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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느린 철도의 마지막 모습 - 경전선 답사기. 16

작성일
12-07-26 21:39
글쓴이
퍼스나콘 앙겔루스노부스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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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천역



북천가는 길. 걸어갔네요.

이젠 딱히 코멘트 할 말도 ㅤㅇㅡㅄ... 이미 중언부언 하는 멘트들도 많구... 잡설없이 바로 사진들어갑니다.



2번국도로 올라가는 램프입니다. 웃긴건 올라가봐야 2차선인데... 진입램프와 본도로가 별 차이도 ㅤㅇㅡㅄ다는거...



이렇게 말이져. 2번국도면 꽤나 네임드 국도랄 수 있는데, 한적하기만 합니다. 여행자가 걷기에는 이정도가 좋죠. 차량이 압ㅤㅂㅞㄺ이 너무 ㅤㅇㅡㅄ어도 심심하거든여.



지리산의 ㅤㄲㅝㄴ에 들어서기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지리산하니 곰이 딱 생각이 나는데... 여기서야 곰탱이 한마리 튀어나오면 좋겠넹~ 하고 생각했는데, 다음회에 올라올 양보 산속 밤길에선 곰탱이 한마리라도 튀어나오면 어쩌지... 하는 생각으로 바뀌었... 뭐, 반달가슴곰이야 그리 사납지도 않고 그렇게까지 위협적이지 않으니 별로 걱정은 안했습니다만... 효도르랑 반달가슴곰이랑 싸우면 누가 이겨여?



앞서 올라온 억시령이라던가, 진성에서 갈촌 넘어가는 산길 같은 곳은 한니발이 어쩌니 알프스가 어쩌니 했지만 애들 사실은 애들 장난 수준인데(지난 일이니까!) 지리산타이틀이 붙으니 산세들이 범상치 않다는 생각이 드는거 같습니다...



다솔사역이 무려 "역" 으로 안내되고 있군요. 이놈의 도로운하부 놈들 철도에 무심해도 정도가 있지...



체험 분노의 현장. 또 다솔사역을 떠나자마자 열차가 지나갑니다... 전의 유수역에 이어 다솔사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니... 차라리 떠난다음 한참 있다가 오기라도 하면 화도 안나지... 이 때문에 빡쳐서 다음날 골약역에서는 1시간 이상을 기다려서 기어이 '간이역을 지나치는 열차' 를 보고 맙니다.

그러나 보고 나니 더 허탈했...



그래도 네임드국도라고 솔찬허니 차들도 지나가 주네요. 운전사 양반들은 거지꼴을 한 시커먼놈이 허름한 행색으로 길가다 말고 사진이나 찍고 있는꼴 보고 별 실없는놈 다 보겄네, 하셨을 듯.



논두렁길처럼 다정스럽게 논 한가운데를 유려한 곡선을 그으며 경전선은 달려갑니다.



오오, 다음정거장이 북천인가?

는 훼이크고 그냥 북천으로 통한다, 뭐 그런 정도의 이야깁니다... 북천은 아직 한시간 이상 걸어가야 합니다...

이 시골마을 사람도 없는 정거장 벽의 깨알같은 낙서는 한민족의 문필스러운 기상을 잘 보여줍니다.



건널목은 언제봐도 짠 합니다.



드디어 하동이 가시권에 들어옵니다. 출발지가 여기라면 하동까지 걸어갈 수도 있겠지만, 이미 저만큼을 걸어온 참이니, 자제합니다. 아마 걸어서 하동까지 갔다면 이날 중으로 못들어갔겠지요.



열차를 타고 가면야 시원하고 편하겠죠. 이날 밤에 열차의 위대함을 충분히 느끼게 됩니다.



노견으로 걸으면 안전도 안전이지만 운전자들이 싫어하니 축대위로 걸어갑니다. 사실, 차들이 알아서 피하기 때문에 그다지 위험하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았습니다만... 차를 위협적으로 느끼면 느낄수록, 이러한 도보여행은 오히려 위험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들이대도 안되지만... 차가 온다해도 기죽지 않고 최대한 노견으로 비껴서서 걸어가려 하면서 표정은 꿀리지 않게 짓는것, 차도로 도보여행할 때 포인트가 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경운기 타고 가는 정겨운 할매할배의 뒤에 철길이 깔려있으니 분위기가 더 사는거 같지 않습니까~ 철도는 추억입니다.



