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비록 대부분 대수비로 나왔다가 돌아온 띄엄띄엄한 기회였다고는 하지만 올 시즌 서른 다섯 번의 기회에서 달랑 다섯 개의 안타를 때려냈을 뿐인 선수를 선발라인업에 올리는 것도 감독으로서는 차마 못할 짓이다. '수비만 잘 하는 선수'에게는 종종 붙는 '반쪽짜리'라는 별명이 '공격만 잘 하는 선수'에게는 어지간해서는 붙여지지 않는다는 점만 보더라도, 분명 공격력은 야구선수에게 요구되는 능력치의 절반 이상이기 때문이다. 이승화는 극단적인 반쪽짜리다. 타구판단능력과 빠른 발과 정확한 송구능력까지 모든 것을 겸비한 최고의 외야수 중 한 명으로 꼽혀왔지만 통산타율은 2할3푼대에 불과한 데다가 장타율은 3할에 간신히 턱걸이하며 통산홈런이 다섯 개에 불과한 똑딱이타자이면서도 타석당, 혹은 4사구대비 삼진을 당하는 비율은 이대호나 강민호 보다도 훨씬 높은 '막눈'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프로야구사에서 '반쪽짜리 선수'의 사례를 찾자면 얼마든지 찾아지겠지만, 올 시즌의 롯데 자이언츠만큼 공수의 불균형이 뚜렷한 팀에서 그런 선수의 이름을 곱씹는 것은 더욱 아깝고도 안타까운 일이다. 하나같이 방망이만 들고 설쳐대는 선수들. 그 와중에 돌연변이처럼 반대편 극단에 선 채 글러브만 만지작거리고 있는 이승화. 그런 이승화가 벌써 프로무대에 들어선지 10년째를 맞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다시 한 번 한숨을 토하게 되는 이들이 많다. 그의 초등학교 동기생인 이대호가 이미 확실한 팀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채 'FA대박'을 향한 초읽기를 하고 있고, 또한 추신수가 바다 건너 미국땅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메이저리그의 역사에 이름을 새겨넣고 있는 것과 비교하자면, 그의 이름은 아직도 '주전'이나 '기둥'보다는 '유망주'나 '잠재력'이라는 단어와 더 잘 어울린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빠른 발이 밑천인 선수에게 세월은 더 무서운 적이기 때문이다.  수비가 무너진 롯데에서 완벽한 수비를 자랑하는 이승화의 활약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롯데의 구세주는 이승화가 될 수도 있다. (사진=연합) 반쪽이 이승화, 희망은 없는가? 그렇다면 이승화에게 희망은 없는 것일까? 혹은 상대타선의 공격력보다도 김주찬과 손아섭의 수비력을 더 두려워하며 '이승화만 들어와준다면'을 주문처럼 외고 있는 자이언츠 팬들에게 희망이란 없는 것일까? 전반기 딱 두 달만 뛰면서 기록한, 그래서 규정타석을 채우지도 못한 기록인지라 신뢰도가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승화의 타격에 관한 유일한 희망의 근거라고 할 2007년도를 돌아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그 해 그는 개막 직후부터 주전 중견수 겸 1번 타자로 붙박이로 출전하면서 3할의 타율을 기록중이었고, 홈런은 한 개 뿐이었지만 3루타를 5개나 때려내며 충분히 위협적인 타자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부산 팬들의 압도적인 편애 덕분이긴 했지만 생애 처음 올스타로 선정되는 영광도 있었다. 물론 6월에 들어서자마자 손목 부상을 당하며 시즌을 접어야 했고, 치료를 마치고 돌아온 이듬해에는 기대를 완전히 짓밟으며 2할1푼대의 대수비전문요원으로 돌아가고 말았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 2007년, 이승화의 타격은 그 이후의 것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었다. 물론 엉망인 선구안이나 공이 날아오는 순간 한참이나 뒤로 돌아 들어갔다가 휘둘러 나오는 어수선한 방망이질은 별 차이가 없었다. 그는 타격에 관한 한 '타고난 재능'을 가지지 못한 데다 기본기도 잘 만들지 못한 선수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적어도 2007년 봄의 두 달 동안은, 그는 노리던 공이 들어오면 초구든 투스트라이크 상황에서든 자신있게 돌려대던 '적극성'을 가진 타자였던 것이다. 고르고 노리기보다는, 떨며 기다리는 타자 이승화는 삼진을 많이 당하는 타자다. 그리고 그는 단순히 삼진을 많이 당하는 것만이 아니라, 투수와 끈질기게 '싸우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타자다. 그는 103개의 4사구를 얻어냈던 지난 8시즌동안 무려 241개의 삼진을 당한 선수였다. 올 시즌에도 안타 5개와 몸에 맞는 공 1개를 얻는 동안 8개의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그 8번의 삼진 모두 5구 이내에 당한 것이며 세 번은 단 세 개의 공만 지켜보고 물러난 것이었다는 점이다. 그는 마음에 드는 공을 기다리기보다는 볼이 날아오기만을 기다리는 마음을 숨기지 못하며,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는 바짝 얼어붙어 '또 삼진을 당하면 어쩌나' 걱정하는 마음을 가리지 못한다. 사실 그는 올 시즌 35타석에서 단 한 번 밖에는 풀카운트까지 가보지 못했으며 역시 대부분 5구 이내에 물러나온 것이었다. '빠른 카운트에서 공격하기 때문'이 아니라 '치기를 두려워하는 소심함' 때문이다. 