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는 선수 가치보다 팀의 구성과 목표에 대한 지향점이 어떻게 드러나는가 라는 부분이 크게 좌우하지 않을까요.
기아가 절박하게 4강 싸움을 하고 있었다면 저는 아마 전병두,김연훈 - 채종범,이성우 딜에 반대하지 않았을 겁니다. 4강싸움에 영점안잡힌 좌완유망주보다 백업포수가 더 필요한 건 사실이니까요. 마찬가지로 4강 진출이 무엇보다 절박했고, 팀 전력상으로도 충분히 해볼만 한데 뭔가 꿰는 맛이 부족했던 당시의 롯데로서 이대호를 받쳐줄 검증된 장타력 있는 타자가 절실했으니 나승환 - 페타지니라면 매우 매력적인 딜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기아의 작년 최대 문제는 내야수비가 아니고 터무니없이 허약한 장타력이죠.
만일에 이 틀드루머가 조감독이 실제로 제시한 것이라면, 작년말 발데스를 축으로 했던 시즌구상의 답답함에 머리를 도리도리 저을 수밖에 없었던 암담함을 내년에도 되풀이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네요..
나승현-페타지니와는 그래서 성격이 영 다릅니다. 손영민(+진민호) - 이대수는 손영민이 기아불펜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기아불펜의 두께를 생각할 때 전력보강과는 거리가 멀고 아랫돌 빼어 윗돌 괴는 것이구요. 나승현급의 유망주가 기아에 있고 (마땅히 누가 있을지 생각이 안납니다만.) 페타지니와 바꾸겠다고 한다면 저는 적극 찬성할 겁니다. 페타지니급 타자라면 기아의 OPS에 엄청난 플러스가 되죠.
아 다시 읽으니 나승현-페타지니가 아니고 이용훈+나승현or배장호 - 페타지니군요. 역시 LG에서 받아들이기에 좀 약하단 느낌이었는데.. 이용훈 + 나승현이면 많이 쎈데요. 흐음.
LionHeart08-11-23 03:57
124.♡.♡.76
축구 본다고 나갔다 들어오니 평소 흠모^^;; 해왔던 여니님이 장문의 리플을 달아주셨네요. 예.. 저도 지금 손영민-이대수 딜이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거라는 말씀에 동감합니다. 안그래도 허약한 불펜인데.. 거기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줬던 손영민을 빼가는건 상당한 리스크죠. 그당시 나승현이야 그 허약한 롯데 불펜에서도 제대로 자리 못잡던 못낸이..-_-;;라 말이 나올 수 있었던 거구요.
음 그리고.. 다시 페타 딜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그때 롯팬분들의 반대는 이용훈보다 나승현쪽에 훨씬 심했던걸로 기억합니다. 당장의 기여도야 물론 이용훈 쪽이 월등하지만.. 워낙 롯데 선발진이 견고했고.. 또 의문부호가 붙었던 선발 조정훈 역시 아주 괜찮았으니까요.
손-송-장-조라는 리그 최상의 4선발을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5선발은 사치란 생각이 많았죠. 우천 연기가 잦은 한국 야구 특성상 5선발 철저하게 지키면서 시즌 운영하는 것도 로이스터 롯데가 거의 유일했구요. 이용훈 보내고 상동에서 허준혁이나 이상화(이상화는 내년까지 키워야 된다는 얘기가 더 많았던 걸로 기억하지만..) 같은 친구 올려서 돌려가며 막으면 문제 없다는 생각이었죠.
거기에다 암흑판이었던 롯데 불펜에 향운장이 한줄기 빛으로 등장한게 또 그즈음이었던 거 같고.. 또 워낙에 그때 롯데 타선이 캐안습 삽질만 했고... 본문에도 언급한 것처럼 제가 거의 한달 정도 기간 잡고 비교해봤는데 정말 롯데 평균 득점이 성남 FC보다 떨어졌죠.. 대호 선풍기 붕붕 돌려대고...;; 뭐 그런저런 상황들이 맞물려 이용훈+나승현 정도의 얘기가 나온거죠.
뭐.. 지금 설문 돌린다면 반대 의견 90% 넘게 나오겠죠. 무엇보다 여니님께서 언급하셨던 4강에 대한 갈증이 일단 해소가 됐고.. 그덕에 유망주 커나가는(무려 류현진을 젖히고 픽한 초고교급 투수..;;) 시간 기다릴 여유도 조금이나마 생긴게 크고.. 향남옹도 나이 한 살 더먹었고.. 지금 남은 용병 슬롯 하나는 무조건 마무리로 가야한다는 의견이 대세라... 그 와중에도 전 여전히 그때 그 딜 성사 가능하다면 질러야 한다는 입장이에요..출신성분이 "닥치고 공격.. 마무리는 뭐 어떻게 되겠지" 마인드의 과거 삼성 빠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네요..ㅋ
yawny08-11-23 11:22
218.♡.♡.101
어잌후.. 영양가없어도 길게 댓글을 달았다가 황송한 대접을 받았네요 ^^;
나승현이야 한기주 아니었음 기아가 1차지명했을 선순데.. 굳이 열심히 찾아보니 기아로 치면 김주형 정도 되지 않을까 싶군요 (김주형이 1차지명이긴 하지만 몇년 더 묵었으니)
하긴 롯데에선 이용훈 정도의 준수한 선발이 잉여자원일 수도 있는 모양새였군요.
잉여자원을 내주고 즉전감을 얻어오는 것이야 괜찮죠.. 엠팍에 잠깐 가보니 이대수는 손영민급이 아니라 김상훈-차일목급 아니냔 글이 있던데 선수가치야 포수가 더 높을지라도 차라리 김상훈-차일목 중에 한명을 내보내고 유격수를 받아온다면 더 납득할 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잉여자원이라 할만큼 포수가 넉넉한 게 아닌데다 포수홀릭인 조감독이기에 어차피 안될 일이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