길 가의 깨끗한 마을이 눈길을 끕니다. 슬레이트 지붕에 함석판으로 처마를 덧댄 옆으로 깨끗하게 새로 칠한 벽이 나란히 서 있는게 서로 어울리지 않을 듯 하면서도 꽤나 조화롭지 싶네요.



돌담으로 쌓은 축대에 수풀이 넝쿨져 있고, 그 위에는 저런 집이 있으니 골목골목 예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전통적? 이랄 수는 없는 모습이지만, 굳이 전통적이지 않아도 멋스러움은 얼마든지 낼 수 있음을 그 모습으로 웅변하는듯 하네요. 저런 모습에 세월의 더께가 얹히면 더더욱 풍취가 더 하겠죠.



전에 속도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걸어서 길을 가노라면 주변의 풍광이 싫어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걸음의 속도일 때에야 이런 모습들이 제대로 눈에 들어올 수 있는 것이겠죠. 할 수 있다면 3천리 강산 이곳저곳을 걸어서 돌아다녀보고 싶습니다. 다른 나라들도 다녀볼 수 있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구요.

이 여행은 기본적으로 철도를 좇은 여행이지만, 그 과정은 오히려 상당부분 걷기로 이뤄져있기에... 서두에서도 밝혔듯이, 그러한 모순이라면 모순인 부분 때문에 더더욱이나 특색있는 여행이 되었다, 자부합니다.

여행은 걸어야 제맛, 몸이 좀 고로워야 제맛이라고 새삼 생각하게 되었네요~



유수역 편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랬는데, 다행히 비가 올듯말듯 겐세이만 놓고 오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해는 넘어갔는데 비구름은 가시지 않아, 산속의 하늘은 더더욱 어둡습니다. 아직은 갈 길이 있는데, 마음이 조금은 급해집니다.



그래도 이래 느긋~하게 흐르는 개울을 보면 또한 멈추어 한번 바라보지 않을 수야 없지요~ 좀 더 여유있고 짐관리도 편했다면(가방이 좀...) 발한번 담가보고 싶기도 했더랬습니다.



길 한줄기, 하늘 한바닥에 숲으로 가득 채워진 모습. 뭐 계속 보신 분들이라면 이젠 식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쓰는놈의 표현이 식상한 것이겠지...--



화물열차가 쏜살같이 달려갑니다. 연출한것도 아닌데, 배경은 멀쩡히 찍혔는데 열차는 속도감이 느껴지게 찍혔네요. 제가 찍은 사진이지만 후루꾸인지라... 이런 사진은 어케 찍는건가여?



이 거대한 교각은 2번국도 확장공사의 현장입니다. 뭐니뭐니해도 네임드 국도인데 저같은 너마가 쭐래쭐래 걸어다닐만한 만만한 길로 두지야 않겠죠... 조만간 4차선 복선에 선형도 터널 다리 왕창 놔서 좍좍 달릴 수 있게 놓여집니다. 도로야, 신선이 깔린다고 구선이 무의미해지는게 아니니, 지금 제가 걷는 이 길은 나중에 또 와볼수도 있겠지요.

거대 구조물이란걸 보고 두근반세근반 한걸 보면 저도 어쩔수 없는 숫놈인가 봅니다. 중동 석유왕국왕자로 태어났으면 심시티좀 했을지도?
내 안의 마초성이 눈뜨는 거의 유일한 순간이 이러한 거대구조물을 볼 때입니다. 제게는



이제 다시 아기자기한걸 좋아하는 척하는 선전활동을 계속해야겠죠~ 요론 개울은 뭐랄까... 누가 꾸며놓기라도 한 것처럼 오밀조밀하고 예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요 개울굽이의 작은 냇가는 정말... 잠자리채 하나들고 뛰어다니는 꼬마한넘 풀어놓고 드러누워 하늘보고 있으면 그 이상 바랄게 없을거 같다,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주니어에게 다락방을, 캠페인을 전에 했었는데, 주니어에게 자연을~ 느끼게 해 주는 멋진 부모님들 되세요. 저는 이니 틀렸...



