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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9박 10일 인도 하이드라바드 (7)

작성일
10-09-1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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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ihil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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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 가까이 된 시각,

짜르미나르에서 내려와 옆에 있는 마까(메카) 마스지드로 향한다.

이곳은 공식적으로 '관광지'가 아니라 무슬림이 예배를 보는 성스런 장소, 따라서 입장료는 없다.

얄짤없이 입장료를 징수하던 대륙 서안의 청진대사와는 또 다른 면모.

다만, 다른 종교의 성소를 방문하는 것이니 지켜줘야 할 기본 예절이란 게 있긴 한데...




사진촬영을 금하는 건 종교에 대한 예의일 것이고,

안전상 이유로 가방을 못 갖고 들어가게 하는 것까진 언제 폭탄테러가 일어날지 모르는 나라이니 이해하는데,

그게 반팔 입은 여인네들 입장을 막는 거라던가 하는 건 동의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일행 중 입장을 거부당한 사모님이 옥신각신 하는 바람에 부득이 따로 입장해야 했다.

원칙적으로는 카메라 소지 금지이지만, 주머니에 넣어갔더니 그냥 통과시켜 주더라. 역시 인도적인 처사-_-;;;



참으로 그림 같은 건물이로고.



밑에서 올려다보니 아까 봤던 짜르미나르와 비슷하게 보이는군.



내부에 들어갈 때는 신을 벗어야 한다고.

한 남자가 따라오더니 뭐라뭐라 설명을 해대기 시작한다. 또 잔돈푼을 뜯어내려는 가이드인가 보군.

'우리 가이드 필요없거덩~'.

'여긴 관광지가 아니고, 나는 가이드가 아니다. 단지 이슬람을 처음 접하는 이에게 이슬람에 대해 알려주려 하는 것 뿐이다.'

...

개뿔. 그럴 리가 없다는 거 당신이 알고 내가 알고 알라도 아실 일이구만.

그러덩가 말덩가 갈 길을 간다.



이 남자, 계속 따라다니며 유적에 대해 설명해준다. 저건 누구의 관을 모셔 놓은 것이고, 저거는 누구 거고, 어쩌고 저쩌고,

다시 한번,

'당신 너무 친절한데, 그러지 마쇼.'

'이슬람인으로서 이건 당연히 할 일이다'

-_-;;;

원래 사진기 휴대 금지이기도 하고 믿음을 가지고 기도하는 사람에게 사진기를 들이대는 건 무례한 일이라 생각하여 사진 찍는 것도 좀 쭈뼛쭈뼛하고 있었는데, 이 남자,

'괜찮아, 마음 놓고 찍어.'


그건 고맙군. 덕택에 눈치 안 보고 마음 놓고 셔터를 눌렀다. ㅋㅋ




모스크에서 짜르미나르를 바라보니 헉 소리 나게 아름다운게 아닌가.

시장바닥에서 보았을 때와 무엇이 달라졌길래?



앞에 앉아 있는 청년을 찍으려 했던건 아닌데...-_-;



위 두 장에 등장하는 사람은 누워 있는 게 아니라 기도하고 있는 거라고.

라마단 시기에 어쩌고 저쩌고 하며 이슬람 전도사께서 설명해 주었으나 못알아들었다-_-;;;



무슬림이 아니면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진 못한다. 바깥에서 사진 한 장 찍어보는 걸로 만족.

이슬람 건축과 서양 중/근세 건축물은 정말 닮은 것 같다.



무슬림의 기도 일과를 정해 놓은 표.



아까부터 계속해서 뒤를 따라다니며 부탁하지도 않은 설명을 하던 아저씨,

이 난간(?)은 단 한 개의 대리석을 다듬어서 만든 거라고 자랑한다.



정갈한 내부 사진 하나 더.


아까 그 아저씨,

이곳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란다. 그러니 학생들을 위해 '기부'를 좀 하라고.


아, 그러셨쎄요-_-?


노 땡큐를 날리고 사뿐히 돌아 나오는데, 처음엔 '도네이션', 도네이션' 하던 아저씨가

나중엔 그냥 노골적으로 '머니, 머니, 머니' 하고 들이댄다.

머리 속에서 뭔가 '툭' 하고 끊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홱 돌아서서 소리를 꽥 질렀다.

'당신이 그런 거 안 받는다고 아까 그랬잖아, 왜 딴소리야!!!!!'




알라여, 용서하소서...

저들은(실은 저도) 자신이 하는 일을 알지 못하나이다ㅠㅠㅠㅠ




구경 잘 하고 인상을 쓰게 되어 유쾌하지 못한 마음을 달래주는 알라의 어린 양.




나머지 일행이 구경을 마치고 나오길 기다리며 시장통에 있는 과일주스 가게에 가서 주스 한 잔 시원하게 걸쳐본다.

