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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인도 여행기) 1.용산도 갔는데 인도를 못 갈소냐

작성일
10-07-17 23:23
글쓴이
퍼스나콘 선배거긴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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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2009년 여름에 했었는데 우타니 이모처럼 미리 써논거 퍼오는게 아니라 이제와서 직접 작성. 
전 원래 여행 다녀온지 1년 지나서 여행기를 시작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아나 근데 사진 올릴 계정이 없어요 사진 어따가 올리나요....



인천공항은 딱 3년만이다. 언제나 20대 일줄 알았건만 슬금슬금 스물여덟이 되었다.

만으로도 26살. 또래의 친구들은 하나둘씩 대학을 졸업하고, 직업을 갖고, 배우자를 찾아가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이 황금 같은 20대를 보내며 내가 한 일은 무얼까.

학부 졸업학점은 다 채워 놨는데 성적을 생각하면 참 기가 막히다.

야구도 못하고 노래도 못 부르고 인물도 별로고 집에 돈도 별로 없고

그나마 제일 잘 하는게 공부라서 남들 따라 고시촌에 몇 년 박혀 있어 봤지만 합격은 안 시켜 주더라.

1년에 걸쳐 써 낸 책 한 권 분량의 여행기가 인터넷에서는 나름 먹어줬건만 출판에는 역시 실패했다.

취직을 하려면 스탯을 준비해야 한다길래

20대 막바지에 어떻게 어떻게 신문사 인턴 한 번 해 본거 말고는 참 내세울게 없는 인생이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넋두리를 하고 있다 보면

그래도 넌 책도 많이 읽어서 생각도 깊고 여러 경험이 많으니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것을 많이 배우지 않았느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

까짓거 알량한 경험과 대단하지도 않은 몇몇 성찰들 따위 다 엿 바꿔도 좋으니

그냥 4대 보험 적용 되는 안정된 직장에 취직이나 하는게 훨씬 더 합리적인 인생이 아닐까 싶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대학생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받은 장학금으로 인도행 비행기표를 사 지른 나나..

'자격증이나 하나 더 따지'하는 그 흔한 잔소리 없이 여행자금 50만원을 쾌척해 주신 우리 엄마나 참 대단하다.


나야 뭐 혼자 잘난 맛에 사는 인생이니 예비 백수가 되어도 싸다지만,

우리 엄마 아부지는 대체 무슨 죄가 있어 이런 아들한테 등골 다 빨아 먹히고 있는걸까.

내 친구 병구랑 나랑 중고등학교 성적은 서로 비슷했는데, 병구는 ‘삼성’ 들어가서 초봉을 한 3천만원쯤 받는다는데,

나는 인턴하면서 80만원 벌어본거 말고는 도대체 소득세를 낼 일이 없던데,

우리 엄마는 과연 병구네 엄마만큼 행복 해 할까.







지금으로부터 28년 전, 내가 태어난게 너무 기뻐서 간호사에게 팁을 몇만원씩이나 쥐어주셨다는 서른 살 우리 아부지는

과연 내가 당신 나이에 가까워 질 때 까지 결혼은 커녕 직장도 못 잡고 빌빌하면서

배낭여행이나 다니는데 정신 팔고 있을 줄 상상이나 했을까. 조

상 무덤을 잘못 쓴 업보일까. 역사는 반복 되는건가.

28년 뒤에는 나를 꼭 닮은 자식이 지금 내가 상상도 못할 방법으로 나를 괴롭히지나 않을까.

"이히히 아빠 이건 할아버지 할머니의 복수야♡"하는 말에 까무러치는 내 모습이 벌써부터 선명하게 떠오른다.

업보 맞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자식놈에게 괴롭힘부터 먼저 당하다니.

식은땀을 뻘뻘 흘리면서 잠에서 깨어나 보니 비행기가 착륙 중이다.

경유지인 홍콩 도착.






나는 원래 남들보다 좀 많이 먹는다.

대학 축제 때 무슨 먹기 대회 같은걸 하면 1등은 못 해봤어도 항상 상위권이었다.

그리고 여행 다닐 때는 무조건 배를 꽉꽉 채워 넣어야 한다는 주의다.

기내식은 양이 차지 않았고 나는 배가 고팠다.

수중에는 이모가 준 홍콩달러가 우리돈으로 3천원쯤 있었지만, 어딜가나 공항 물가는 칼 안든 도둑놈이다.

그 돈으로는 제대로 먹을만한게 없다. 일본식 라면이나 볶음밥 같은게 8천원쯤. 버거킹에서 가장 싼 햄버거가 4천원.
 
그나마 바나나 한 개가 천 오백원이라 적혀 있더라만, 초코파이 다섯 개 살 돈으로 바나나를 한 송이도 아니고 하나는 못 사 먹겠다.

꼬깃꼬깃 세 번씩 접힌 오만원권 신권 쌈지돈을 쥐어주시며 할머니는 "밥 굶고 다니지 말그래이.."하셨지만..

 아아.. 아무래도 나는 손주에게도 복수당할 것 같다.

기다린 자에게 복이 있나니, 6시간동안 배고픔을 참은 끝에 환승한 비행기 안에서

기내식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더 받아먹으면서 마침내 뉴델리 국제공항 입국!!




인도 짜샤 덤벼 보렴. 용산도 다녀온 사람이란다. 형은.

[이 게시물은 [올므]apple♪님에 의해 2010-07-18 13:26:09 불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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