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창 열고 듣기
제목 그대로, 한글날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온 나라 백성들에게 가장 널리 사랑받았던 예술인 판소리 하나 올려봅니다.
(그러고보니 거의 10개월쯤 전에
이화중선(클릭)의 목소리를 위주로 판소리의 몇 대목을 올렸던 기억이 나는군요)
유럽에서는 오페라 세리아보다는 오페라 부파가,
중국에서는 황실의 여흥으로 정착되기 이전부터 각 지방에서 성행하던 경극京剧, 월극越剧, 천극川剧 등이,
일본에서는 귀족들의 전유물에 가까웠던 노能보다는 가부키歌舞技가,
미국에서는 유럽에서 넘어온 오페라에 흑인 예술에서 유래한 재즈를 접목한 뮤지컬이(아, 이건 자본주의적인 요소가 너무 강해서 같이 취급하긴 좀 그렇네요) 더 널리 사랑받았듯
시종 점잔만 빼고 앉아서 지켜봐야 하는 종묘제례악이니 아악이니 하는 것보다는 모두가 한데 어우러져 울고 웃고 하며 정신을 쏙 빼놓는 판소리가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음은 당연한 일이었겠지요?
어디서나 사람들이 모인 너른 장소에서 즉석에서 '판'을 벌여야 하는 특성상 한 판의 소리에 필요한 건 소리꾼과 고수 딱 둘 뿐입니다. 어떤 무대 장치도 분장도 필요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요.
따라서 판소리 한마당이 제대로 벌어지려면 좌중을 넘실거리게 하는 소리꾼의 능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때문에 득음을 위해 피를 세 동이를 토했네 어쩌네 하는 수많은 전설이 내려오는 것이었겠지요. 거의 서너 시간에 달하는 엄청난 중노동을 하는 소리꾼들의 초인적인 노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는...
잡설이 길었군요. 여기서는 우리 판소리를 대표하는 다섯 마당 가운에 하나인 '수궁가'의 전반부를 올려봅니다.
'토끼전'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을 거라 보지만 막상 이를 소재로 한 '수궁가'를 들어본 한국인도 그리 많지 않을 거라는 게 좀 서글픈 현실인데-뭐, 그런 게 있다고 외우기만 하고 막상 체험해보지는 못한 게 어디 한둘이겠습니까만-
우리글로 적힌 가사를 보며 우리말로 펼쳐놓는 소리를 들으며 그 안에 담긴 풍자와 해학을 느껴보았으면 합니다. (제 생각에 판소리의 핵심은 '해학'인 것 같네요) 풍자와 해학까지도 아니고 그냥 들어보아도 배꼽을 쥘만큼 재미있는 내용이 사방팔방에 흩어져 있습니다. 또한 가사에 들어 있는 옛 이야기의 인용만 보아도 과연 학교의 문앞에도 못가본 대부분의 백성들이 현대를 사는 우리보다 과연 무식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네요.
힘들게 가사를 구해와 붙여두었는데 세부적인 데서는 조금 표현이 다르지만 대강의 내용은 거의 통합니다. 마지막 트랙만 빼고-_-;;;
전반부. 용왕이 병을 얻는 데서부터 자라가 토끼를 만나는 데까지입니다.
수궁가
용왕이 득병하는 대목
', '새 창 열고 듣기제목 그대로, 한글날을 기념하는 의미에서,온 나라 백성들에게 가장 널리 사랑받았던 예술인 판소리 하나 올려봅니다.(그러고보니 거의 10개월쯤…', 'http://pds1.egloos.com/pds/1/200605/15/18/d0000418_17263056.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