels Haft: -
daß nach Lust und Laune nur walte
dies frevelnde Zwillingspaar,
deiner Untreue zuchtlose Frucht!
O, was klag' ich um Ehe und Eid,
da zuerst du selbst sie versehrt!
Die treue Gattin trogest du stets;
wo eine Tiefe, wo eine Höhe,
dahin lugte lüstern dein Blick,
wie des Wechsels Lust du gewännest
und höhnend kränktest mein Herz.
Trauernden Sinnes mußt' ich's ertragen,
zogst du zur Schlacht mit den schlimmen Mädchen,
die wilder Minne Bund dir gebar:
denn dein Weib noch scheutest du so,
daß der Walküren Schar
und Brünnhilde selbst, deines Wunsches Braut,
in Gehorsam der Herrin du gabst.
Doch jetzt, da dir neue
Namen gefielen,
als "Wälse" wölfisch im Walde du schweiftest;
jetzt, da zu niedrigster
Schmach du dich neigtest,
gemeiner Menschen ein Paar zu erzeugen:
jetzt dem Wurfe der Wölfin
wirfst du zu Füßen dein Weib!
So führ' es denn aus! Fülle das Maß!
Die Betrogne laß auch zertreten!

프리카
(격심한 분노를 터뜨리며)
당신이 저 거친 벨중을 태어나게 한 뒤로
우리 영원한 신들은 멸망했나요?
제 얘기가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당신은 자신의 고상하고 성스러운 가문을 무시하고
이전에 귀하게 여겼던 것을 모두 무시하며,
자기 자신을 묶은 모든 관계를 끊어 버리고,
하늘을 지배하는 규율마저도 내던진 채,
당신이 저지른 간음의 씨앗인
저 못된 오누이가 저지르는 것을,
기쁘고 즐겁게 보고 계시는군요!
오, 내가 아무리
결혼의 신성한 약속에 대해 얘기해도
당신의 정숙한 아내를 계속 망신시켜가며
땅 속 깊은 곳과 높은 하늘 끝까지
당신은 그 호색한 눈을 뻗어
변덕스러운 당신의 기분을 만족시키고 있으니
내 가슴은 수치심으로 큰 상처를 입고 있어요.
더구나 당신의 부정이 만들어 낸
저 무서운 처녀들과 전쟁에 나가는 것도,
내겐 커다란 괴로움이지만 참고 있어요.
그것은 아직도 당신이 나를 존경하고 있어,
모든 발퀴레들과
특히 당신이 이상의 신부로 삼고 있는 브륀힐데까지도
내 권리를 인정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새로운 이름이
당신의 이상으로 나타났죠.
벨제라는 그 이름을 위해 당신은 늑대처럼 숲을 배회했고,
자신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부끄러운 짓을 하여 인간의
천한 몸에서 쌍둥이를 낳게 했죠.
그리고 이제는 당신 아내마저
그 천한 것들 때문에 저버리다니!
음대로 하세요! 할만큼 하세요!
아내를 속여 짓밟는 짓은 그만두세요!

WOTAN
(ruhig)
Nichts lerntest du, wollt' ich dich lehren,
was nie du erkennen kannst,
eh' nicht ertagte die Tat.
Stets Gewohntes nur magst du verstehn:
doch was noch nie sich traf,
danach trachtet mein Sinn.
Eines höre! Not tut ein Held,
der, ledig göttlichen Schutzes,
sich löse vom Göttergesetz.
So nur taugt er zu wirken die Tat,
die, wie not sie den Göttern,
dem Gott doch zu wirken verwehrt.

보탄
(조용히)
그렇게 가르쳐도 모르는구려.
일이란 일어나기 전에
알아야 하는 것이오.
그것을 모르면 괴로움만 있을 뿐이오.
아주 중요한 일이
내 생각 속에 있다는 것을 아시오.
내 말을 들어보오! 지금은 영웅이 필요하오.
어느 신의 보호도 받지 못하고
어느 신의 계율에도 구속되지 않는 자,
그만이 그 일을 해낼 수 있으리니,
그 일은 신들에게 필요하지만
신들은 할 수 없는 그런 일이라오.

FRICKA
Mit tiefem Sinne willst du mich täuschen:
was Hehres sollten Helden je wirken,
das ihren Göttern wäre verwehrt,
deren Gunst in ihnen nur wirkt?

프리카
저를 혼란스럽게 하려고 큰 노력을 하시는군요.
감히 신이 할 수 없는 일을
어떤 영웅이 할 수 있다는 것이며
인간이 그 일을 누구의 이름으로 한다는 것이죠?

WOTAN
Ihres eignen Mutes achtest du nicht?

보탄
인간들의 용감성을 무시하오?