눈에 뭐가 씌이면 다 이뻐보이는지, 저런 멋대가리 없는 철제다리도 제게는 잎허보입니다. 사실 저런 철골다리는 이제 보기 힘들어진지라, 꽤 귀한 모습이기도 하죠. 공구리 다리하고는 다른 맛이 있습니다.



짧은 사천에서의 여행을 마칩니다. 다음에는 삼천포를 향해, 제대로 사천을 누비리라 기약하며 하동으로 들어섭니다.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한갖진 시골마을인 북천이지만... 경전선 일대를 답사하노라면 이런 마을은 큰 마을이죠...^^ 그래도 골목구석들의 멋스러움은 역시 이곳저곳에 숨어있지만 말입니다.



이렇게?



저렇게?



확실히 북천이 비교적 큰 마을인게, 역전에 이런 상업지구(!)가 있는 것은 진주같은데 빼고는 정말 드물게 보이기 때문이네요...



드디어 북천역입니다. 역간을 걸어다닐때는 아무래도 차나 열차를 이용할 때보다는 사진이 많아서, 오는 과정이 길었네요. 그래도 나름 볼만한 모습들이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언덕위의 핑크빛 북천역. 들어올때는 마음대로지만 나갈때는 아니란다.



경전선의 역을 답사에서 18번째 보는 것인데... 역중에 관광명소를 노리고 꾸며진 역은 사실상 처음본다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북천역의 테마는 코스모스에요. 가을에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핀다긔. 그래서 북천 코스모스역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가을에 코스모스가 열릴때 다시 올 것을 다짐합니다.



오오... 북천역의 대한통운 사무소는 일을 하나봅니다...



ㅤㅇㅖㅍ흔 북천역에



어서오세요.



사진이 좀 흔들렸지만... 역 내부의 모습입니다. 북천역은 역무원이 있습니다. 이 얼마만의 역무원이 있는 역인가... 진주에서 하동 사이에 역무원이 있는 역은 북천역이 유일합니다. 폐역 포함 내동 유수 완사 다솔사 양보 횡천은 전부 역무원이 없습니다. 횡천역 같은 곳은 명예역장이 있었긴 합니다만...



저는 김연아를 좋아하지 않지만... 제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김연아 사진입니다. 잎흐긔~



승강장으로 들어섭니다. 지금은 회색이지만 가을이 오면 역사만큼 핑크빛일 겁니다. 애인하고 부인하고 같이 오세요. 핑크가 깊어지거나 메말랐던 핑크가 살아날 듯. 핑크핑크~



역무원도 있고, 역사도 따로 있어서인지, 대기실은 없습니다. 반성같은 큰 역에는 있지만, 여기는 1인근무하는 작은 역이니... 승강장에 아무것도 없는 모습이 오히려 생경하군요.



어허, 아무것도 없다니! 내가 있거늘! 하고 무게잡는다기엔 너무 하늘하늘한 행선판... 북천역이 나름 코스모스 명소가 된데에는 이렇게 역무원분들의 많은 노력이 있었다고 합니다. 다솔사역이 행선판에 표시되어 있어 더욱 반가운 북천역의 심장입니다.



너의 엉덩이를 여기에 대고 문대렴, 하고 관능적으로 유혹하는 의자. 유혹에 말려들진 않았습니다만~



이게 아무래도 제가 분위기를 잘 타는거 같은데... 북천역은 나름 화사하다보니 멘트도 쩜 장난스럽고 그런거 같네요. 뭐, 그래도 사진에서 무언가를 느낄지는 보는 여러분의 몫이지만요~



맑은 하늘, 꽃이 만발한 북천역은 어떤 모습일까, 그 모습을 보러 올 날을 기대하면서 이제 북천역을 떠납니다.



