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아래 제가 쓴 건축학개론 스포글에 방배동 카페골목에 대한 댓글이 달려서...

거기 댓글에도 쓰기도 했지만 몇자 써 보아요.



제가 초딩시절을 보냈던 곳이 정확히 방배동 카페골목이었슴다.

초딩 1학년때 이사왔던 저희 집이 정확히 방배동 카페골목이 있는 블럭이었고...

결정적으로 제가 초딩시절 다녔던 미술학원이랑 서예학원이 바로 방배동 카페골목변에 위치한 건물에 있었고...

제가 초딩시절 다녔던 교회가 그냥 방배동 카페골목에 있는 교회였었죠.

친구들이 자주 다니던 오락실도 카페골목에 있던 오락실... --a
(아.. 요즘과 같은 도박장이 아니라.. 갤러그, 제비우스, 너구리, 방구차, 이소룡 같은 오락을 할 수 있는 오락실)



여튼... 후에 청소년 유해거리니 어쩌니 해서 시간을 정해두고 청소년 출입을 통제하기도 했던 것도 기억나는데...

우리집이 거기인데 나보고 어쩌라고... 집에 가지 말란 얘기임? 했던 추억이...




그 방배동 카페골목이.. 제가 초딩시절...

그러니깐 전두환대통령시절... 정권에 밉보인..건 아닌 것 같고...

뭐랄까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유흥가'의 고유명사처럼 되어서 엄청난 단속의 대상이 되었었죠.



결국 계속되는 단속에 지친 업소주인들이 하나둘 방배동을 떠나기 시작하며 방배동 카페골목은 퇴락하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방배동을 떠난 업소들이 제일 많이 자리 잡은 곳이 압구정동이라...

방배동 카페골목이 몰락하는 시기와 압구정동이 신흥 유흥의 메카로 떠오르는 시기가 정확히 일치한다고 하더라는...



여튼 그 시기가 80년대 중반 무렵으로 기억합니다.

그때 아마도 86 아시안게임-88 올림픽을 앞두고 방배동 카페골목이 뭔가 본보기가 되었던게 아닌가 싶은...




사실... 초딩시절에는 야밤에 카페골목 거리를 거닐었던 기억은 없지만..

고딩시절이던 90년대 초반 무렵부터 야밤에도 카페골목 거리를 거닐곤 했었는데...
(제가 나온 고등학교가 카페골목 근처에 있었죠. ^^;)

그때는 이미... '여기가 왜 카페골목임?' 이라는 느낌을 줄 정도로 좀 썰렁했던...



대학시절에도..('건축학개론'의 배경이 된 90년대 중반) 저희 동네는(초딩 졸업 무렵 이사한 소위 구반포 지역) 마땅한 술집이 없어서..

동네 친구들이 맥주라도 한 잔 하려면 걸어서 올 수 있는 카페골목을 찾곤 했었는데...



썰렁한 거리를 걸으면서...

'여기가 옛날에는 대단했었다더라고'라는 얘기를 친구들과 나누기만 했었던...



당시 카페골목에서 자주 가던 곳이 맥널티라는 친구가 알바했던 건전한 카페와...

그 위에 있었던 서바이벌 게임장...

그리고 몇군데의 노래방... 그 중에서도 특히 고딩시절 찾아갔다가 단칼에 '빼찌'먹은...

1만원에 2시간이라서 문전성시를 이루었던 '코러스라인'이라는 노래방...

또.. 카페골목 입구에 위치한 '피자헛' 이 정도였던 듯...

아.. 그리고 당시 동네에서 나름 유명했던 맛집이었던 '서호김밥'이라는 분식집도...




순진했던 초딩시절을 비롯해서 대딩 초년생 시절까지는 거의 느끼지 못했었지만...

후에 깨닫게 되었던 것 한가지는... 생각해보니 초딩시절부터 카페골목엔 모텔들이 정말 많았다는 것...


그리고 많은 유흥업소들이 압구정동이나 이런 곳으로 이전을 했다고 하지만...

그래도 옛날부터 지금까지도 카페골목을 여전히 지키고 있는 것들중의 상당수는 바로 그 '모텔'들이라능...



결혼하고 나서 2년정도.. 방배동 카페골목 근처에 있는 빌라를 얻어서 살았었는데...

그래서 출근시에 항상 카페골목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2호선 방배역으로 가곤 했었는데...

버스를 기다리면서...

부시사한 얼굴의 여친으로 보이는 여성에게 택시 잡아주는 남성들을 꽤 많이 목격하곤 했었던...




어린시절의 추억(?)이 묻어 있는 방배동 카페골목에 대한 추억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