FRICKA
Wer hauchte Menschen ihn ein?
Wer hellte den Blöden den Blick?
In deinem Schutz scheinen sie stark,
durch deinen Stachel streben sie auf:
du reizest sie einzig,
die so mir Ew'gen du rühmst,
Mit neuer List willst du mich belügen,
durch neue Ränke
mir jetzt entrinnen;
doch diesen Wälsung gewinnst du dir nicht:
in ihm treff' ich nur dich,
denn durch dich trotzt er allein.

프리카
인간에게 용기를 준 게 누구죠?
바보들의 눈을 뜨게 한 게 누구죠?
당신의 보호 아래 인간은 용감해 보이고
당신의 자극으로 인간은 지혜를 얻는데
당신은 여신을 칭송하듯
이 오누이를 칭송하다니
이것은 나를 속이기 위한
당신의 새로운 계략,
나에게서 빠져나가려는 술책,
아무튼 이 벨중은 당신이 숨길 수 없어요.
당신의 힘으로 그는 용감한 것이고
그에게는 당신의 모든 것이 있어요.

WOTAN
(ergriffen)
In wildem Leiden erwuchs er sich selbst:
mein Schutz schirmte ihn nie.

보탄
(감동해)
그는 괴로움과 슬픔에서 혼자 자라났고
내가 그를 도운 적은 한번도 없소.

FRICKA
So schütz' auch heut' ihn nicht!
Nimm ihm das Schwert, das du ihm geschenkt!

프리카
그러면 오늘도 그를 돕지 마세요!
그에게 준 칼을 빼앗아 버려요!

WOTAN
Das Schwert?

보탄
칼!

FRICKA
Ja, das Schwert,
das zauberstark zuckende Schwert,
das du Gott dem Sohne gabst.

프리카
네, 칼이예요.
마법의 강하고 빛나는 칼,
군신인 당신이 아들에게 준 칼이오.

WOTAN
(heftig)
Siegmund gewann es sich
(mit unterdrücktem Beben)
selbst in der Not.

보탄
(격하게)
지크문트는 그것을
(떨림을 억누르고)
역경 속에서 스스로 얻었소.

FRICKA
(eifrig fortfahrend)
Du schufst ihm die Not,
wie das neidliche Schwert.
Willst du mich täuschen,
die Tag und Nacht auf den Fersen dir folgt?
Für ihn stießest du das Schwert in den Stamm,
du verhießest ihm die hehre Wehr:
willst du es leugnen,
daß nur deine List
ihn lockte, wo er es fänd'?

프리카
(격하게 계속하면서)
그 역경은 당신이 그를 위해
일부러 만든 것,
칼에게도 같은 운명을 주었던 셈인데,
당신은 저를 속이시렵니까?
당신의 발뒤꿈치 아래 엎드려 있는 이 몸을?
그를 위해 당신은 그 칼을 나무줄기에 꽂아 두었고,
그 멋진 무기를 그에게 약속했어요.
그리고 당신 꾀로 그를 그곳으로 인도한 것을
부정하시는 것인가요?
(보탄은 격분한 몸짓으로 성을 낸다. 프리카는 그녀가 보탄에게 야기시킨 인상을 알아채자 점점 더 확신을 가진다)

Mit Unfreien streitet kein Edler,
den Frevler straft nur der Freie.
Wider deine Kraft
führt' ich wohl Krieg:
doch Siegmund verfiel mir als Knecht!

귀족은 노예와 싸울 수 없는 것이고,
자유인은 사기꾼을 벌주는 것입니다.
당신의 힘에 맞서려면
나는 전쟁을 하여야겠지만,
지크문트는 노예인 만큼 내 희생물이 되어야 해요.

(보탄의 새로운 격한 몸짓, 그후 그는 무력감 속으로 빠져든다)

Der dir als Herren hörig und eigen,
gehorchen soll ihm dein ewig Gemahl?
Soll mich in Schmach der Niedrigste schmähen,
dem Frechen zum Sporn,
dem Freien zum Spott?
Das kann mein Gatte nicht wollen,
die Göttin entweiht er nicht so!

그 건방진 놈에게 모욕을 당하고
자유롭다는 놈의
놀림을 받아요?
당신이 내 남편이라면 그럴 수가 없죠.
여신을 그렇게 무시할 수 없어요.

WOTAN
(finster)
Was verlangst du?

보탄
(음침하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오?

FRICKA
Laß von dem Wälsung!

프리카
벨중에게서 손을 떼세요!

WOTAN
(mit gedämpfter Stimme)
Er geh' seines Wegs.

보탄
(억눌린 목소리로)
그를 그냥 놓아 둬요.

FRICKA
Doch du schütze ihn nicht,
wenn zur Schlacht ihn der Rächer ruft!

