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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제가 구해드릴께요. )

김연주씨가 그렇게 어떤 남자가 몰고가는 엘란트라에 몸을 싣고 떠나간 다음 회사 정문 앞 도로에서 난 얼음이 되어 착찹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근 3년여만에 느낌이 좋은 여자를 만났는데...  처음 만난 사람은 확실하지만, 아주 익숙한 느낌을 주는 그럼 사람인데... 

그래!  저리 매력적인 사람이 남자친구가 없을 리가 없지.  누가 채어가도 벌써 채어가지 놔둘일이 있나...

좀 자조적인 느낌 때문에, -그 남자는 차도 있었다.  신형 엘란트라 - 가슴이 답답했다.  왜 내가 좀 괜찮다고 느낌이 오는 여자들은 이런다냐....  첫사랑도 큰 상처를 주고 떠나 가고, 대학때 1년여 사귄 과후배도 나에게 상처를 주더니, 아직 시작도 안한 이여자도 상처를 줄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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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동기들 몇몇과 우연찮게 점심 식사후 주변 벤치에서 커피 타임을 할때 김연주씨가 점심 식사 후 우리를 보더니 이쪽으로 인사를 하며 온다.

“잘들 지내셨어요?”   “ 아. 예..  연주씨... ” 

동기 남자들이 김연주씨를 반갑게 맞이한다.  그럴만도 한 것이 경기지사로 발령받은 우리동기 13명중 4명인 여자중에서 그녀가 가장 미인이였으니까...

난 어제의 광경이 생각나 그녀와 눈을 마주치기 싫었다.  그냥 내 스스로가 그녀와 근접한 공간에 있는다는 것이 불편할 뿐이였다.   동기들이 도란도란 잡담을 할때, 말없이 담배를 한대 더 태우고는 먼저 들어 간다고 하고는 자리를 피해버렸다.

“흥.  23살 밖에 안된 지지배가 차끌고 다니는 남자를 고향도 아닌 객지에서 사귀고 다녀?  반반하니 인물값 하는군..” 

못먹는 포도는 그냥 시어야 한다.  반드시 시어야 한다.

퇴근 무렵 남자 동기에게 전화가 왔다.  회사 배치된지 한달이 넘어가는데 모임이 한번도 없었다며, 아까 점심때 오늘 저녁 동기모임을 열기로 했으니 꼭 나오란다.

김연주씨도 오냐고 묻고 싶은걸 간신히 참고 참석하기로했다.  칫. 안갈이유가 없지 않은가 말이다.

1차로 저녁 식사와 간단한 반주가 있었으나 회사이야기가 대부분이였다.  업무이야기, 상사뒷다마, 급여이야기 등등등...

오랜만에 만났는데, 여기서 그칠 수 없다는 남자들의 강권에 한명도 예외가 없이  2차로 맥주집에 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개인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여자동료 한명이 김연주씨에게 묻는다.

“연주씨 그런데 지금 어디서 출근해?”

“아 예...  언니집에서요.  그런데 조만간 나올려고요.  언니가 올 초에 결혼을 했는데, 신혼부부집에 살기가 그래서요.  언니하고 형부는 괜찮다고 하지만 제가 불편하더라구요.”

“그럼 집 빨리 구해야겠네...”

“예.  그래서 요즘 업무 끝나면 형부가 차가 있어서 형부랑 같이 집 보러 다니고 있어요..”

엥...  업무 끝나면 형부랑 복덕방을...?   아니 그럼 그남자는 혹시 형부?

확인사살을 위해서 별말 없던 내가 불쑥 물어보았다.  “저기 형부가 혹시 엘란트라 타고 다니세요?”

“예...  근데 그걸 멜치씨가 어떻게 .....”

할렐루야........ 나는 속으로 쾌재를 올렸다.  형부란다.  형부....  으하하하....

동료 여직원이 또 물어본다.

“집은 어디다가 얻을려고?”

“회사하고 30분 이내면 되는데, 형부도  여기분이 아니여서 지리를 잘 모르시더라구요. 어디 신개발지역 같은곳이 집도 깨끗할텐데.....”

나는 번쩍 손을 들고 외쳤다.

“제.. 제가 구해드릴께요.  저 수원에서 10년 넘게 살아서 여기 지리 빠삭해욧.....”

12명의 동료들이 귀에 입이 걸려 만면에 웃음을 머금은 채로 소리지르듯 외치는 나를  “이녀석 왜이래!” 하는 표정으로들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하나도 안 쪽팔렸다...

(계속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