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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단장은 김동주를 데려오는 조건으로 두산에 ‘현금 20억 원+@’를 제시했다. 두산은 ‘+@’로 유동훈을 지목했다. 그러나 정 전 단장은 ‘유동훈 카드’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가 ‘KIA 불펜의 핵’으로 성장하리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결국 ‘+@’는 다른 선수로 대체됐다. 트레이드 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를 무렵.

철통보안이 깨졌다. 양팀의 트레이드 추진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것이다. 당시 KIA 코치진 가운데 한 이가 이 사실을 지역지 기자에게 귀띔한 것.

알고 보니 ‘깜짝 놀랄 선수’는 두산 홍성흔(현 롯데)과 SK 박재홍이었다. KT 실무진은 당시 구단과 관계가 소원했던 홍성흔을 현금 트레이드로 영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재홍은 과거 현대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는 점이 고려돼 현금 혹은 선수 대 선수로 영입할 방침이었다.

두 구단 가운데 한 구단에 트레이드 의사를 타진하기 일보 직전. KT가 한국야구위원회(KBO)와의 협상과정에서 잡음과 갈등을 빚고, 주가마저 급락하면서 프로야구단 창단을 전면 철회하기로 한다. ‘깜짝 놀랄 선수’를 영입해 통신 맞수인 SK와 LG를 단기간에 제압하겠다고 별렀던 KT의 야심도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