프리카
복수하려는 자가 싸움을 걸 때
그를 보호하지는 말아요.

WOTAN
Ich schütze ihn nicht.

보탄
나는 보호하지 않겠소.

FRICKA
Sieh mir ins Auge, sinne nicht Trug:
die Walküre wend' auch von ihm!

프리카
제 눈을 똑바로 보시고, 속이려고 마세요.
발퀴레도 가지 못하게 하세요.

WOTAN
Die Walküre walte frei.

보탄
발퀴레는 자기들 멋대로 하오.

FRICKA
Nicht doch; deinen Willen vollbringt sie allein:
verbiete ihr Siegmunds Sieg!

프리카
천만에요, 발퀴레는 당신의 뜻을 받들죠.
지크문트가 이기게 하면 안 됩니다.

WOTAN
(in heftigen inneren Kampf ausbrechend)
Ich kann ihn nicht fällen: er fand mein Schwert!

보탄
(심한 내심의 갈등을 터뜨리며)
나는 그를 무찌를 수 없소. 내 칼을 가졌으니까.

FRICKA
Entzieh' dem den Zauber, zerknick' es dem Knecht!
Schutzlos schau' ihn der Feind!

프리카
그 칼의 마법을 없애고 손에서 부러지게 하세요.
맨몸으로 적을 만나게 해요.

BRÜNNHILDE
(Man vernimmt Brünnhilde von der Höhe her)
Heiaha! Heiaha! Hojotoho!

브륀힐데
(아직 보이지 않고 높은 곳에서부터)
하이야하! 하이야하! 호요토호!

FRICKA
Dort kommt deine kühne Maid;
jauchzend jagt sie daher.

프리카
저기 용감한 딸이 오는군요.
소리치며 이리로 말을 달려와요.

WOTAN
(dumpf für sich)
Ich rief sie für Siegmund zu Roß!

보탄
(흐릿하게 방백)
지크문트에게 보내려 불렀소.

(브륀힐데가 말을 타고 오른쪽 암석길 위에 등장한다. 프리카를 보자 그녀는 재빨리 말타기를 중단하고 그녀의 말을 끌고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동안 조용히, 천천히 바위길을 따라 내려와 거기서 말을 한 동굴 속에 숨긴다)

FRICKA
Deiner ew'gen Gattin heilige Ehre
beschirme heut' ihr Schild!
Von Menschen verlacht, verlustig der Macht,
gingen wir Götter zugrund:
würde heut' nicht hehr und herrlich mein Recht
gerächt von der mutigen Maid.
Der Wälsung fällt meiner Ehre:
Empfah' ich von Wotan den Eid?

프리카
당신 아내의 성스러운 명예,
그 명예의 방패가 오늘은 지켜져야 합니다.
아니면 인간들이 우리를 비웃고, 우리는 힘을 잃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신들은 멸망해요.
저 겁없는 여자아이 하나가
내 명예스런 권리를 참되게 지켜주지 않으면!
저 명예를 위해 벨중을 죽여야 해요.
보탄의 맹세를 않겠어요?

WOTAN
(in furchtbarem Unmut und innerem Grimm auf einen Felsensitz sich werfend)
Nimm den Eid!

보탄
(가공할 불쾌감 속에서 한 바위 위에 몸을 던지며)
맹세하오!

(프리카는 배경으로 걸어간다. 그곳에서 브륀힐데와 마주치가 그녀는 한동안 그녀 앞에 멈춘다)

FRICKA
(zu Brünnhilde)
Heervater harret dein:
lass' ihn dir künden, wie das Los er gekiest!

프리카
(브륀힐데에게)
아버지 군신께서 기다리신다.
결정하신 것을 말씀해 주실 것이다.
(그녀는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난다. 브륀힐데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이상히 여기며 바위 위에 기대앉아 어둡게 생각에 골몰해 있는 보탄 앞에 나선다)

ZWEITE SZENE      제 2 장

Astrid Varnay(Brünnhilde)

BRÜNNHILDE
Schlimm, fürcht' ich, schloß der Streit,
lachte Fricka dem Lose.
Vater, was soll dein Kind erfahren?
Trübe scheinst du und traurig!

브륀힐데
말다툼의 결과가 나쁘게 끝났군요.
프리카가 웃으며 나가는 것을 보니.
아버지, 제게 하실 말씀이 무엇이죠?
아주 우울하고 슬퍼 보입니다.

WOTAN
(läßt den Arm machtlos sinken und den Kopf in den Nacken fallen)
In eigner Fessel fing ich mich:
ich Unfreiester aller!

보탄
(팔을 힘없이 내려뜨리고 머리를 목덜미 속에 떨어뜨리고서)
내가 놓은 덫에 내가 빠졌다.
전혀 꼼짝도 못 하겠어.

