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에 대한 아련한 기억
- 작성일
- 12-10-24 22:58
이라고 제목을 썼으나 참으로 식상한 문장이구만요.
국민타자. 이 단어로 설명이 되는.. 작년부터 함께 할수 있었던 ㅠㅠ
그 전에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봅시다.
전 경기도 의정부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으며. 당연히 친구들은 엘지 와 두산으로 나눠져 있었습니다.
전 학년을 통틀어도 삼성팬은 손가락으로 셀정도였죠.
90년대 중반. 그땐 또 하필 엘지가 강했던 때입니다. 주위 팬수가 두산에 비해 7대3 정도의 비율이었어요.
삼성도 엘지 만나서 개털렸던 기억이 있고요.
아시겠지만 당시의 삼성은 되는날엔 개털고 안되는날엔 개털리고 머 그런 시원시원한 야구이긴 했습니다 ㅋㅋ
물론 가을에 거의 초대되었다가 상대팀을 빛내주고 장렬히 산화하는 팀이었죠.
가을만되면 친구들의 갈굼과 비웃음을 받아야만 했죠.
"그딴팀이 머가 좋다고 혼자 좋아하냐"
그때 어린 팬의 입장에서는 뭘 보겠습니까? 바로 "스타"한명 보고 버티죠.
처음엔 이만수였고. 후엔 양준혁이었습니다.
근데 이만수는 제가 야구를 제대로 볼때엔 이미 커리어의 마지막을 달리고 있었고.
이어 등장한 양준혁은 "그 누구보다 공을 세개 때린다" 라는 말을 들었지만, 홈런타자가 아닌거 같았고.
일단 폼이 구렸습니다;;;똥폼에;;;얼굴도....이게 신인의 얼굴인가;;
저는 자세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양준혁은 무언가 ..절대적인 스타가 되기엔 부족한..선수로 생각했었죠.
그러다 95년 저 고3때 이승엽이 등장합니다. 저보다 한살 위죠.
이선수를 개막전부터 봤는데. 너무 부드러운겁니다. 긴장도 안하는것 같고. 실수도 거의 없었고
무엇보다 스윙자채가 너무나 기가막혔습니다.
그때 해설을 보던 허구연씨가 이런식의 말을 했죠.
"이승엽선수는 홈런타자는 아닙니다. 다만 매년 3할을 기록할만큼 정교한 타자입니다. 공을 맞추는 능력은 상당히 뛰어납니다"
저도 그러려니 했었습니다.
당시엔 인터넷이 없었으니 틈틈히 스포츠 신문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타자로 먼저 성공한 후에 투수로 전향하겠다" 라는 시즌전 각오도 기억이 납니다.
원래 고교 최고의 투수겸타자였고. 투수로 입단했으며..본인도 투수를 원했습니다만 부상이 있었죠.
근데 아마 몇경기후에... 상대가 어딘지는 까먹었으나.. 끝내기 홈런을 치게 되죠.
홈런타자 아니라며.... 그 앳된 얼굴에 다소 마른 고졸루키 선수가 끝내기 홈런을 치게 되다니.
아 이선수 믿어봐도 되겠구나. 드디어 절대적인 스타가 온것 같다.
이때부터 전 이승엽을 물빨하게 됩니다. 당대 최고의 인기스타인 서용빈 김재현 날라당겼으나
저에겐 이승엽이 있기에 부럽지 않았습니다.
2002년 첫 코시 우승할때는 이미 졸업하고 군대도 갔다왔던 터라 학창시절때 저를 갈구던 녀석들을
약올릴수가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는지 세어보기도 힘든 훗날이 되어.
3636일만의 코리안시리즈 타석에서
3636일전의 타석에 이은 연타석 홈런을 치고서
여전한 36번을 단 채로, 오른속 번쩍 들고 돌아오는 모습을
본방을 놓치다니 얼마나 가슴이 쓰라린지 모릅니다.ㅠㅠㅠㅠ
이제 정말 실감나는구만요. 이승엽이 돌아온것을. 왕이 돌아왔다는걸요.
;)
- 게시물이 없습니다.
- 게시물이 없습니다.
- 게시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