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L] 대체 푸홀스 계약의 걸림돌이 무엇이길래?
- 작성일
- 11-01-18 16:15
[푸홀스]
1. 나는 점잖게 언플 않겠다. 구단은 하려면 해라. -> 이미 맘 상했음
2. 스캠 전이 데드라인이다. -> 완전 맘 상했음
3. 에이로드 머니다. 대우 좀 해달라. -> 삐치기 일보 직전임
[카즈]
1. 우리는 10년 계약 그딴 거 즐때 음따 -> 미쳤음
2. 연평균이라면 30M을 줘도 좋으니 7년이 좋겠다 -> 돌았음
3. 에이로드 실패사례를 봐라 -> 이혼 수순?
제가 보기에 카즈가 너무 무리한 태도를 취하는 듯 합니다. 이왕 안 된다 하더라도 푸홀스는 최고의 예우를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고작 몇달 기여하고도 극상의 예우를 텍사스로부터 받았던 리에 비교하면 현재의 언플은 거의 문전박대 수준입니다.
저는 푸홀스에게 몇년이 되었던 출장경기수 베스팅을 달아서 몇차례건 연장되는 종신계약을 맺어야 한다 쪽입니다. 그 정도는 아니라 해도 한해 한해가 곧 올타임 기록이 될 선수를 이리 대하는 것은 말이 안될 노릇이지요.
그러면 카즈 경영진들은 왜 이따구 머저리 짓을 할까? 이 점은 리스크 측면에서 잠시 풀어봅시다.
리스크에 대처하는 우리의 방식은 대개 몇가지로 나뉩니다.
1. 리스크 회피 : 아예 리스크를 없앱니다. 그러나 기회도 동시에 사라집니다. 즉 깔끔하게 잉여와 바이바이
2. 리스크 경감 : 리스크 경감대책을 실행시킵니다. 고액계약에 따른 보험 가입 등이 여기에 속하는 방식입니다.
3. 리스크 관리 : 리스크 예비비를 준비하고 리스크 자체를 리스팅하고 상시 관리하는 방식입니다. 탬파베이 등 내부경영수준이 뛰어난 팀들의 방식입니다.
4. 리스크 지연 : 미봉책이지만 장기 재무계획 차원에서는 효과가 큽니다. 거액 디퍼 등이 이런 방식입니다.
그러면 리스크를 어떻게 예측할까요?
우선 식별이 가장 중요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눈 앞에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어야 하기에 소위 리스크 관리는 한국처럼 하면 된다 주의에 물든 사회에서는 "겁쟁이들이나 하는 짓"으로 취급받습니다. 우려를 생생하게 잘 할수록 리스크 관리를 잘할 확률이 높습니다.
두 회사 사장이 만났습니다. A사장은 자기네 회사 직원 세명에 대해 불만이 가득했습니다. X라는 직원은 늘 남의 일에 참견하고 지적만 합니다. Y라는 직원은 늘 온 시내를 나돌아 다니고 자리에 앉아있질 않습니다. Z라는 직원은 아직 하지도 않은 일에 대한 걱정과 부정적 의견으로 가득차 있어 사람들을 맥빠지게 만듭니다. 이 얘길 들은 B사장은 그 셋을 해고하면 자기네 회사에서 받아주겠다고 합니다. 트레이드(?)는 이루어졌고 1년 뒤, X는 B회사의 품질관리 책임자가 되어 결함률을 혁신적으로 낮추었고 Y는 영업임원이 되어 놀라운 실적을 가져왔습니다. Z는 예상하신대로 보안 책임자와 리스크 관리자가 되어 회사의 지속경영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카즈는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보자면 뭔가 충분히 그럴 법한 이유가 있는 행동을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리스크를 계측해보도록 합시다.
* 리스크의 정량적 규모 = 리스크 발생시 피해액 x 리스크 전이 확률(%)
리스크 전이란 우려하던 일이 실제 발생하는 임계를 의미합니다.