BRÜNNHILDE
So sah ich dich nie!
Was nagt dir das Herz?

브륀힐데
아버지가 이러시다니,
무슨 근심이 있으신가요?

WOTAN
(von hier an steigert sich Wotans Ausdruck und Gebärde bis zum furchtbarsten Ausbruch)
O heilige Schmach! O schmählicher Harm!
Götternot! Götternot!
Endloser Grimm! Ewiger Gram!
Der Traurigste bin ich von allen!

보탄
(여기서부터 보탄의 표정과 몸짓은 아주 무시무시한 폭발로 상승한다)
부끄러운 일이요, 수치스런 고민이구나!
신이란 괴롭구나! 신의 노릇이 괴로워!
내 분노는 끝이 없어! 내 괴로움은 멎지 않아!
나보다 괴로운 이가 있으리!

BRÜNNHILDE
(wirft erschrocken Schild, Speer und Helm von sich und läßt sich mit besorgter Zutraulichkeit zu Wotans Füßen nieder)
Vater! Vater! Sage, was ist dir?
Wie erschreckst du mit Sorge dein Kind?
Vertraue mir! Ich bin dir treu:
sieh, Brünnhilde bittet!
(Sie legt traulich und ängstlich Haupt und Hände ihm auf Knie und Schoß)

브륀힐데
(놀라 방패, 창과 투구를 내던지고 걱정스러워하며 붙임성있게 그의 발치에 앉는다)
아버지! 아버지! 무슨 근심인지 얘기해 주세요.
저까지도 고통스러워요.
비밀을 지킬 테니 제게만 말씀하세요.
브륀힐데가 빕니다.
(그녀는 다정하고 불안스레 머리와 손을 그의 무릎과 품에 놓는다)

WOTAN
(blickt ihr lange ins Auge; dann streichelt er ihr mit unwillkürlicher Zärtlichkeit die Locken. Wie aus tiefem Sinnen zu sich kommend, beginnt er endlich sehr leise)
Lass' ich's verlauten,
lös' ich dann nicht meines Willens haltenden Haft?

보탄
(그녀의 눈을 오랫동안 바라본다. 그리고는 그녀의 고수머리를 부지중에 사랑스럽게 쓰다듬는다. 깊은 생각으로부터 제정신으로 돌아온 듯 마침내 속삭이며 시작한다)
얘기를 한다고
내 마음의 의지가 이루어질까?

BRÜNNHILDE
(ihm ebenso erwidernd)
Zu Wotans Willen sprichst du,
sagst du mir, was du willst;
wer bin ich, wär' ich dein Wille nicht?

브륀힐데
(아주 조용히)
아버지는 자신의 의지에 의해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께서 제게 의지를 말씀하신다면,
제가 바로 그 의지가 되는 것이죠.

WOTAN
(sehr leise)
Was keinem in Worten ich künde,
unausgesprochen bleib' es denn ewig:
mit mir nur rat' ich, red' ich zu dir. -
(mit noch gedämpfter, schauerlicher Stimme, während er Brünnhilde unverwandt in das Auge blickt)
Als junger Liebe Lust mir verblich,
verlangte nach Macht mein Mut:
von jäher Wünsche Wüten gejagt,
gewann ich mir die Welt.
Unwissend trugvoll, Untreue übt' ich,
band durch Verträge, was Unheil barg:
listig verlockte mich Loge,
der schweifend nun verschwand.
Von der Liebe doch mocht' ich nicht lassen,
in der Macht verlangt' ich nach Minne.
Den Nacht gebar, der bange Nibelung,
Alberich, brach ihren Bund;
er fluchte der Lieb' und gewann durch den Fluch
des Rheines glänzendes Gold
und mit ihm maßlose Macht.
Den Ring, den er schuf,
entriß ich ihm listig;
doch nicht dem Rhein gab ich ihn zurück:
mit ihm bezahlt' ich Walhalls Zinnen,
der Burg, die Riesen mir bauten,
aus der ich der Welt nun gebot.
Die alles weiß, was einstens war,
Erda, die weihlich weiseste Wala,
riet mir ab von dem Ring,
warnte vor ewigem Ende.
Von dem Ende wollt' ich mehr noch wissen;
doch schweigend entschwand mir das Weib...
Da verlor ich den leichten Mut,
zu wissen begehrt' es den Gott:
in den Schoß der Welt schwang ich mich hinab,
mit Liebeszauber zwang ich die Wala,
stört' ihres Wissens Stolz, daß sie Rede nun mir stand.
Kunde empfing ich von ihr;
von mir doch barg sie ein Pfand:
der Welt weisestes Weib
gebar mir, Brünnhilde, dich.
Mit acht Schwestern zog ich dich auf;
durch euch Walküren wollt' ich wenden,
was mir die Wala zu fürchten schuf:
ein schmähliches Ende der Ew'gen.
Daß stark zum Streit uns fände der Feind,
hieß ich euch Helden mir schaffen:
die herrisch wir sonst
in Gesetzen hielten,
die Männer, denen den Mut wir gewehrt,
die durch trüber Verträge trügende Bande
zu blindem Gehorsam wir uns gebunden,
die solltet zu Sturm
und Streit ihr nun stacheln,
ihre Kraft reizen zu rauhem Krieg,
daß kühner Kämpfer Scharen
ich sammle in Walhalls Saal!

