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건축학개론으 재빠르게도 IPTV에 VOD로 떠서.. 이번 주말에 와이프님하랑 집에서 즐감했네요.
(사실 극장 상영중일때도 VOD 떴었는데.. 당시는 이용요금이 무려 10,000원 ㅎㄷㄷㄷㄷㄷ 볼 엄두를 못냈...)



각설하고...


1. 이 영화의 배수지 나오던 시절 자체가 딱 저의 학창시절과 겹치는 덕분에... 더더욱 옛추억에 잠기며 보았던...

그리고 학교친구는 아니었지만 그 시절..

첫사랑은 아니었지만..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때문인지 더 애잔한 마음을 가지고 봤던 영화네요.

영화에 이제훈-배수지 커플처럼... 서로 친하게 지내며 둘이서 자주 만나기도 하고...  당일치기 여행도 해보고...

그러면서도 사귀는 사이는 전혀 아니었던...



여튼 저는 그 친구에게 마음이 있었지만 고백을 못했고...

한참 뒤에 그 친구도 저에게 마음이 있었지만 고백을 못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었는데...



그런 식으로 지내다가... 사귀는 것은 아니었지만 만남의 끝은 존재했던 친구...

아련하게 생각나더라구요. 그 녀석도 잘 살고 있으려나... ㅋㅋ




2. 건축학개론 뒤늦게 보고 다른 사람들이 썼던 후기들 몇개 찾아보면서 읽었는데..

그 중에 '불륜' 조장 영화라고 불쾌한 감정을 썼던 후기도 있더라구요.

어찌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데...


그래서 감독은 나이많은 엄태웅을 '유부남'이 아니라 '결혼을 코앞에 둔 노총각'으로 설정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어쨌든 결혼 날짜까지 거의 잡아 둔 엄태웅이 결국 한가인과의 썸씽을 가지게 된 건 '불륜'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영화 중간에 보면 엄태웅도 갑자기 나타난 첫사랑을 놓고 꽤나 갈등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죠. 본의 아닌 '양다리 상황'이라고나 할까나...


엄태웅이 어머니한테 '나 미국가지 말까?'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만약 엄태웅 어머니가 '그래 미국가지 말고 나랑 같이 살자' 했으면 엄태웅은 과감히 고준희를 버리고 한가인을 선택했을 것도 같은...


결국 한가인이 엄태웅이 만들어준 건축모형을 평생 간직하고 있던 것처럼...

엄태웅도 평생 간직하고 있던 전람회 CD와 '양서연' 이름이 박힌 CD플레이어를 한가인에게 송신주소 없는 택배로 돌려주는 건..

그것을 보내는 엄태웅의 마음은 양다리의 고민을 끝내고 본인의 선택은 '고준희'라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한 결단의 마음이 아니었을가 싶은...

한가인에 대한 미련까지 그 택배에 고스란히 싸서 돌려보낸 것이겠구나 싶더군요.




3. 자잘한 얘기인데...

영화 중간에 '압서방'이란 얘기가 나오잖아요. 압구정-서초-방배...

요부분은 솔직히 그닥 와닿지 않더군요. 당시에도 '압구정 오렌지'라는 말이 유행도 했었으니...

압구정 얘기는 그러려니 하겠는데... 생뚱맞게 '방배'는 왜... --;


제가 초딩시절을 보낸 곳이 방배동이고... 초딩 6학년때 이사가서 모든 학창시절을 보내고 지금까지 살고 있는 곳은 방배동 바로 옆 반포인데...

저에게 있어 방배동에 대한 이미지는 전혀 '강남스럽지 않은' 이미지거든요.


물론.. 방배동 달동네는 예나 지금이나 엄청난 부잣집들이 즐비하지만... 그 부자동네는 '강남'이라기 보다는 평창동스러운 부자동네로써의 이미지이고...

지금도 일반적인(?) 방배동은 서초구에 속해 있긴 하지만 전혀 강남스럽지 않은 모습으로 남아있기도 하고 말이죠.


여튼.. '압서방' 하는 얘기는 그닥 와닿지 않던...





오랫만에 봤던 아련한 영화였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