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푸홀스가 왤케 길길 대나 싶었는데... 흠좀무네요.

제가 이 녀석 비리비리할 때 "뭔가 집안에 우환있는 사람같다"고 했었는데 그 뭔가 찜찜하던 표정이 결국 팀과의 문제였네요.

따지고 보면 복잡하겠지만 모든 복잡한 인간관계는 사실 매우 심플합니다. 저는 할군과 하군의 계약 때문이라고 심플하게 정의해 봅니다.

사실 할군의 계약까지는 푸홀스에게 약간 두근하긴 해도 그가 원하던 세인트루이스에서의 아름다운 커리어 마감과 역사에 길이 남을 레전드로서의 미래 같은 것에 오히려 플러스면 플러스지, 나쁘지 않다고 느꼈을 겁니다.

그런데 하군이 그 무지막지한 계약을 하면서 세간에서 말이 많아지고 바비 콕스마저 푸홀스는 5천만 불짜리 선수다 드립을 치질 않나...

인간이 참 허약한 존재인 것이... 이쯤되고보니 마음이 뒤숭숭해지는 거겠죠.

아마도 푸홀스는 할군 계약 당시만 해도 자신은 에이로드 수준이나 또는 그보다 약간 상회하는 정도의 금액에서 은퇴까지의 계약을 맺길 기대했을 겁니다. 상당히 소속 프랜차이즈에 대한 충성도가 강한 선수인데다 함부로 천박하게 몇백만불 따위의 돈푼으로 명예를 더럽힐 생각 따윈 없는 녀석이니까요.

어쩌면 한술 더떠 이 충성스러운 세인트루이스의 별은 자신의 가치를 약쟁이보다 더 낮은 수준에서 디스카운트할 생각도 있었을 겁니다. 시장과 팀 재정을 고려해 "좀 더 받는" 것보다 "훨씬 마음 편한" 쪽이 더 좋을 테니까요. 아마 마지노선을 하군의 그 평균금액 정도로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하군이 무려무려 무지막지한, 다시금 돌이켜보아 납득이 어려운 그 계약을 해내면서 처음엔 "그러냐?"하던 푸홀스의 시큰둥한 반응이 더 이상 시크하게만 있기엔 무리가 되어버렸습니다. 10년은 계약을 하게 될텐데 연평균 25M과 30M, 35M, 또는 그 이상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총액 기준으로 1천만 불 정도의 디스카운트라면 얼마든지 해줄 용의가 있었겠지만 시장 단가 자체가 달라져버린 이상 그도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구단이 그런 돈을 준비해 줄 요량도 없는데다 문득 하군의 그 계약을 바람넣은 요인 중에 할군의 계약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곤 이내 세간에 떠돌던 '포스트 푸홀스를 할로 대체한다'는 음모론적 시나리오마저 신빙성있게 들리기 시작합니다.

이리 시름이 깊은 와중에 팀과의 작은 마찰들이 쌓이고 자꾸만 내가 그간 봉사한 시간들은 무엇인가라며 마음이 싱숭생숭해졌겠죠.

사실 팀에 굳이 연연하지 않는다면 이런 경우 선수의 마음을 다잡아줄 방법은 간단합니다. "일단 시즌을 잘 마치고 보자"

그러나 이 발전 없는 녀석은 멘탈마저도 여리네요. 허허허... 이제사 네가 그 무식한 스윙질로 뽀사버린 릿지같은 투수들의 멘털리티의 응분의 보복을 당하는겨.... 어지간히 여러 인생 작살을 냈어야지




이로써 시장은 격랑이 일고 푸홀스는 떠밀리듯 비바람 속으로 나서며 카즈는 냉담하고 하염없는 언플들이 오가며 심장의 스크래치만 늘어간다.

폭풍우치는 파도 속에 내던져진 이 가녀린 잉여의 운명은 어찌될 것인가!

모두의 아픔과 사연을 뒤로 한 채 시대는 차곡차곡 FA시점을 향해 달려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