계산을 쉽게 하기 위해 푸홀스의 연평균 적정가를 30M로 보고 매년 동일한 금액을 받는다고 가정합시다.
이 경우 카즈는 7년까지는 괜찮다는 판단을 했는데 즉 이 시점까지의 리스크 전이 확률, 쉽게 말해 잉여가 부상으로 먹튀한다거나 노쇄화로 기량 저하한다거나 하는 일이 발생할 확률이 구단이 감당 가능한 리스크 예비비의 규모를 넘어서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산업별 기업별 리스크 예비비 비율은 천차만별입니다. 한 순간 근육이 뚝 하면 시즌이 날아가는 프로스포츠 산업에서는 당연히 리스크 예비비 비율도 먼데인한 산업들보다 훨씬 크게 잡아야 할 듯 합니다. 대개의 시장이 성숙된 산업에서 기업들은 예비비로 3~5% 정도를 잡습니다. 그러면 이를 최대치의 2배로 잡아 메이저리그 구단의 선수 영입에 따른 리스크 예비비를 계약 총액의 10%라고 잡기로 하죠.
그렇다면 공식에 따라 당연히 리스크 전이 확률 또한 10% 미만일 때 이 계약이 안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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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7 |
8 |
9 |
10 |
계약기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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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기간 |
1 |
46% |
58% |
81% |
100% |
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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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29% |
36% |
50% |
71% |
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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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19% |
24% |
34% |
47% |
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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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9% |
11% |
15% |
22% |
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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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6% |
8% |
11% |
16% |
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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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2% |
3% |
4% |
6% |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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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7 |
8 |
9 |
10 |
계약기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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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기간 |
1 |
14 |
17 |
24 |
30 |
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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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17 |
22 |
30 |
42 |
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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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17 |
22 |
30 |
42 |
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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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11 |
13 |
18 |
26 |
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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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10 |
12 |
17 |
24 |
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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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4 |
5 |
8 |
11 |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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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 경영진들의 머리속을 제가 들여다 볼 수는 없지만 대략 저런 표를 머리 속에 가지고 있지 않나 느낌을 받습니다.
윗 표는 리스크의 전이 확률입니다. 즉 계약기간이 7년일 때 1년간 먹튀할 확률은 무려 58%이고 6년간 먹튀할 확률은 3%라고 보는 거죠. 이것을 아래 표의 리스크 손실비용으로 환산하며 (단위는 M$) 7년 계약일 때 최대 22M 손해를 보므로 10.4%의 리스크 예비비가 필요하다는 뜻이 됩니다.
그런데 8년 계약을 맺으면 그 비율이 12.5%, 9년 계약은 15.5%, 10년 계약은 19.7%로 급격히 올라갑니다. 이미 앞서 임의로 정한 산업평균 리스크 예비비 10%를 한참 넘어서 "위험한 계약"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굳이 억측을 넣어 설명해보고자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렇게 정성적이나마 수치화를 시켜놓고 보면 우리 서로가 각기 얼마나 합리적인, 또는 비합리적인 망상을 가지는가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로소 대화가 이루어지는 거죠.
제가 푸홀스의 에이전트라면 이렇게 물어보겠습니다.
당신들이 푸홀스에게 9년 계약을 안겨준다면 3년을 날리게 될 확률이 무려 절반이란 건가요? 9년 계약을 하자마자 1.5년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시는군요.
좋습니다. 그런 우려는 충분히 합당한 것입니다. 그러면 7.5년에 270M 계약을 하는 셈이니 연평균 36M이군요. 대략 제이슨 워스의 두배, 티렉스의 1.5배로군요. 푸홀스가 제이슨 워스 두명 또는 티렉스 1.5명의 값어치가 있는가 없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어떤가요?
이번 계약을 통해 앞으로 영원한 세인트루이스맨이 되어 푸홀스가 도루를 제외한 공격부문 올타임 레코드를 모두 깬다는 멋진 기대효과는 그냥 덤입니다. 거저라구요!
아, 사인은 계약서 아래 왼쪽에 하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