사진 속의 주스는 저 콜라 상자 위에 있는 감자 닮은 녀석을 갈아서 만들었다.



저 과일의 인도식 이름은 '찌꾸 Chiku'.

겉모습은 감자이나, 속살은 곶감이라. 맛도 곶감 비슷하고 수분이 부족하여 변비 생기기 딱 좋은 것도 감과 비슷하다.

갈아서 주스로 먹기에는 딱인 듯.




이제 모스크를 떠나 짜르미나르에서 내려다보던 그 풍경 속으로 들어갈 차례가 되었다.





유난히 밝은 녹색빛이 나던 이름 모를 야채.



도시에서도 염소를 방목해서 키우나보다.-_-;;;

너덜너덜한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쓰레기통을 뒤지는 것이 저 짐승들의 일과.



무슬림 옷가게인 듯.



소녀야, 미안해, 초상권 침해 좀 했어. 너도 자라고나면 엄마처럼 저렇게 칭칭 싸매고 다녀야겠니...?



'알라의 이름으로 한 푼 도와주세요~'라고 외치고 있는 것 같은 구걸하는 소년ㅠㅠㅠ




저거 내가 알고 있는 그 LG 맞나...?



이 더운 날, 구석도 아닌 길 한가운데서

낮잠을 즐긴다...고 할 수 있는 자세인 것 같진 않은데...



뭔가 답답함이 느껴지는 풍경.


짜르미나르를 빠져나와 한참을 헤맸건만, 가고자 하는 반대 방향으로만 버스만 지나갈 뿐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는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

어딘가 일방통행식으로 돌아나가는 길이 있어 보이지만 이미 일행 대부분이 남인도의 땡볕에 퍼지기 일보직전.

할 수 없이 거금 50루피를 투자하여 오토 릭샤를 타고 2km 정도 떨어진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다.

그나마 3인용 좌석에 네 명이 앉아간 걸로 만족-_-;;;



다음 방문지는 인도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한다는 '살라르 정Salar Jung 박물관'.

이곳의 마지막 지배자였던 왕이었던 살라르 정이 사용하던 집기를 1층에,

그가 세계 각지에서 긁어모은 예술품을 2층에 전시해 두었다.



이곳 역시 2중입장료를 받는 곳으로 인도인은 10루피, 외국인은 150루피를 내야 한다.




박물관 안에선 그 어떤 물건도 휴대할 수 없다고 못을 박는데...

아예 짐 보관소까지 마련해 두었다.



이곳의 주인이었던 이의 입상.



나름 으리으리한 박물관 입구.




입구에 서 있는 금속탐지기와 경비 아저씨가 어찌나 삼엄하게 감시하는지, 주머니 속에 사진기를 넣어서 들고 가려던 생각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바깥에 세워놓은 이런 조각물이나 찍을 수밖에ㅠㅠㅠ


이런 염병.

'사진기'는 휴대 금지이지만, '전화기'는 휴대 가능하단다.

사람들 죄다 전화기로 사진 찍고 다닌다. 역시 인도적인 처사-_-;;

문득 아x폰을 지르고 싶어지더만.....


1층 전시물 한줄 요약: 사람 사는 데 쓰는 물건. 다 그게 그거다.







위의 물건은 살라르 정 박물관에 있는 물건은 아니고, 대륙 山西성 태원 근교에 있는 유명한 부자집이었던 '교가대원'에 전시된 것들인데, 살라르 정 박물관에 있는 집기와 비슷하여 올려보았다. 저기서 디자인만 조금 인도식으로 바꾸면 되거덩-_-;;;


1층 전시물이 그냥저냥, 입장료 생각이 자꾸 나게 했던 반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이집트, 시리아, 중국, 일본 등지의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유물을 모아놓은 2층은 경이 그 자체.

여기선 사진 증거를 남기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아쉬운대로 구글님을 소환해본다.



이집트.



국적은 모르겠고. 이 박물관을 대표하는 유물 중 하나인 '베일 쓴 레베카'.



프랑스에서 건너왔다는, 역시 이 박물관의 대표 작품인 '메피스토펠레스와 그레첸'

두 개의 性을 가진 한 사람의 형상. 거울에 맺힌 상과 같이 보아야만 하는 멋진 작품.

아쉽지만 기억 속에만 담아두기로 하고,
 
이제는 박물관을 빠져나와 학회장으로 돌아갈 시간.



살면서 저렇게 많은 양의 바나나(인도에서는 '껠라Kela'라고 부른다)를 본 건 처음이지 싶다.


문제는 아직도 돌아가는 버스 정류장을 못 찾았다는 거. 아무리 길을 걸어도 이쪽으로 오는 버스만 보이고 가는 버스는 보이지 않는다.

