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지난 한국전쟁
- 작성일
- 12-06-26 15:18
어제 한국전쟁 발발 62년이 된 날이었져
머 좋은날일것도 없어서 조용조용 넘어가는게 좋은거 같긴 한데
그래도 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사건이기에 언급안하고 넘어가긴 뭐해서 하루 지난 오늘 이렇게 끄적여 봅니다
얼마전 이정희 의원의 발언으로 이슈화 되긴 했지만 이미 남침이냐 북침이냐 남침유도냐는 학계에선 끝난 떡밥이다 못해
그냥 그런말 하면 이상한 취급 받는게 현실이죠 아직 북한 자료는 구할 수 없지만 중요한 소련과 중국 자료들이 공개되면서
엄청난 학문적 성과가 나타났고 한국에서는 좀 더 큰 사고의 문제에서 아래로 내려가 당시 민간인들의 삶과 고통에 초점을 맞추며
활발한 성과가 나오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제가 읽은 책 위주로 몇권 추천 하면서 관심있으신 분들은 찾아 보시는게 좋을듯 하네요
1. 한국전쟁의 발발과 기원 - 박명림
한국전쟁에 관한 학술서적으로는 알파이자 오메가로 불릴만한 역작인 책입니다
사실 한국전쟁과 해방공간을 설명하는 책으로는 이 책 한권이면 끝날 정도로 훌륭한 책이죠
한국전쟁을 알고자 하면 꼭 봐야 하는 책이자 사실상 고전급 반열에 올랐다고 할만한 어마어마 한 책입니다
이 책이 나오기 이전엔 브루스 커밍스가 쓴 한국전쟁의 기원이 주류로 받아들여졌지만
그의 수정주의적 시각이 이 책이 나오면서 극복이 됐고 국내 연구에도 큰 영향을 끼쳤죠
해방공간과 한국전쟁 발발이라는 10년이 안되는 시간을 다루지만 워낙 다양한 사건과 사상들이 대립하던 혼돈의 시기에
분량이 엄청나게 많아서 처음 입문하는 분들에게는 부담으로 느껴지실듯 하지만 꼭 읽어야 봐야 하는 책입니다
2. 이승만과 제1공화국 - 서중석
한국 현대사 연구자로는 빼놓을 수 없는 서중석 선생의 책입니다
현대사를 공부하는데 있어서 이분 책은 꼭 찾아봐야 하는데
그 중에서 최근에 나온 책이고 해방정국부터 이승만이 통치했던 1공화국 시기를
비교적 쉽게 전후상황 설명을 해주는 책으로 앞권의 책이 부담스러우면 한번쯤 선택 해 볼만한 책입니다
연대기적 형식으로는 강준만의 현대사 산책이 있지만 너무 스케치적인 묘사와 깊이가 부족하기에
해방정국과 1공화국을 다루는 책은 서중석 선생님의 책을 추천드립니다
3. 빨갱이의 탄생 - 김득중
총론적인 책들의 소개가 끝났으니 이제부턴 각론이지만 중요한 지점들을 이야기 하는 책으로 넘어가야 겠네요
제목부터 강렬한 이 책은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 가장 큰 사건인 여순사건을 중심으로 반공체제가 어떻게 성립됐고
그것이 사회에 어떻게 내제화 되었는지를 이야기 합니다 단순히 남로당 세포들의 봉기로 인한 반란사건이 아닌
당시 사회구조의 문제와 정권차원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세세하게 분석해놓은 책으로
남쪽의 깊은 사회갈등과 이 여순사건을 통해서 반공정권이며 독재정권으로 발돋움 한 1공화국에 대한 평가를 해주는 책입니다
한국전쟁을 다루진 않지만 그 앞에 있어 어떤 문제점들이 있는지 그리고 그런 사회의 문제들이 어떻게 한국전쟁에 영향을 주었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죠
4. 마을로 간 한국전쟁 - 박찬승
나왔을때 불펜에서도 꽤나 많은 분들이 추천했던 책인데 그 만큼 훌륭한 책입니다
거시적인 틀로 국제외교적 한국전쟁의 의미와 냉전체에서의 간극으로만 보았던 한국전쟁을 미시적인 관점으로
우리 주변에 어떤 문제가 있었고 상처를 주었는지 보여주는 역작이라고 하겠습니다
제목 처럼 가장 기본적인 사회 구성단위인 마을을 통해 한국전쟁이라는 커다란 변화가 기존의 체제와 구조를 어떻게 바꿔놓았고
