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저는 팀이 어려울 때 공헌한 선수들을 맹신합니다.

 
 
 대표적인 선수가 윤석민이죠.

 어렸던 시절, 3점대 방어율 선발투수로 최다패의 멍에를 뒤집어 쓰기도 하고,

 선발투수 좀 해볼랬더니 마무리에 뜬금없는 중간계투에,


 참 묵묵히 잘 해줬습니다.

 거기에 아직도 팀의 10년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

 국내 최고의 우완이라는 팬들의 자부심.


 최근 기아의 암흑기는 윤석민을 보는 재미가 절반이었죠.



 그러던 선수가 최근 자신의 부진과 함께,

 팀의 선수들을 디스하기 시작합니다.


 수훈 인터뷰에서 타자들이 역전한 것이 처음이라고 하지 않나,

 좀 잘 치라고 방망이를 선물하겠다고 하지 않나,


 물론 개인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짜증나고 답답하고 미칠 것 같죠. 거지같은 타선.

 근데 그러면 안 되는 겁니다.

 

 블론을 해서 승리를 날려 먹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화가 난다?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른손으로 주먹을 휘둘러서 골절상을 입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로페즈의 행동에도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수비 실수를 탓하고, 자신의 교체에 

 과민한 행동을 합니다.

 이런 시선이 너무나 싫지만, 어차피 로페즈는 용병일 뿐입니다.


 한 해 성적에 자신의 보너스가 걸려있고, 

 팀 성적보다는 개인 성적에 목을 맬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 두해 부진하고 부상당하더라도 충분히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는 윤석민과는

 애초에 다른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그런 선수의 승리를 날려먹고, 블로운을 하고 수비 실수를 하는 것과

 윤석민의 승리를 날려먹고, 블로운을 하고 수비 실수를 하는 것은

 같은 차원에서 해석되면 안 되는 문제입니다.


 이번 시즌 윤석민에게 실망한 것도 바로 이 점입니다.

 팀의 에이스라는 자각을 자신도 하고 있고, 승부근성 역시 뛰어난 선수입니다.

 최고수준의 실력을 가지고 있기에 자부심 역시 상당합니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행동들은 그래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가 투수들의 마음속에 팽배해 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이 윤석민을 옹호하고 있다면,


 문제는 로페즈가 아닌 윤석민인 것이죠.


 로페즈야 작년에 뭘 어떻게 했건간에 시즌 중에라도 맘만 먹으면 퇴출해 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윤석민은? 로페즈의 위치와는 하늘과 땅 차이인 선수입니다.


 거기에 타선의 핵심이 된 최희섭과 함께 성적이 어떻건 투수진의 핵심인 선수입니다.

 
 자해행위로 손가락을 잃은 것보다, 매스컴에 타선에 대한 말을 경솔하게 해선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인터뷰 뉘앙스가 유머가 아닌 진심임을 손가락을 부러뜨리면서 증명했으니,,

 팀 캐미스트리는 바닥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설사 로페즈가 안치홍과 주먹다짐을 벌이는 일이 있더라도,.

 윤석민의 일련의 행동들과 그 영향력을 비교하자면?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P.S. 찬호훃을 봐서 그런지, 선수들의 이런 정신적인 면을 보면, 눈에 잘 차지 않고, 참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