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1.


내팀의 어린 선수 한명이 싸이에 글을 썼다.

올해만 3번째라고 한다.

2군에서 1군으로 올라와서 아무 것도 하는일 없이 다시 2군으로 돌아간 일이.


이 어린 선수는 자신의 싸이에 글을 썼다.

"밥 먹으라고 올렸냐"


2군밥보다야 1군밥이 훨씬 좋겠지만

단순히 밥먹으라고 올렸으랴.

헹여나 어쩌면 있을지 모르는 순간을 위해서 올렸을텐데.


팀의 선수라면 당연히 이해해야한다.




2.


내 팀의 중심이었던 선수가 미아가 되버렸다.

한팀에서 십년 이상을 몸담고 팀내 수위타자를 밥먹듯이 했던 그가

이제는 오갈곳 없이 이군에서 무의미한 스윙만을 하고 있다.


말년병장과 신임소대장의 다툼마냥

새로온 감독과의 끊임없는 신경전이 있어왔고

자신의 주 포지션 역시 메이저에서 온 다른 선수에게 빼앗긴 채로 여기저기를 떠돌았다.


십년간 팀의 중심이었던 그가

새로운 팀의 중심을 위해 정처없이 발길을 변방으로 돌렸던거다.


하지만 그는 언론을 통해 이 팀에선 더이상 뛰지 못하겠다고

내가 그런 대접까지 받아가며 야구를 해야하냐며

비분강개한채로

트레이드를 요청하고 여전히 2군에서 태업아닌 태업중이다.


팀의 선수라면 절대로 그러면 안된다.






3.


팀의 선수라면 당연히 이해해야한다.

팀의 선수라면 절대로 그러면 안된다.

하지만 이 순간순간들이 마냥 편하지 않은건

어린 선수에 대한 기대감도

노장 선수에 대한 애틋함도 아닌

팀이 아닌 개인으로의 선수가 존재할수 없는 현실때문이다.


선수가 팀의 재산이라는 말이 너무나 당연스레 흘러나오고

(선수는 팀의 재산이기에 앞서 개인의 현재이자 미래다.)

저런 개인적 한탄을 해봐야 윗사람에게 찍히기나 할꺼란 말을 듣는다.

과연 팀속에서 그렇게까지 개인이 구속받고 묵언수행을 해야하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느샌가

팀을 사랑하건

선수를 사랑하건

우리는 선수가 팀의 부속품이란 사실에 너무 익숙해져버린건 아닐까.

못내 그게 아직도 불편하다.

나 역시 사회의 톱니바퀴라는게 자꾸 떠올라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사회의 톱니바퀴가 아니라면 선수들 역시 아니다.

그들과 우리는 다르지 않은 직업인이자 사회인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