보탄
(아주 조용히)
지금 내가 하는 이 말은
절대로 내가 입밖에 낸 적이 없는 말이고
나는 그저 나 혼자서 얘기하는 것이다.
(더욱더 어두운 소름끼치는 목소리로 브륀힐데의 눈 속을 쏘아보며)
내 몸이 젊고 사랑의 힘으로 가득 차 있을 때,
내 영혼은 힘을 그리워했다.
불 같은 욕구가 나를 미칠 지경으로 만들고
나는 혼자서 이 세상을 얻었다.
그러나 정직하지 못한 바보짓으로 나는 불충한 일을 했고,
악의 힘과도 관계를 가지고 말았다.
로게는 약은 수로 나를 꾀더니
이제는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그러나 나는 사랑에 빠졌고
내 힘을 가지고도 사랑을 그리워했다.
밤에 태어난 무서운 니벨룽,
알베리히는 밤의 적막을 깨고
사랑을 저주했고, 그 저주를 통해
눈부신 라인의 황금을 얻었는데,
그것은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었지.
그가 만든 반지를
나는 속임수를 써서 빼앗았지만
그것을 다시 라인강에 돌려주지 않았다.
그대신 거인들이 내게 지어준
발할 궁전의 값으로 주었고
그것이 내 궁전이 된 것이다.
이런 사실을 모두 알고 있는 단 한 사람은
성스럽고 현명한 여인 에르다,
내게 경고하기를, 반지를 포기하지 않으면
영원한 멸망이 있으리라 했다.
나는 그 멸망에 대해 더 알고 싶었으나
그 여인은 말없이 사라졌다.
그 뒤로 내 마음은 근심으로 가득 찼다.
신의 몸으로 나는 더 알고 싶었고
지상의 굴 속까지 내려갔다.
내 사랑의 마력으로 나는 그 여인을 사로잡아
슬기롭게 자만심을 꺾어 얘기를 하도록 했다.
난 그녀의 비밀을 알았는데
그 여인은 내게 대가를 요구했고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그 여인의 몸에서
바로 너 브륀힐데가 태어났다.
여덟 자매와 함께 너를 키웠고
너희 발퀴레를 통해서
나는 그 여인이 알려준
신들의 수치스러운 멸망을 막으려 했다.
우리가 적들보다 용감하게 싸움터에 나가기 위해
나는 너희들에게 영웅을 데려오도록 한 것이다.
우리들이 한때
우리의 법칙에 순종했듯이
우리에게 사로잡혀 있는 인간들의 영혼을
여러 방법으로 교묘하게 묶어서
우리에게 맹종하도록 한 것이다.
너희들은 폭풍과
전쟁의 소용돌이를 달리며
인간의 힘을 전쟁으로 끌어들여
용감한 병사들을 선발해
이곳 발할 궁전으로 데려오는 것이다.

BRÜNNHILDE
Deinen Saal füllten wir weidlich:
viele schon führt' ich dir zu.
Was macht dir nun Sorge, da nie wir gesäumt?

브륀힐데
저희는 이미 궁전을 채웠어요.
제가 데려온 숫자만 해도 많으니까요.
우리가 한번도 늦은 적이 없는데, 왜 걱정이신가요?

