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원래는 야구가 없어서 무지 무료하고 심심한 월요일이어야 마땅한데
오늘만큼은 야구가 없다는 사실이 위안이 되네요.
힘든 한 주가 될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시원하게 6게임 모두를 날려먹고나니 그다지 야구를 보고 싶은 맘이 안 생기네요.

뭐, 깔려고 하면 엄청 깔 수 있겠죠.

연패 끊어줄 에이스 하나 남기지 않고 다 팔아 먹은 구단주도 있고
작년에나 올해나 연패에 빠지기만 하면 어쩔 줄을 몰라 하는 감독님도 있고
도대체 도루 저지가 뭔지 알기나 하는지 의문스러운 주전포수도 있고
서른 넘은 나이에 트레이드 탓에 외야 한 자리 꿰차고도 어이 없는 에러를 하는 선수도 있고
적시타라고는 도무지 칠 줄을 모르는 야수들도 있고
올라오는 족족 얻어터지는 투수들도 있고...

그래도 뭐 어쩌겠습니까.
지고 싶어서 지는 것도 아니고 본인들이야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1루에서 몸을 던지던 클락의 모습이, 그 마음이 사실 선수단 전체의 마음이겠지요.
나야 잘하면 기분 좋고 못하면 욕 한 번 날리면 그만인 일개 팬에 불과하지만
그들은 그 공 하나 하나에 인생이 걸려 있고 자신의 삶이 걸려 있으니까요.

이제 이번 주는 공동 5위들과의 승부네요.
4승 2패 정도 해주면 고맙겠지만 그게 힘들면 3승 3패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독님 코멘트처럼 지옥 같았던 지난 한 주는 그냥 싹 잊어버리고 새 마음으로 이번 주 시합에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팀 홈페이지에 보면
'서울 히어로즈는 팬 여러분의 삶을 응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있더군요.
그래요, 저도 선수 여러분의 삶을 응원합니다.
저를 실망시키지는 말아주세요.

제가 우리 팀에서 제일 좋아했던 이택근 선수가 유난히 생각나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