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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감독은 95년 부터 03년까지 9시즌을 두산 감독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 중 95, 98, 00, 01년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며 95,00,01 한국시리즈에 올라 95,01년에 우승했지요.

95년 우승은 참 신기했습니다. 그 전해 8위를 했던 전력에 플러스된 것이 없었지만 덜컥 우승해버렸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때 우승은 참 아리송합니다. 당시 엘지의 전력이 더 강했거든요. 여러모로 운이 많이 따른 우승이었습니다. 93년 오랫만에 플레이오프에 올라간 두산은 그 다음해 선수단 불화로 정말 팀이 망가졌습니다. 93년에 잘했던 것을 보면 팀 구성이 좋았던 것 같긴 합니다. 하지만 94년의 꼴찌는 구타 사건으로 봐서 알겠지만 정말 팀 케미스트리가 엉망이었다는 걸 잘 보여줍니다. 95년의 우승은 이미 어느 정도 완성된 전력이었지만 팀 케미스트리가 좋지 않아 엉망이었던 전력을 김인식 감독이 잘 추스려 우승까지 이끌었다고 봅니다.

우승한 다음해 96년 오비는 꼴찌를 합니다. 이 해의 성적하락은 필연적이었던 것도 같습니다. 주축 멤버였던 박철순이 은퇴하였고, 장호연, 김형석, 김상호, 김종석 등의 기량이 떨어졌습니다. 거기에 주축 투수였던 이용호, 김경원이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했습니다.

96년 즈음 OB 프런트와 김인식감독은 중대한 결정을 합니다. 바로 팀의 리빌딩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먼저 당시 오비의 차세대 주역이라 예상하였던 심정수, 이도형, 권명철의 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에서 제외시켜버립니다. 심정수는 96년 시즌 중반 홈런왕 경쟁을 하던 중에 군대에 입대했고, 이도형, 권명철은 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잠수탑니다. 제가 당시에 2군 구장가서 이도형을 봤는데 멀쩡하더군요. 이유는 다 아시는데로.. 부상이 아니지만 부상이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주축 선수들을 정리합니다. 95년 우승멤버에서 01년 우승멤버로 이어지는 건 진필중, 정수근, 심정수, 안경현, 장원진 정도 였습니다. 이들이 95년 시즌을 치르는데 있어 주축멤버들은 아니었고, 95년 주축 멤버들 대부분 방출되거나 트레이드 되었습니다. 주축멤버 중 두 번의 우승을 경험한 것은 김민호뿐이었습니다.

먼저 야수진을 정리합니다. 95년 MVP 김상호, 오비의 상징 김형석, 26홈런을 쳤던 3루수 임형석, 1차 지명자 추성건, 95년 당시의 4번 타자 김종건, 주전 2루수 이명수 등이었습니다. 2번부터 7번까지를 다 물갈이 했다고 보면 됩니다. 좋은 타격을 보여줬던 포수 박현영이나 김광현 등도 트레이드 시킵니다.

이를 대신하여서 안경현, 장원진, 정수근 등을 꾸준히 기용합니다. 그리고 포수진도 당시 최대어들이었던 진갑룡, 최기문, 정종수, 홍성흔 등을 연속 지명하여 완전히 바꿔놓습니다.

이때 진갑룡을 지명하기 위해 추한 짓도 했습니다. 당시 최대어였던 진갑룡을 2차 1지명하려 치열한 꼴찌 다툼을 벌인 끝에 진갑룡을 얻습니다.

투수진도 완전히 물갈이 합니다. 팀의 에이스였던 김상진과 장호연을 트레이드시키는 등 95년에 있던 투수 중 3년 후인 98년에 남은 선수는 강병규, 진필중, 김경원정도 였습니다. 강병규, 김경원 마저도 곧 트레이드 해버립니다.

이를 대체할 자원으로 96년 1차지명으로 이경필을, 고졸우선지명으로 박명환, 김선우, 한태균을, 2차 1지명으로 김영수를 지명하여 투수진을 다시 꾸밀 준비를 합니다.

이후 박명환 진필중, 이경필, 김영수를 키우는데 주력하는데, 그 당시 두산 포수가 김태형과 진갑룡이었습니다.이 때 진갑룡이 블로킹 못한다고 욕을 엄청 먹었지만 사실 그 때 투수진 보면 제구력 제대로 된 투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박명환과 김영수 두 파이어볼러들은 안습이었지요.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대망의 98년부터의 타선은 정말 엄청 났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98년의 타선이 정수근 - 장원진 - 우즈 - 김동주 - 심정수 - 케세라스 - 진갑용- 최기문(김태형) - 김민호입니다.

투수진은 좀 빈약했지만 부족한 선발진 대신 솔리드한 불펜진을 완성하면서 리빌딩을 마칩니다. 그렇게해서 98년부터 01년까지 이어지는 강팀을 만들었습니다.

95년 우승 주역 중 01년에 남은 사람은 김민호 정도였습니다. 그 외에는 정말 전멸입니다. 김인식 감독이 내쳤다고 볼수 밖에 없는 케이스 수도 없이 많습니다. 이 당시의 전력은 96, 97년의 리빌딩을 통해서 시작되었고 그 리빌딩의 중심에는 지금으로는 잘 상상이 안되는 가혹하고 냉정한 김인식 감독이 있었습니다.

오비의 역사를 보면 팀의 중심 선수를 트레이드 시키는데 아무런 꺼리낌이 없습니다. 이건 현재에도 그렇습니다. 팀 전력에 필요없는 선수는 프랜차이즈여도 과감히 트레이드 시킵니다. 재밌는 것은 현재 감독을 맡고 있는 김경문감독도 전력 외 판정을 받자 마자 트레이드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김광림2군 감독도 그러하였고, 신경식 코치도, 윤석환 코치도, 송재박 코치도 다 프랜차이즈 스타였지만 팽이라면 팽을 당했었습니다. 전통적으로 두산이란 구단 정말 프랜차이즈 알기를 뭐 같이 압니다.

이런 일들이 두산팬의 마음을 많이 찣어놓았지요. 최근의 홍성흔, 안경현, 구자운 때도 그렇구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런 과감함이 2000년대의 두산을 낳은게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