WOTAN
(wieder gedämpfter)
Ein andres ist's:
achte es wohl, wes mich die Wala gewarnt!
Durch Alberichs Heer
droht uns das Ende:
mit neidischem Grimm grollt mir der Niblung:
doch scheu' ich nun nicht seine nächtigen Scharen,
meine Helden schüfen mir Sieg.
Nur wenn je den Ring
zurück er gewänne,
dann wäre Walhall verloren:
der der Liebe fluchte, er allein
nützte neidisch des Ringes Runen
zu aller Edlen endloser Schmach:
der Helden Mut entwendet' er mir;
die Kühnen selber
zwäng' er zum Kampf;
mit ihrer Kraft bekriegte er mich.
Sorgend sann ich nun selbst,
den Ring dem Feind zu entreißen.
Der Riesen einer, denen ich einst
mit verfluchtem Gold den Fleiß vergalt:
Fafner hütet den Hort,
um den er den Bruder gefällt.
Ihm müßt' ich den Reif entringen,
den selbst als Zoll ich ihm zahlte.
Doch mit dem ich vertrug,
ihn darf ich nicht treffen;
machtlos vor ihm erläge mein Mut: -
das sind die Bande, die mich binden:
der durch Verträge ich Herr,
den Verträgen bin ich nun Knecht.
Nur Einer könnte, was ich nicht darf:
ein Held, dem helfend nie ich mich neigte;
der fremd dem Gotte, frei seiner Gunst,
unbewußt, ohne Geheiß,
aus eigner Not, mit der eignen Wehr
schüfe die Tat, die ich scheuen muß,
die nie mein Rat ihm riet,
wünscht sie auch einzig mein Wunsch!
Der, entgegen dem Gott, für mich föchte,
den freundlichen Feind, wie fände ich ihn?
Wie schüf' ich den Freien, den nie ich schirmte,
der im eignen Trotze der Trauteste mir?
Wie macht' ich den andren, der nicht mehr ich,
und aus sich wirkte, was ich nur will?
O göttliche Not! Gräßliche Schmach!
Zum Ekel find' ich ewig nur mich
in allem, was ich erwirke!
Das andre, das ich ersehne,
das andre erseh' ich nie:
denn selbst muß der Freie sich schaffen:
Knechte erknet' ich mir nur!

보탄
(다시금 더 억눌린 소리로)
다른 걱정이다.
발라가 나에게 한 경고를 잘 들어라.
알베리히의 군대로
우리는 멸망한다.
니벨룽의 무서운 분노가 그를 도울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제 그의 어두운 힘을 무서워 않는다.
내 영웅들이 승리를 할 테니까.
그러나 만일 그 반지가
다시 그 손에 들어가면
발할은 패배한다.
사랑을 저주한 그 외팔이는
반지의 마법을 잔인하게 쓸 것이고,
모든 고귀한 이들이 끝없는 수치를 당할 것이다.
그는 내 용감한 영웅들을
모두 데려가
그들을 전쟁터로 내보낼 것이며
우리들과의 싸움에도 그들을 쓸 것이다.
나는 용의주도한 계략을 써서
적에게서 반지를 뺏어내기는 했지만
이미 거인 중 한 사람에게
그 저주받은 황금을 일의 대가로 주었고,
파프너는 그 보물을 지키기 위해
형제까지 죽였지.
바로 그에게서 나는 내가 준 반지를
다시 빼앗아야 하는데
나는 그와 약속을 했으니
그를 공격할 수 없다.
그의 앞에서는 힘이 없고, 내 용기도 쓸모가 없다.
바로 이것이 나를 묶은 굴레요,
내가 권력을 얻게 된 약속이며,
또 나를 구속하는 약속이다.
오직 한 사람만이 내가 할 수 없는 이 일을 할 수 있다.
내가 한번도 도와 주지 않은 영웅,
신을 모르고 신의 혜택을 받지 못한 이가,
누구의 얘기도 듣지 못한 채,
자신의 필요와 자신의 무기만으로
그 일을 해야 하고, 나는 피해야 한다.
내가 바라는 것이지만
나는 그 일을 제안해서도 안 된다.
바로 이 신에 맞서는 이가 내 편이 되는 것인데,
내 오랜 괴로움이 바로 그런 사람을 찾는 것이다.
어떻게 내가 보호하지 않은
자유로운 용사를 만들 수 있고!
나를 부정하면서 내게 고맙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내가 아닌 나를 만들어
내가 바라는 일을 그 스스로 할 수 있게 할까?
곤경에 빠진 내 꼴이여! 정말 부끄럽구나!
내 자신이 수치스럽고, 하는 일 모두가
내 자신에게 욕되는 것 같다.
그 용사를 그리워하지만 찾을 수 없고
자유로운 인간이 태어나기를 기다리지만,
모두 내 다스림을 받는 이들 뿐이구나!

BRÜNNHILDE
Doch der Wälsung, Siegmund, wirkt er nicht selbst?

브륀힐데
그러나 벨중 지크문트는 스스로 행동하지 않습니까?

WOTAN
Wild durchschweift' ich mit ihm die Wälder;
gegen der Götter Rat reizte kühn ich ihn auf:
gegen der Götter Rache
schützt ihn nun einzig das Schwert,
(gedehnt und bitter)
das eines Gottes Gunst ihm beschied.
Wie wollt' ich listig selbst mich belügen?
So leicht ja entfrug mir Fricka den Trug:
zu tiefster Scham durchschaute sie mich!
Ihrem Willen muß ich gewähren.

