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논어 여행 (3)-난 논어와 공자를 이렇게 읽겠다.
- 작성일
- 11-07-15 11:24
여섯번째로는 성리학적 논어 독해에 관해 이야기해야겠네요. 안할 수가 없지요, 논어를 이야기 하는데 ^^
주희집주라고 있습니다, 주자라 불리우는 주희가 주석하고 해석한 논어. 이게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논어를 보는데 있어서 정답과 스탠다드였는데, 앞에서도 말했지만 논어를 어떻게 읽느냐 공자를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에서 어떤 정답이란 있을 수 없다고 보기에 주희집주, 주희가 해석한 논어에서 얽매이지 않은채 공자와 논어를 읽으려고 합니다, 주희와 다르게 해석하고 생각했다고 사문난적하면서 잡아들이던 시대도 아니고 뭐 어때요 ^^ 그리고 때론 주희 해석의 잘못된 점도 좀 지적하려고 하구요.
공자 사상의 핵심은 仁이지요, 그런데 주희는 이것은 어떤 심리적 실체 내지 전 우주를 아우르는 원리로 보고 있는데 무엇보다 주희식 관점은 공자의 仁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적지 않게 방해가 됩니다. 그렇다고 주희식 견해가 틀렸다고 볼 수 없죠. 사실 주희 아니고도 많은 유학자들이 공자의 仁을 자기 나름대로 말했고 철저히 유학은 동어 반복의 역사와는 거리가 멀었는데 당대의 시대적 상황과 수요나 각자의 문제의식에 맞게 공자와 공자의 仁을 해석한건데 공자의 원의와 다르다고 틀렸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자 어쨋든 주희의 仁은 공자의 仁과 다릅니다, 문제는 우리가 주희식 논어 독해에 익숙해져왔기에 이것에 어떤 걸림돌이고 그래서 넘어서야 하지 않을까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주희가 어떻게 해석을 했는지 적지 않게 언급을 할거 같은데 말씀 드렸듯이 자유롭게 논어를 읽고 해석할 것이기에 하나의 견해 내지 해석으로 소개를 할 것입니다.
참고로 정말 논어 공부를 밀도 있게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논어집주를 읽어보시는게 좋습니다. 반드시요.
어쨋든 우리가 논어를 이해해왔던 하나의 표준적인 틀이었고
또 주희를 좋아하고 긍정하는 분들은 말할 것도 없겠거니와
주희가 싫다, 다르게 말해 주희를 극복하고 넘어서겠다고 생각하시면 더더욱 주희의 논어에 대해서 알아야지 않겠습니까
참고 서적으로는 전통문화 연구회가 펴내고 성백효선생님이 쓰시는 논어집주, 그리고 최근에 발간된 박성규 선생님의 논어집주, 부제 주희와 제자들의 토론이란 책을 권해 드립니다.
난 논어와 공자를 이렇게 읽어보겠다, 일곱번째 이야기네요.
논 어는 학이편에서 요왈편까지 총 20편, 499여장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20편은 모두 해당 편의 첫 두 글자를 따서 제목을 삼았습닌다. 제1학이편은 학이시습지로 시작하는 첫편의 두글자를 제목, 편명으로 4편 리인장은 리인위미택불처인으로 시작하는데 맨 앞 두글자를 제목, 편명으로 삼았죠. 그렇기에 제목은 해당편의 주제를 말해주지 않습니다, 위정과 학이편 제외하고는 제목만 듣고 해당편의 내용과 주제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각 편에 모인 장들은 어떤 하나의 주제 하에 모였다는 느낌을 강하게 주지 않고 또 어떤 주제가 있다고 전제한 상태에서 한 편에 모인 장들을 유기적으로 읽어보려는 시도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 리고 또 기존의 논어 독해에서는 499여장들을 다소 따로 분리해서 읽는 경향이 있었고 하나 하나의 장들을 연관 시켜서 꿰어서 읽는 유기적 독해가 많지 않았고 그것이 약했습니다, 각 편마다 어떤 주제를 찾아보고 또 각 장들을 유기적으로 묶어서 읽는 독해가 있어야더 재밌게 논어를 읽고 논어 독해에서 체계와 깊이, 밀도를 갖추지 않겠어요? 그래서 저는 각편마다 주제를 찾아보고 주제가 없으면 해당편의 분위기라도 좀 보고 가령 헌문과 미자편은 도가적 사상의 침투 내지 공자 자신의 심적인 흔들림이라는 주제 내지 분위기가 보이는데 그렇게요. 499장이라는 구슬을 최대한 잘 꿰어서 보배로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기존에 이런 독해가 없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약했다는거지요. 하지만 저는 강하게 또 내실 있게 해보겠습니다.
여 덟번째 한문 원문을 참고하겠습니다. 한문에 약하신 분들이 많겠지만 원문 자체를 안보고 갈 수는 없을거 같네요, 또 원문을 봐야 공자의 진의 내지 원의를 파악하고 또 여러분들 나름의 논어 읽기가 가능해질거라고 생각하기에 논어 원문을 끌어오겠습니다, 하지만 너무 겁먹지 마시길, 최대한 잘 읽고 보실 수 있게 노력해보겠습니다.
마 지막으로 전 성인으로 공자를 보고 독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혀두고 싶습니다, 그 스스로 성인이라고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고 제자들을 단순히 제자가 아닌 자신의 도반이 되길 원했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성인이라고 해도 성인이전에 사람이고 그의 사람냄새를 맡어야 그의 사상의 고갱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고요. 저는 공자를 선생님 내지 스승으로 생각하고 논어를 읽어가겠습니다.
아 그리고 진짜 마지막인데 공자의 아픔을 많이 이해해보려는 독해를 하려고 합니다. 위에서 말한대로 공자는 사람이었습니다, 아픔이 왜 없었겠습니까? 더구나 평생 인정 받지 못해 취직도 못하고 조롱도 받고 한때 상가집 개꼴로 떠돈 공자가 가진 아픔과 슬픔 굉장히 컸겠죠. 어린 시절 불우한 환경에서 온 아픔과 슬픔도 있었을테고요. 그런데 단순히 아픔과 슬픔 그 자체만을 보기 위해 그것을 보려는 것이 아닙니다, 공자를 밀도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지요.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하는데 무엇이 그렇게 공자를 아프게했기에 공자를 성숙하게 했고 세상의 이면을 보게 했는지 살펴봐야지 않겠습니까. 그래야 공자라는 사상가를 만든 것이 무엇이었는지 그의 문제의식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겠죠.
사 실 공자 아니고도 당시에 묵자 내지 장자, 한비자등 제자백가 사상가들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그들의 아픔이 무엇이었는지 살펴보고 헤아려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텍스트에 직접 또는 구체적으로 길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읽어볼 수록 그것이 강하게 드러나고 그들의 슬픔을 공감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들 사상의 핵심에 다가게 되고요, 이렇게 공자의 슬픔과 아픔에 다가가고 접근해보는 논어 독해를 해보려고 합니다, '남의 속도 모르고' 식의 독해는 하지 않겠습니다. 사람 속을 그것도 우리가 시공이 멀리 떨어진 사람의 속을 어찌 알겠냐만은 최대한 그의 아픔과 슬픔을 이해하려고 해보자는겁니다. 이상입니다 ^^
[이 게시물은 [KS]뚜기뚜기 꼴뚜기님에 의해 2011-07-16 21:45:14 불펜에서 복사 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