그는 상대하는 투수들의 마음을 가볍게 하고, 지켜보는 이들을 허탈하게 만드는 무언가를 가진 선수라는 이야기다. 3할을 쳤다는 2007년 역시 선구안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출루율은 3할대 중반에 그쳤고 진루타를 잘 쳐주는 타자도 못되었다는 점에서는 '영양가'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곤 했다. 하지만 삼진을 당하더라도 달려들어 골라내고 걷어내며 맞서다가 휘두르며 당하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차원이 달랐다. 그렇게 자신의 타순에서 나름의 힘을 다 해 싸우는 타자라면 타율이 1할대라 하더라도 지켜보아줄 지도자와 팬들이 있을 수 있다.  이승화가 주전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타석에서 상대투수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근성이 필요하다. (사진=연합) 우아함으로, 외야수비의 매력을 일깨우다 세상사가 다 그렇지만, 사실 노력만으로 넘어설 수 있는 장애물이란 그리 많지 않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밥먹고 야구만 하면서 대한민국 1%까지 치고 들어온 선수들의 무대인 프로야구에서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 점에서 이승화가 참고할 만한 모델은 이용규나 이종욱이 아니다. 그에게는 타격에서 그들의 정확성을 따라갈 만한 재능과 기본기는 없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팀 선배 공필성이나 김재걸, 혹은 김성갑이나 김종헌 같은 이들이 '지레 포기하지 않는 마음' 하나만으로 수많은 단점과 장애들을 넘어 야구사에 하나씩 획을 그었다는 점은 그의 좋은 지향점이 될 만 하다. 그들은 지극히 평범하거나 조금씩 모자란 조건을 가진 선수들이었고 실제로 타격성적은 초라하기 짝이 없었지만, 각자 근성 혹은 성실성을 무기로 기꺼이 싸워나감으로써 박수받으며 선수인생을 마무리한 이들이었기 때문이다. 요즘 롯데는 그 중요하다는 '센터라인'에 지뢰를 묻어둔 채 경기를 치러가고 있다. 중견수와 2루수, 유격수가 모두 정상적인 수비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상대를 맞고 있다. 좌익수와 3루수가 주는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다른 팀이 아닌 자기 팀 수비수들과 비교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는 그것 때문에 지기도 하지만 그것 때문에 이기기도 한다. 어설프게 이도저도 아닌 팀을 만드느니 확실한 강점으로써 확실한 약점을 메우기로 한 것이 로이스터 감독의 생각으로 보인다. 아무리 팀 수비진이 흔들린다고 한들 스스로 타석에서의 존재감을 만들지 못하는 반쪽짜리 선수가 라인업에 들어갈 수는 없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승화의 수비는 여유롭고도 우아하다. '짐승'이라 불리는 김강민의 격정적이고 화려한 수비, 혹은 '레이저 송구'라는 말이 제대로 만난 임자인 가르시아의 압도적인 송구가 감탄을 자아낸다면, 이승화의 수비는 미소를 머금게 한다. 먼저 반응하고 빨리 달려가 무리없이 잡아내고 깔끔하게 송구하기 때문이다. 그런 수비가 간혹 경기 막판에나 한두 번 볼 수 있는 귀한 풍경으로만 추억되는 것은 아까운 일이다. 야구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는 것은 강한 힘보다도 부드러운 흐름과 여유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승화가 더 과감하고 용감한 타자가 되기를 기대한다. 물론 그 스스로 롯데 자이언츠의 중견수 자리를 잡아낸다면 한국프로야구의 수준과 멋이 한 단계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
[롯데]
[펌] ＇반쪽이＇ 이승화, 팀과 자신을 구하라
- 작성일
- 10-05-14 13:58
http://news.nate.com/view/20100514n04381?mid=s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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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하고 싶은 말을 깔끔하게 기사로 정리한 기분이네요 에효...
1번 김주찬 2번 이승화의 아름다운 테이블세터진을 보고 싶어요 으헝헝
[김은식] '반쪽이' 이승화, 팀과 자신을 구하라
김은식 기사전송 2010-05-1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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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하고 싶은 말을 깔끔하게 기사로 정리한 기분이네요 에효...
1번 김주찬 2번 이승화의 아름다운 테이블세터진을 보고 싶어요 으헝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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