보탄
나는 그와 함께 숲속을 거칠게 쏘다녔지.
그를 일깨워 신에게 맞서 용감히 싸울 것을 알려 줬지.
그러나 신들의 복수에 대한
그의 유일한 방위는 칼이야.
(말을 끌며 쓰디쓰게)
어느 신이 그에게 준 호의지.
나 자신을 속이는 그런 짓을 내가 왜 했을까?
프리카에게도 쉽게 발견되는 그런 짓을.
부끄럽게도 프리카는 그런 짓을 모두 알아차리고
나를 그녀 편으로 끌고 가 버렸어.

BRÜNNHILDE
So nimmst du von Siegmund den Sieg?

브륀힐데
그럼 지크문트의 승리는 없습니까?

WOTAN
Ich berührte Alberichs Ring,
gierig hielt ich das Gold!
Der Fluch, den ich floh,
nicht flieht er nun mich:
Was ich liebe, muß ich verlassen,
morden, wen je ich minne,
trügend verraten, wer mir traut!
(Wotans Gebärde geht aus dem Ausdruck des furchtbarsten Schmerzes zu dem der Verzweiflung über)
Fahre denn hin, herrische Pracht,
göttlichen Prunkes prahlende Schmach!
Zusammenbreche, was ich gebaut!
Auf geb' ich mein Werk; nur Eines will ich noch:
das Ende,
das Ende! -
(Er hält sinnend ein)
Und für das Ende sorgt Alberich!
Jetzt versteh' ich den stummen Sinn
des wilden Wortes der Wala:
"Wenn der Liebe finstrer Feind
zürnend zeugt einen Sohn,
der Sel'gen Ende säumt dann nicht!"
Vom Niblung jüngst vernahm ich die Mär',
daß ein Weib der Zwerg bewältigt,
des' Gunst Gold ihm erzwang:
Des Hasses Frucht hegt eine Frau,
des Neides Kraft kreißt ihr im Schoß:
das Wunder gelang dem Liebelosen;
doch der in Lieb' ich freite,
den Freien erlang' ich mir nicht.
(mit bittrem Grimm sich aufrichtend)
So nimm meinen Segen, Niblungen-Sohn!
Was tief mich ekelt, dir geb' ich's zum Erbe,
der Gottheit nichtigen Glanz:
zernage ihn gierig dein Neid!

보탄
나는 알베리히의 황금을 만졌고
내 욕심으로 그의 황금을 빼앗았어!
내가 벗어나려 하는 그 저주는
아직 나를 따르고 있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것을 버려야 하며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를 죽여야 하고,
나를 믿는 이를 괴롭히고 배반해야 하다니!
(보탄의 몸짓은 어마어마하게 심한 고통의 표현에서 절망으로까지 넘어간다)
신의 영광이라,
부끄러운 허세요, 잘난 겉치레.
내가 만든 모든 것이 다 부서지는 꼴,
내가 만사를 포기한 채, 한 가지 바라는 것은
멸망,
오직 멸망 뿐!
(그는 생각하며 멈춘다)
그것을 위해 알베리히는 열심히 준비 중이다.
이제야 나는 진정한 의미를 알았다.
그 현명한 여인의 말을.
"사랑의 어두운 적이
분노로 아들을 채어갈 때,
축복받은 이들의 멸망은 머지 않았다!"
니벨룽에 대해 요즘 들은 소문은
그 난쟁이가 여자를 손에 넣었는데,
돈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의 분노를 여자가 잉태하였고,
그녀의 뱃속에 그의 질투가 크게 자라고 있다니!
사랑을 모르는 그에게 이런 기적이 일어났다.
그러나 나는 사랑의 상처를 입은 채,
내 자유로운 용사도 찾지 못하고 있다.
(쓰라린 원한으로 몸을 곧추세우며)
그러니 차라리 내 축복이여, 니벨룽의 아들에게 있으라!
나에게 대한 반항을 너에게 남기니
신이란 헛된 영광에 대한
내 분노를 먹고 살찔지어다!

BRÜNNHILDE
(erschrocken)
O sag', künde, was soll nun dein Kind?

브륀힐데
(놀라며)
말씀해 주세요, 저는 어떻게 해야 되죠?

WOTAN
(bitter)
Fromm streite für Fricka; hüte ihr Eh' und Eid!
(trocken)
Was sie erkor, das kiese auch ich:
was frommte mir eigner Wille?
Einen Freien kann ich nicht wollen:
für Frickas Knechte kämpfe nun du!

보탄
(쓰라린 어조로)
프리카를 위해 싸워라! 결혼과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건조하게)
프리카의 결정이 곧 나의 결정,
내 의지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자유로운 용사도 태어나게 할 수 없는데,
그러니 너는 프리카의 인간을 위해 싸워라!