그동안 누적된 시스템이 어떻게 붕괴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이 책은 사실상 조선후기부터 쌓여진 다양한 모순이
한국전쟁의 큰 비극을 불러일으켰으며 그 상처는 쉽게 덮을 수 없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간헐적인 증언과 지역적인 문제제기를 넘어서 학문적으로 정리된 이런 지역안에서 갈등과 체제 붕괴는 그 만큼 한국전쟁이
파괴적인 전쟁이었으며 단순히 국가와 국가간의 전쟁이 아니라 모든 이념과 집단간의 갈등을 함축시켜놓은
복잡하고 치열한 전쟁임을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죠
최근에 연대에서 했었던 한국전쟁 관련 국제 세미나에서도 박찬승 선생님이
이 책에서 다루지 않은 완도의 민간인 충돌과 갈등을 다루는 발제를 하셨는데
섬이라는 특수성은 이미 진도에서 나오긴 했지만 단일한 섬인 진도와 달리 다양한 섬 으로 이뤄진 분절적이고 고립적인
완도는 진도와는 다른 양상으로 학살과 전쟁이 벌어졌다는 이야기를 하신 부분에서 아직도 한국전쟁은 많은 부분에서
연구가 더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분야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5. 한국전쟁 - 정병준
한국전쟁 전부를 다루는것이 아닌 전쟁의 발발 시점까지를 다루는 책으로 전쟁 발발원인에 대해 연구한 역작입니다
기존의 수정주의의 주류인 브루스 커밍스의 해주침공설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책으로
대략 전쟁의 기원을 49년까지 올린 책으로 이 책으로 인해 완벽하게 수정주의 설을 극복했다고 평가 받을 만큼
매우 세세하게 전쟁 발발원인에 대해 서술한 책으로 단순히 남침에 포인트를 두는것이 아닌 왜 그렇게 되었고
어떤 원인들이 그렇게 만들었는지를 이야기 해 주는 책입니다 공산권 붕괴 이후 많은 자료들이 대량으로 풀렸고
미국 문서보관소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자동 기밀 해제된 자료들이 있기에 그런 최신 자료들을 분석해서 낸 책이죠
6. 전쟁과 사회 - 김동춘
사회학자인 김동춘 선생이 전쟁이 어떤 정치적 함의과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는지 보여주는 책입니다
갈등과 분쟁 그리고 그것이 봉합되가는 이데올로기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 책으로 그가 천착하는 국가폭력과 근대국가 성립에 관해
한국전쟁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분석한 책입니다 이미 한국전쟁과 사람들이라는 책에서 아래로 부터 전쟁이란 무엇인가를 이야기 했었고
9.11테러를 통해 지금의 국가폭력에 대해 이야기 한 그의 중간적인 책이자 한국전쟁을 사회학으로 분석한 훌륭한 책입니다
간단하게 몇권을 소개했는데 이 책들이 대부분 두껍고 대중서이기 보단
학술서의 모양을 갖추고 있어서 입문하기에 어렵다는 단점들이 있지만
그 어떤 책들보다 한국전쟁과 그 전후 사회체제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고 있기에
지금 사회를 알기 위해서라도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들이라고 생각됩니다
다소 딱딱할 지라도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큰 영향을 끼치고 있고 남아있는지를
이 책들이 잘 보여준다고 생각이 드네요
한국전쟁을 전후로 해서 한번쯤 그 전쟁이 궁금하시다면 보시는걸 추천합ㅂ니다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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