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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만 봐도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위의 사진은 독일인 현상금 사냥꾼 닥터 킹 슐츠(크리스토퍼 왈츠 분)와 그의 견습생인 장고의 역을 맡은 제이미 폭스의 모습입니다. 닥터 킹 슐츠는 장고를 고용해서 자기 일을 돕게하는 대신 노예로 팔려간 장고의 부인을 구출하고 브리틀 형제를 죽이는 것에 협조하는 것을 약속합니다. 밑에 사진은 미친 농장주 캘빈 캔디 역을 맡은 레오나드 디 카프리오의 모습입니다. 이 영화에서 망치로 사람을 죽이는 모습을 보여준다네요(타란티노가 좋아하는 박찬욱의 <올드보이>에 영향을 받은 듯?)

타란티노가 가지고 있는 이상한 재주는 기존의 영화와 이러 저러한 장르들을 버무려 새로운 감각의 영화를 만들어 낸다는데에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눈여겨 볼 점은 닥터 킹 슐츠와 장고의 관계가 무협영화에서 스승과 제자의 관계라는 점입니다. 게다가 장고를 흑인 노예로 설정해서 블랙스폴로이테이션 영화(blaxploitation)와 웨스턴을 결합을 시도합니다. 여기서 블랙스폴로테이션 영화라는 것은 백인 영웅이 아니라 흑인 액션 히어로가 등장하는 영화로 미국내 흑인운동으로 블랙파워가 등장하기 시작한 1970년대에 유행한 영화들을 말합니다. 대표작으로 리차드 라운트리가 사립탐정으로 등장하는 <샤프트>(1971)가 있습니다. 타란티노의 <재키 브라운>도 왕년의 블랙스폴로이테이션 영화의 부활을 시도한 영화로 볼 수 있죠. 그러니 벌써부터 <쇠사슬을 끊은 장고>를 두고 "리차드 라운트리가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만난 영화"라는 소리가 나오는게 괜한 말은 아닌거죠.

타란티노는 기존의 영화를 섞어 변종 영화를 만들면서 헐리웃 영화 변방의 인종에 대해 관심을 가집니다. 동양인, 남미인, 독일인, 흑인.. 그들이 주류 캐릭터로 바뀌었을 때의 낯설고 괴이함을 그는 즐기는 것 같습니다.

자.. 여기서 약간 이상한 점 하나. 닥터 킹 슐츠의 이름에 'King'이 들어갑니다. 그는 장고를 고용했지요. 장고는 과연 쇠사슬이 풀린 자유로운 존재일까요? '킹'에게 복종해야하는 또 다른 노예가 아닐까요?  혹시 장고가 싸워서 쇠사슬을 풀고 자유로운 존재가 되기 위해서 닥터 킹 슐츠와의 마지막 결투가 남아 있는게 아닐까요?

이 비밀을 알기 위해서 우리는 무려 1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이제 타란티노의 쇠사슬에 묶인 노예가 되어버린 셈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