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또한 노동조합을 이 과정에서 장애물로 보고 무력화 시키려 하죠.

이 과정을 간단히 보면,

1. 사측은 단체협약을 약화시키는 대신 임금을 파격적으로 높여주는 제안을 하고 직원들(조합원들)의 지지를 얻습니다.

임금을 연간 천만원에서 이천만원 이렇게 올려주겠다는데 노조 전임자나 지역의 노조간부들 인사이동에 대한 '합의'를 '협의'로 바꾸는 것이야 조합원들이 받으라고 지도부에 요구하겠죠. 이렇게 노동조합 지도부와 조합원의 이해관계를 벌려놓습니다.

2. 직원들에 대한 대우는 좋아지는데 노조간부들은 탄압하고 틈나면 이런저런 징계를 추진합니다.

3. 노동조합 지도부에 대해서 해고조치를 하고 쫓아냅니다.

4. 노동조합이 사측에 우호적인 지도부로 바뀌게 되니 연봉제-등급제를 시행합니다. 바뀐 등급제로는 연봉 5천이 넘는 사람이 2천으로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이 평가에 의해서 직원들에 대한 직접통제를 실시합니다. 아무래도 노동조합의 단체교섭력이 떨어지면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임금상의 불이익을 받지 않기위해서는 사측에 잘보여야하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즉 사측은 총액으로 봤을 때 전보다 더 적은 임금을 주면서도 노-노간 경쟁을 붙여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5. 흑자이지만서도 "미래경영상의 이유"로 해고를 합니다. 최대의 배당 잔치를 하지요.

이런 일련의 과정은 맨처음 사측이 "단협약화-임금대폭 인상"이란 카드를 던졌을때 뻔히 예상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대학들 나오고 노동조합활동 다년간 했다는 조합원들도 당장의 천만원, 2천만원의 임금인상에 노동조합 약화를 스스럼 없이 택합니다. 결국 몇년안에 그 올라간 임금은 고스란히 토해야함에도 말이죠. 그리고 고용불안은 덤으로 껴안게 되구요.

사측은 장기계획을 갖고 치밀하게 치고 들어올 수 있는데 상대적으로 노측은 그게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당장의 떡밥을 냉큼 물자고 드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 말이죠.

이랜드사태 마무리 당시도 비슷하게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홈플러스측이 임금 10%올려주고 조합원들에게 건 손배/징계를 없애는 대신에 지도부는 해고죠.

이랜드가 홈에버란 간판을 달았을 때는 구조조정을 안하면 기업이 망하다는 논리였는데,

같은 영업장이 홈플러스가 되면 해고 안하고 10% 임금인상하겠다는 것이죠. (매출이 늘지도 않았음에도.)

노조에 대한 태도는 기업의 입장과 철학에 따라 좌우되지 재정상태에 따라 더주고 덜주고 하는것이 아닙니다.

지금 mbc파업도 있고 여러가지로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은 늘어만갑니다.

판단을 근본적으로 하지 않고 지금 당장 달콤한 선택을 한다거나 혹은 당장의 괴로움은 피할 수 있는 선택을 한다거나 하게되면 결국은 정부든 기업이든 기득권이 만들어놓은 시나리오 대로 끌려가게 됩니다.

이명박정권이후 아마도 박근혜 정권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점점더 노동자들은 그들이 만들어놓은 틀에 가둬지는 현상이 올 것 같습니다. 깨어있지 않으면 결국 자본에 극단적으로 종속되어버릴 것이고 점점더 수렁에서 못빠져 나올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