아담한 언덕위에 있어 더욱 정겨운 북천역.

이제 6월 26일 마지막 행선지 양보역을 향합니다. 26일의 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게시물은 (ZDR) 중인배님에 의해 2012-08-07 09:01:30 불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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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나콘 ▦드러븐세상 12-07-26 21:42
 143.♡.♡.4  
북천역 코스모스 장식이 인상적이네여
코스모스 철에 가봐야겠네요
     
퍼스나콘 앙겔루스노부스 12-07-26 21:55
 219.♡.♡.57  
애인님하 손잡고 꼭 가세여~
퍼스나콘 TldTld 12-07-26 22:01
 60.♡.♡.18  
선추천~ 오늘은 졸료서 제대로 감상을 할 수가 읎네연. 아침에 일어나 찬찬히 보겠습믜다~
     
퍼스나콘 앙겔루스노부스 12-07-26 22:03
 219.♡.♡.57  
좋은 꿈 꾸시라능~
뫼르소해변 12-07-26 22:01
 121.♡.♡.3  
핑크 역은 첨보네요 ㅎㅎㅎ
배경과 움직이는 피사체를 동시에 정지 상태로 잡을려면 셔터스피드가 확보되야 할텐데
메뉴얼 모드에서 스피드가 확보되는 카메라든가 해야할 듯한데요
자세한 건 다음분께서...
     
퍼스나콘 앙겔루스노부스 12-07-26 22:03
 219.♡.♡.57  
싸구려 똑딱인데 어쩌다 저런 사진이 용케 찍힌단 말이죠. 뭐 그렇다고 사진찍는 법을 공부까지 할 생각은 ㅤㅇㅡㅄ지만서두...
퍼스나콘 [아이유]깊은슬픔 12-07-26 22:06
 121.♡.♡.168  
어렸을 때는 코스모스 참 많이 봤는데 요즘은 보기 힘들다능 +_+

잘 봤습니당 +_+
     
퍼스나콘 앙겔루스노부스 12-07-26 22:06
 219.♡.♡.57  
벚꽃때문에 도시에선 많이 밀려난거 같기도 하고... 그래도 시골가면 아직 곧잘 볼 수 있는거 같아요~
     
뫼르소해변 12-07-26 22:08
 121.♡.♡.3  
한강변과 그 지천엔 벌써부터 코스모스가 고개를 디밀고 있어요... 계절감각이 마이 없어졌어요
퍼스나콘 자라자라 12-07-26 22:09
 121.♡.♡.101  
핑크역이 참 신선하네요.
     
퍼스나콘 앙겔루스노부스 12-07-26 22:36
 219.♡.♡.57  
가벼운 발상의 전환으로 쏠쏠한 명소가 된 셈이지 시프요~
퍼스나콘 -_-)/ 12-07-26 22:27
 121.♡.♡.57  
똑딱이어도 Av 나 Tv ..M 모드가 있을텐데, 이런애들을 고른다음에

셔터스피드를 좀 길게 주시면 움직이는 물체가 잔상이남게(?) 찍힙니다
반대로 셔터스피드를 매우 짧게 가져가면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도 순간포착이 되지용
     
퍼스나콘 앙겔루스노부스 12-07-26 22:36
 219.♡.♡.57  
오 샷다스피드~ 한번 뒤적거려봐야겠네요~
멍멍 12-07-27 08:27
 210.♡.♡.37  
오늘도 잘 봤어여!! 재밌다능. 핑크핑크 ㅋㅋㅋㅋ
코스모스 제일 좋아하는 꽃이에요. 예전에는 길 가다 보면 잡초있는 자리에 잔뜩 피어있곤 했는데.
최근 도시엔 잡초가 있을만한 자리가 없으니;;;;;
북천역 기억해둬야 겠어여.

좋은 글, 사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퍼스나콘 앙겔루스노부스 12-07-27 15:28
 219.♡.♡.57  
전에는 서울에서도 간혹 코스모스를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정말 한갖진 곳 아니면 보기 힘들어졌죠. 좀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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