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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추석은 지낫지만 시기를 맞물려 다시 몇가지 민속주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술은 아시겠지만, 누룩을 기본으로 해서 만듭니다.

저 막걸리부터 청주, 여러 전통소주에 이르기까지, 알코올 분 발효에 있어 누룩은 한국 술의 정수이자 심장이라

아니 말할 수 없지요.

그런데 전통주와 관련한 모 협회에 몇가지 의견을 들어보고자 갔었을 때,

젊은 이들이 누룩냄새를 싫어해서 전통주가 진흥이 안된다..란 말을 듣고 뒤통수가 좀 아리더라구요.

나이드신 분들은 이렇게 생각하시나? 라고도 느꼈구요-_-

그래서 이번에는 누룩을 기반으로 한 고급 발효주 3종을 소개 하고자 합니다.

이 술들은 근본적으로 막걸리와 그 기반은 같습니다.

누룩으로 술을 빚어->걸르는 거지요.

단지 막걸리는 그 여과 과정이 거칠고 투박한 반면,

이 술들은 그 여과 과정이 섬세하고 결과물 또한 탁함이 현저히 덜한 차이를 보입니다.

때문에 확실히 고급술이구요.

셋 다 특징은 비교적 낮은 도수(20-25도 전후), 마시기 편한 목넘김,

그리고 도수에 어울리지 않는 충격적인 뒤끝-_-이 있겠습니다. (차차 설명하지요.)

1. 두견주

두견화의 그 두견입니다.

진달래지요. 면천의 특산물이자 무형 문화재 지정 주 중 하나입니다.

사실 제가 이 발효주들을 마신 순서는 호산춘->두견주->소곡주 순서였는데, 첫 한모금의 느낌은

음? 이게 뭥미-_ㅜ 였습니다;;

기본적으로 꽃술이라기 보다는, 제주 후, 진달래 꽃을 술에 넣어 숙성 시키는 지라,

향이 진하다? 이런건 첫잔에선 알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아 기대하지 말자, 하고 안주(곱창전골)을 좀 먹고 둘째 잔을 딱 넘기는데,

아 그제서야 약발이 오르더라구요.

향긋한 누룩향과 은은히 풍기는 꽃내음, 또 미주(쌀술) 특유의 단맛과 옅게 베인 꿀맛

(진달래는 꿀이 다른 꽃들에 비해 많다고 하네요.)에 감탄했습니다.

아래 소개할 호산춘에 비해선 비교적 급이 떨어지는구나 싶었지만 그럼에도 참 술 좋더군요.

봄에 야외에서 마셨던 기억이 참 산뜻했던 좋은 술입니다.

그러나-_-

둘다 술을 많이 못하진 않는데, 둘이 700한병 비우고 딱 일어나는 순간 휘청 하더라능-_-

ㄷㄷㄷ

관련 이야기는 소곡주 하면서 더 하겠습니다.

도수는 23도? 기억이 가물-_-; 가격은 병에 만원.

역시 양조장에 전화해서 입금하면 택배로 보내주십니다.

2. 한산소곡주

경주와 그 주변 지방에서 오래전부터 전래되어오던 술입니다.

만드는 방식이야 서로들 비슷 하겠지만, 뭐 그 안에 비전이 있을 테니까요.

전반적으로 단맛이 덜하고 더 찰지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누룩냄새도 더 구수하네요.

소곡주는 별명이 앉은뱅이 술이라고 합니다.

마시기 편해서 앉아서 한병 두병 마셨다가 일어날까 하면 취해서 못일어 나게 한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네요;;

두견주를 마시고 순간 휘청을 경험한 저로서는 참 납득 가는 별명이네요;

3. 문경 호산춘

조선시대 3대 명주 중 하나로도 간간히 손꼽히는

(죽력고, 이강주, 감홍로주/호산춘 이 조선시대 3대 명주로, 글따라 조금씩 다르네요.) 술입니다.

향긋한 누룩 냄새, 부드럽다못해 매끄러운 목넘김, 꿀같이 섬세하고 깊은 단 맛이 앞의 둘과는 또 차별화 되네요.

한섬으로 한병밖에 안나온다는 고급 술이니 어쩌면 당연하네요.

죽력고와 비교했을 때는 취향에 따라 다소 갈리기는 했지만, 둘다 좋은 술이라는점은 반론의 여지가 없네요.

도수는 25도, 가격은 700에 2만, 900에 2.3만 이었습니다.

역시나 가볍게 마셨다가 피본 술입니다-_-

아는 형님 말씀이,

한국 술 25도면 40도 이상으로 봐야된다....

몸으로 실감했습니다.

향이 달콤하고 풍부해서, 순대 등 냄새가 나는 음식과 먹어도, 그 묘한 향이 은은하게 오래 가는지라,

가리는 안주 없이 참 잘 어울립니다.

문경 농산물 사이트에서 연락처를 구하실 수 있습니다.

2, 3번 모두 무형 문화재 등록일겁니다...아마;;

뭐 앞서 말씀 드렸던 젊은 사람들은 누룩냄새를 싫어한다;;

음...뭐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렇다고 누룩냄새를 없애겠다;; 이건 좀 아닌거 같습니다.

막걸리 마시는 사람은 다 마시거든요-_-;

게다가 술이란건 엄연히 기호성이 강한지라,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거라고 보진 않습니다.

젊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다른 전략들이 필요하거든요.

고집스런 어른들이시니 단 시간 내에 그리 될거 같진 않지만요.

하지만 보다 고급화 되고 세련된, 그런 부분에 있어서의 개량은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가 물량 공세로 인한 하향 평준화는 이미 너무 충분할 정도로 많이 이뤄졌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