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 개조전문가
- 작성일
- 13-11-01 10:31
머니볼로 뜬 빌리빈 단장의 명성은 심각한 추락을 겪고 있었습니다.
2006년 93승을 거둔 이후, 5년간 플옵진출은 커녕 5할이하의 승율을 거두며 (76승-75-75-81-74) 끝이 보이지 않는 리빌딩 상황이었죠.
하지만 2012년 94승을 거두며 기적같은 반전을 일으킵니다.
세스페데스 영입과 보스턴과의 트레이드 성공(조쉬 레딕) 이 영향을 주긴 했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타팀에 비해 전력보강에 많은 돈을 쓴것도 아니었고 여전히 빅네임 플레이어는 몇 되지 않았죠.
선수와 코칭스탭 사이에선 2012년 오클랜드의 기적에 배후 인물로 의외의 인물이 거론됩니다.
바로 플레툰 플레이어 쟈니 곰즈!
그가 오클랜드의 젊은선수들 사이에서 엄청난 카리스마와 리더쉽을 발휘하며 으샤으샤 분위기를 만들어냈다는 소문이 돌죠.
2011년 9월의 대몰락과 2012년 양주사태를 겪으며 팀 케미스트리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은 보스턴의 벤 세링턴 단장은 그 소문을 듣고 솔깃합니다.
'혹시 우리도?'
아무튼 클럽하우스내에 저런 타입의 선수가 하나쯤 있으면 도움이 되겠다는 판단하에 FA 시장이 열리자 마자 접촉하여 계약을 하죠.
보통 플레툰 플레이어들은 주전급 선수들이 계약한후 한참 지나 아주 적은 금액에 계약을 하는데,
윈터미팅이 열리기도 한참전 11월하순에 무려 2년 10밀로 계약을 합니다.
당시 반응은...
'세링턴 당최 무슨 생각이냐? 수비,주루 못하고 오직 좌투상대로만 쓸모있는 플레툰 우타자+좌익수에게 뭘 그리 많은 돈을 주는데?
해밀턴은 너무 비싸서 못데려온다 쳐도 아직 시장에 쓸만한 코너외야수가 널려있는데 재를 비싸게 미리 데려와 어쩌쟈는 거야?
다른 선수들 영입시도해 보다 안되면 데려올 플랜 C 급 선수이구만... 에구....'
일반적으로 팀리더가 되기 위해선 리더쉽뿐 아니라 실력도 받혀줘야 하는데,
쟈니 곰즈는 저니맨 벤치플레이어 주제에 조폭을 연상시키는 '무시무시한 덩치+인상+턱수염+문신'으로 단숨에 보컬리더의 자리를 차지합니다.
오티즈 있지 않느냐고 할수 있지만, 오티즈는 상대투수에게 겁을 주려고 종종 인상만 쓰지 실상 싸움은 못하죠.
쟈니 곰즈는 생긴것만큼이나 파워풀하면서 으샤으샤 분위기를 연출해 내는데,
수비할땐 교묘히 호수비로 보이는 허슬플레이 (실상은 타구판단 미스), 특히 그린몬스터를 겁내지 않고 몸으로 쿵 부딪히는건 압권이죠.
영리하면서 적극적인 주루 (월시 6차전에서 태그를 피하는 슬라이딩으로 아슬아슬하게 홈에서 세잎된게 쟈니곰즈죠)
곰같이 생겼지만 여우같이 영리하고
막나갈듯 보이지만 그와는 정반대로 야구의 기초와 작은 것들 하나하나를 중시하며
개인보다는 팀을 외치며 클럽하우스 분위기를 바꾸어 갑니다.
'너, 경기 똑바로 안하면 죽어.' '개인이 중요해? 항상 팀이 먼저야.'
올시즌 보스턴의 상징이 된 '보스털이나 보스턴 스트롱'이 모두 쟈니 곰즈가 주도해 만들어 진 것들이죠.
그리고 양주사태로 개박살난 69승팀을 97승으로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애초에 팀 프런트에서 분석한 객관적인 전력이 86~87승 정도였으니 10승은 훌륭한 팀 케미 덕분에 올린셈이죠.
그중 절반정도는 쟈니 곰즈의 몫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존 패럴감독은 쟈니곰즈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사랑을 보여줍니다.
우투상대로는 오티즈 다음가는 타자라는 다니엘 나바를 벤치에 앉혀두고 곰즈를 계속 주전으로 투입하죠.
객관적인 걸로 설명이 불가능한 것이라 존 패럴은 자신만의 촉 (gut) 으로 결정한거라며 감독의 재량으로 인정해 달라고 합니다.
굳이 설명하자면 나바의 뛰어난 방망이 보다는 곰즈의 에너지와 리더쉽이 큰경기에서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죠.
실력이 떨어지는 곰즈는 허접한 성적을 거둡니다만, 그가 선발출전한 경기에서 10승 1패라는 무시무시한 결과가 나옵니다.
토테미즘 신봉자 존 패럴의 (곰)부적이 바로 쟈니 곰즈죠.
자, 이제 새로운 머니볼은 클럽하우스 가이를 모으는 걸까요?
참고로 빌리빈은 작년에 특급 백업포수의 기여도가 시장에서 지불해야 할 금액보다 훨 크다고 역설했는데요.
이 주장을 실제로 가장 잘 적용한 단장도 벤 세링턴입니다.
지난 오프시즌 특급 백업포수 데이빗 로스를 영입해 포스트시즌에서 톡톡한 효과를 보았죠.
살티의 헛짓거리로 위기에 처했을때 그가 투입되어 실점을 최소화 하며 (1점-2-1) 3연승을 이끌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