BRÜNNHILDE
Weh'! Nimm reuig zurück das Wort!
Du liebst Siegmund;
dir zulieb', ich weiß es, schütz' ich den Wälsung.

브륀힐데
부끄럽습니다! 후회를 하고 자신의 말을 취소하다니!
속으로는 지크문트를 사랑하시니,
저는 당신의 사랑 밖에서 벨중을 보호해야겠어요.

WOTAN
Fällen sollst du Siegmund,
für Hunding erfechten den Sieg!
Hüte dich wohl und halte dich stark,
all deiner Kühnheit entbiete im Kampf:
ein Siegschwert schwingt Siegmund; -
schwerlich fällt er dir feig!

보탄
지크문트를 죽여야 한다.
그리고 훈딩에게 승리를 줘라!
자신을 지키며 용감히 싸워라.
너는 용감하게 모든 싸움에 임하라.
지크문트에는 정복의 칼이 있으니
겁쟁이로 죽지 않을 것이다!

BRÜNNHILDE
Den du zu lieben stets mich gelehrt,
(sehr warm)
der in hehrer Tugend dem Herzen dir teuer,
gegen ihn zwingt mich nimmer dein zwiespältig Wort!

브륀힐데
아버지께서는 늘 그를 사랑하라 가르쳤고
(아주 따뜻하게)
그의 고상한 기품에 기뻐하셨는데,
이런 억지스런 명령 때문에 그를 미워할 수 는 없죠.

WOTAN
Ha, Freche du! Frevelst du mir?
Wer bist du, als meines Willens
blind wählende Kur?
Da mit dir ich tagte, sank ich so tief,
daß zum Schimpf der eignen
Geschöpfe ich ward?
Kennst du, Kind, meinen Zorn?
Verzage dein Mut,
wenn je zermalmend
auf dich stürzte sein Strahl!
In meinem Busen berg' ich den Grimm,
der in Grau'n und Wust wirft eine Welt,
die einst zur Lust mir gelacht:
wehe dem, den er trifft!
Trauer schüf' ihm sein Trotz!
Drum rat' ich dir, reize mich nicht!
Besorge, was ich befahl:
Siegmund falle -
Dies sei der Walküre Werk!
(er stürmt fort und verschwindet schnell links in Gebirge)

보탄
뭐라구, 건방지게!
네가 내 명령을 거역하느냐?
너는 그저 내 뜻을 맹목적으로
순종하기만 하면 된다.
내가 네게 한 이야기는
나를 거역하라는 뜻은 아니지 않느냐?
나를 화나게 하지 마라.
쓸데없는 용기를 부리지 말아라.
내 분노의 불꽃이
네게 튀지 않도록 해라!
내 가슴에 숨겨진 분노는
온 세상을 재와 먼지로 만들 수도 있는 것,
나는 지금 세상을 사랑하지 않는다.
그러니 누구나 내 분노를 건드리는 이는
큰 불행을 당할 것이요,
기쁨이 모두 슬픔이 될 것이다!
나를 화나게 하지 말고 내 명령을 기억하라.
지크문트는 죽게 된다!
그것이 발퀴레의 임무다!
(그는 쫓아나가 재빨리 왼쪽의 산 속으로 사라진다)

BRÜNNHILDE
(steht lange erschrocken und betäubt)
So sah ich Siegvater nie,
erzürnt' ihn sonst wohl auch ein Zank!
(Sie neigt sich betrübt und nimmt ihre Waffen auf, mit denen sie sich wieder rüstet)
Schwer wiegt mir der Waffen Wucht: -
wenn nach Lust ich focht,
wie waren sie leicht!
Zu böser Schlacht schleich' ich heut' so bang.
(Sie sinnt vor sich hin und seufzt dann auf)
Weh', mein Wälsung!
Im höchsten Leid
muß dich treulos die Treue verlassen!
(Sie wendet sich langsam dem Hintergrunde zu)

브륀힐데
(오랫동안 놀라고 마비된 채로 서 있다)
아무리 말다툼으로 화가 났다 해도 이런 일이 생기다니!
아버지가 이러시는 모습은 한 번도 못 봤어!
(슬픈 마음으로 몸을 숙이고 그녀의 무기들을 집어올려 그것으로써 다시 무장한다)
이제까지 가볍게 입고 싸우던 갑옷이
지금은 너무도
무거운 느낌이구나!
어쩔 수 없이 나는 이 싸움에 끼어들었노라.
(그녀는 생각에 잠겨 앞을 보다가 탄식한다)
오 불쌍한 나의 벨중!
너는 더없이 괴롭겠지만
너의 친구인 나는 너를 버려야 한다!
(그녀는 천천히 배경 쪽으로 몸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