교통경찰까지 붙잡고 물어물어 찾아갔더니.



이 길을 건너가면 버스 타는데가 나온단다.

아아아.....

높은 데서 내려보며 찍은 게 아니라 실제로 보았을 때보다 실감은 덜 나는데,

일방통행로인 저 구부러진 길을 따라 빨려들어가듯 사라지는 자동차+릭샤+수레+이륜차+사람들의 끝없는 행렬을 보면서

왜 인도에서 불교가 처음 태어났는지, 불교에서 '阿鼻叫喚'이란 말이 생겨났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ㅠㅠㅠ



저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천신만고 끝에 간신히 버스를 잡아타고.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도심 중의 도심 하이드라바드 기차역 앞에 내렸다.




저 힌디 문자는 '하이드라바드'라 읽어야 할까, 아니면 현지인들이 부르는 이름인 '남빨리'?
(옆건물에 영문으로 HYDERABAD라 적힌 간판이 있어서 여기가 기차역인지 못알아볼 일은 없다)



뜬금없이 웬 마차?



우리를 학회장이 있는 Madapur 근처까지 데려다 줄 버스. 여성전용 좌석을 나타내는 여인네의 외모가 지난 번에 봤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손에 뭔가를 그려놓은 처자.



처자, 도촬해서 미안해. 인도의 미를 한국에 알리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어-_-;;;

토요일 저녁 마지막 행사였던 '한국 수학의 밤'.

차기 ICM 개최지인 한국을 홍보하기 위한 자리였는데,

인도 메뉴와는 거리가 먼 '연어 스테이크'가 이날의 주메뉴.

인도음식에 질린 서양인들의 러시가 걱정되어 초대장을 받지 못한 외국인은 출입을 안 시켰다고.

그래놓고 무슨 홍보를 하겠다고. 약간은 유감스러운 처사. 나중에 보니 자리도 조금 남더만.



축사를 하고 계신 대한수학회(KMS)장 김도한 쌤.



사회자가 '축가'까지 요청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클라리넷을 꺼내시더니

'아리랑'을 한 곡조 연주하셨다. 5년 정도 연습하신 걸로 아는데 설마 이날을 위해서...? ㅎㅎ




이 자리에 초청받은 '스타' 중 하나인 필즈 메달 수상자 엘론 린덴슈트라우스 Elon Lindenstrauss 횽 한 말씀.




또 하나의 스타, 역시 필즈 메달 수상자 세드릭 빌라니 Cédric Villani 역시 한 마디.

저넘의 꽃레이스 넥타이는 어지간히 좋아한다.



같은 테이블에 앉은 이들과 기념사진 한 방. 학회의 즐거움 중 하나가 이런 것 아니겠는가. 연예인 따라다니듯이 유명인 옆에 묻어서 증거물을 남기는 행위.

저 사진 속의 한국인 중에는 나중에 유명해질 이도 있겠으나 - 한분은 이미 인터넷 세상의 수학 커뮤니티에서는 꽤나 유명인이기도 하고 -

가운데 있는 세 외국인이 워낙 ㅎㄷㄷ하게 유명한 분들인 관계로 한국분들 소개는 생략.

왼쪽부터 저 외국 수학자들을 소개하며 오늘 여행기는 쫑~


왼쪽.

조지 앤드류스 George Andrews. 펜실바니아 대학 교수. 미국수학회(AMS)장.

조합수학 분야에서 바이블이라 할 수 있는 The Theory of Partition 저자.

그에게 알려주었다. '한국에 있는 대학원생 대부분이 당신 책 가지고 있답니다. 유감스럽게도 복사본이지만요.'

지적재산권에 민감한 서양인은 사실 기분 나빠할 수도 있는 말인데, 역시 미국수학회장 정도 되는 분이라 노련하다.

'오히려 그게 더 영광이군요'라고 대답.


가운데.

아나톨리 모이세예비치 베르쉭 Anatole Moyseevich Vershik. 러시아 국립대 교수. ICM 프로그램 구성 위원.

EBS 다큐 '사라진 천재 수학자'. 베팍에도 한번 올라온 적이 있는데, 그 다큐를 보신 분들은 생각나실 듯.


오른쪽.

랄프 그린버그 Ralph Greenberg. 워싱턴 대학 교수.

현대 정수론/대수기하의 Main topic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타원곡선 Elliptic curve론의 대가.

이번 ICM 초청강연자 중 한 분. 이분에게 한/중/일 고대 건물 지붕의 차이를 설명하려다가 영어가 딸려서 그만 OTL. ㅠㅠㅠㅠㅠㅠㅠㅠ [이 게시물은 신조협려님에 의해 2010-10-11 18:41:37 불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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