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진화’ 커브까지 좋아졌다
- 작성일
- 14-03-31 20:53
류현진(27·LA 다저스)은 평균 140㎞ 중후반대의 묵직한 직구와 우타자를 상대로 서클체인지업, 좌타자를 상대로 슬라이더라는 완성도 높은 구종으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성공시대를 열었다. 그 3가지 구종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커브까지 추가해 2년차 메이저리그 투구를 빛내고 있다.
31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와 ESPN 등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큰 관심 속에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미국 본토 개막전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7이닝 동안 7개의 삼진을 잡아내면서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괴물’의 진화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은 효과적으로 잘 던졌다. 패스트볼도 좋았고, 슬라이더와 커브는 더 좋아졌다”고 평했다. 이날 류현진이 삼진 7개를 잡은 결정구는 직구 3개, 슬라이더 2개, 체인지업과 커브가 각 1개였다. 자신이 던질 수 있는 모든 구종을 활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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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다저스 류현진 |
류현진은 커브(13개)로 돌파구를 만들었다. 팬그래프닷컴이 분석한 2013년 류현진의 구종별 구사율은 직구 54.2%, 체인지업 22.3%, 슬라이더 13.9%, 커브 9.5%다. 올해 커브 구사율이 지난해에 비해 5.3%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국내무대에서 쏠쏠하게 사용했던 커브지만 지난해에는 공인구 적응 문제 때문에 ‘미끼’ 정도로만 썼다. 그러나 데뷔 시즌에 구종 다양화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 류현진은 커브를 집중 연마하며 올해 실전화했다.
결정구로 사용한 커브는 위력적이었다. 이날 샌디에이고 타자들은 류현진이 던진 커브에 당황하며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두차례 내야땅볼이 있었을 뿐 제대로 맞아나간 타구가 없었다. 커브에 시선을 빼앗기면서 직구-체인지업-슬라이더에 대한 대처가 늦어졌다.
류현진은 6회말 체이스 헤들리를 상대로 116㎞짜리 커브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결정구로 121㎞의 낙차 큰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기도 했다.
손혁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커브가 좋아 체인지업의 위력을 가렸다. 작년에는 빠지는 커브가 많았는데 오늘 보니 구속에 변화를 줄 정도로 자신감이 생겼다”며 “슬라이더-체인지업 패턴을 생각하던 샌디에이고 타자들에 혼선을 주면서 경기를 쉽게 풀어낼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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