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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장명부도 충격이였지만 김일융이 삼성에 와서 보여줬던 공의 위력은 정말 탈 KBO적인 공이였다고 합니다. 좌완투수이면서 150키로를 넘나드는 칼제구 직구와 엄청나게 현란했던 위아래 변화구, 거기다가 커브마저 속도조절해서 3단계로 던지는 환상 커브로 엄청나게 승승장구하기 시작합니다. 제가 앞서 적었던 김시진과 함께 삼성의 에이스로 군림하기 시작합니다.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3년 연속 2점대 방어율에 첫해와 두 번째 해에는 연속 220이닝을 먹는 괴물 같은 스탯을 보여주게 됩니다. 한국야구에서 정말 보기 힘든 김시진과 김일융의 나란히 한 팀에서 원투펀치로는 두 번 다시 볼 수 없을 두 선수 동시에 25승을 거두게 됩니다. 그 85년에는 삼성의 숙원이였던 우승을 선물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마지막해인 3번째 해에서 김일융은 일본에 대한 향수병과 당뇨까지 겹치고 그동안 괴물같이 먹었던 이닝 때문에 하락세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예전에 강속구로만 승부를 하던 김일융이 다양한 구질까지 갖추게 되면서 더 상품가치가 있다고 판단 예전 삼성에 지불했던 돈의 3배를 내주면서 다이에호크스로 이적을 하게 됩니다. 일본에서 이적한 후 김일융은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컴백상도 받고 올스타에도 출전하면서 마지막 야구인생을 마무리합니다.

마지막으로 김일융과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84년 한국시리즈입니다. 그때 모두들 롯데의 슈퍼히어로 최동원을 많이 기억하시고 계실텐데요. 하지만 최동원만큼이나 대단했던 삼성의 투수인 김일융이 존재했습니다. 6차전까지 최동원과 김일융은 나란히 3승씩 거두고 둘다 나란히 7차전에 등판하게 됩니다. 7차전에 다시 최동원을 내세웠던 롯데나 다시 김일융을 내세웠던 삼성이나 얼마나 절박한 상황이였는지 알 수 있게 해줍니다. 대망의 7차전 8회까지 삼성이 3 대 4로 앞서있는 상황 계속 마운드는 김일융이 올라왔습니다. 김일융은 너무나 팔과 어깨가 아파서 덕아웃을 바라보지만 에이스 김시진의 부상과 그전 이선희의 악몽 등 너무나 간절히 우승을 바래왔기에 김일융을 내릴 수가 없었습니다. 다들 결과는 아시고 계시겠지만 1할타자 유두열의 역전 쓰리런으로 한국시리즈 우승과 대회 MVP 대회 4승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가끔 야구게임 마구마구에서나 등장하는 모두에게 잊혀진 재일교포 김일융 그의 한국에서의 임팩트와 안타까웠던 84년 한국시리즈 4승 모두에게 잊혀져도 삼성팬들만은 그를 한번씩 기억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