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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범 경기를 통해 두산은 6승 7패로 4위를 하였습니다. 시범 경기 초반 좋지 않았는데, 차츰 타격 페이스가 올라가면서 4위로 시범경기를 끝냈내요.

이번 글에서는 두산의 개막 투수 엔트리 예상을 해볼까 합니다.

1. 개막 엔트리에 들어갈 투수는 몇 명?
한 팀의 엔트리는 모두 26명입니다. 그 중 보통 적게는 10명 많게는 12명까지를 투수자리로 사용합니다. 대개 시즌 초반에는 투수들 힘이 남아있기 때문에 11명 정도를 투수에게 할당하곤 합니다. 그러다 시즌 중반에 들어가면 점차 12명을 투수 자리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두산의 경우 이번 시즌 야수 구성이 상당히 고정적입니다. 1군, 1.5군과 2군의 실력차가 꽤 많이 납니다. 따라서 선별된 적은 풀에서 선수기용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허경민, 최재훈, 이정민 등 유망한 야수들이 군입대를 하고, 이대수, 정원석 등이 팀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5군레벨까지만 하더라도 꽤 많은 선수가 있기에 선수가 부족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검증된 1.5군 레벨 수준 이상의 야수들은 테스트할 필요가 많지 않고, 시즌 초반 투수들을 집중적으로 조련하고 테스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막이후 바로 11명에서 12명 수준의 시즌초반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많은 투수들이 엔트리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4,5번 선발투수가 바로 필요한 것은 아니기에 11~12명으로 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개막엔트리에는 10명이 포함될 것이고, 다양한 선발 옵션을 시험하기 위하여 시즌초반에 자주 투수 엔트리 숫자의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2. 선발
두산의 선발 3장은 확실합니다. 나머지 두명이 문제인데요. 이는 왈론드의 부상과 홍상삼의 부진때문입니다. 홍상삼이 부진하지만, 이를 대체할 자원도 없기 때문에 개막 엔트리에는 홍상삼이 들어갈 것을 보입니다. 물론 선발이 없기 때문입니다.

임태훈의 경우 아시안게임 엔트리 문제와 팀의 불펜 중 가장 믿을 만한 투수이기때문에 선발 전환이 힘듭니다. 성영훈은 부상에서 회복된지 얼마되지 않았기에 여유를 두고 경기에 투입해야 합니다. 선발로서 긴 이닝을 투구할만큼의 훈련도 되어있지 않기에 시즌 시작은 불펜에서 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상현은 부상 중이라 2군에서 재활 중이며, 정재훈은 본인이 선발보다 불펜을 편안하게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 남은 카드는 조승수, 이재우, 장민익입니다. 선발로 많이 등판을 한 장민익은 구위 이전에 견제와 수비 등 투수로서 갖추어야할 기본기가 되어있지 않기에 1군엔트리에 들 정도는 아닙니다. 더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이제 남은 한 자리는 이재우와 조승수가 경합을 할 것인데, 저는 조승수를 5선발 카드로 예상합니다. 3이닝까지는 이재우가 구위도 좋고 변화구도 다양하기에 완벽히 막을 수 있지만 그 이후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며 공이 몰리더군요. 이에 반해 조승수는 이재우에 비해 구위가 떨어짐에도 낮게 낮게 제구하면서 이닝을 차근차근 막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재우와 조승수의 선발로서의 효용가치는 비슷하지만 불펜에서의 이재우의 효용가치가 높기때문에 조승수가 선발로 가고 이재우가 불펜으로 가는 것이 팀을 위해 플러스가 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1선발 히메네즈
히메네즈는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통틀어 5경기 4선발 등판하여 18이닝 11실점 9자책 방어율 4.5를 기록하였습니다. 19안타 4사사구 8 삼진을 기록하였습니다. 방어율은 조금 높지만, 윕과 BB/K 모두 양호합니다. 우려되었던 제구력도 안정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삼진은 많이 잡기보다는 싱킹패스트볼로 땅볼을 유도하는 유형의 투수입니다. 3월 20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6이닝을 66구로 끝내어 이닝이터로서의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개막전 선발로 충분한 모습을 오프시즌동안 보여주었고, 정규시즌에도 이러한 모습을 계속 보여주기를 바랄뿐입니다.

2선발 이현승
이현승은 많은 경기를 등판하지 못하였습니다. 스프링캠프 초반에 입은 작은 부상 때문이었는데, 말끔히 회복되었습니다. 모두 3경기 등판하여 8이닝 2실점 2.25의 방어율, 3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무척이나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작년에도 게임당 5.9이닝을 소화해주었으며, 시범경기에서도 4이닝을 56구로 깔끔히 막아내었습니다. 적어도 6~7이닝을 안정적으로 지켜줄 2선발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3선발 김선우
김선우는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물음표를 가지고 시작을 합니다. 모두 3경기 나와 6이닝 5실점 방여율 7.50, 7안타 2사사구 5삼진을 기록하였습니다. 방어율도 높고, 윕도 높습니다. 여전히 많은 안타를 맞고 있습니다.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져서 볼넷은 줄어들었지만, 작년과 같이 불안정한 경기운영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커브를 장착하여 3월 14일 엘지전에서 세 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3월 18일 기아전에는 3이닝 4실점하며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작년과 같이 기복이 심하고, 스트라이크 존에 민감하며, 정신적으로 불안해졌을 때 공이 가운데로 몰리는 경향이 계속 발견됩니다. 시범경기와 연습경기 동안 긴 이닝을 소화하지도 않아서 조금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김선우를 제칠만한 선발투수가 없는 것도 두산의 현실이니 일단 3선발로 올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4선발 홍상삼
홍삼인지 홍도라지인지 모를 투구를 했습니다. 지난 시즌 좋았을 때에 비해 구속도 감소했고, 무브먼트도 안좋아졌습니다. 작년의 9승이 신비로울 정도로 안좋은 투구 내용과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18.1이닝 17안타 9사사구 14실점 13자책점 13삼진 방어율 6.38을 기록하였습니다. OTL  어쩌라는건지...  선발로 등판한 경기 투구수도 많아서 두경기에서 4이닝 동안 각각 76구, 64구를 던지며 이닝을 먹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건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했습니다.

하지만 희망적인 것도 있는데 3월 21일 역시 롯데를 상대로 3이닝 1안타 1실점으로 호투를 하였습니다. 작년 9승 중 4승을 롯데로부터 거두었는데... 롯데전에만 투입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 같습니다.

5선발 조승수
2009년 2차 3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휘문고 출신의 우완 투수입니다. 191cm의 장신투수인데... 몸무게는 73kg밖에 나가지 않습니다. 비리비리하여서 구속은 그리 빠르지 않아 대부분의 직구가 130km대후반에서 140km대 초반입니다. 조계현 투수코치의 말로는 다양한 변화구를 잘배운다고는 합니다. 아직 잘던지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전반적인 제구가 낮게 낮게 들어가며, 스트라이크도 잘 잡아내더군요. 폼도 유연하고 가볍게 공을 던집니다. 달감독의 성향상 미래를 보고 왈론드가 복귀할 때까지 시즌 초반 선발진에 몇 경기를 던지게 할 것으로 보입니다.

성적은 18이닝 14안타 12사사구 9실점 10삼진 방어율 4.5를 기록하였습니다. 윕이 높고 볼넷도 많지만, 희한하게 보는 이를 편안하게 하며 공을 던지더군요.

3. 불펜
임태훈, 이재우, 성영훈, 정재훈, 진야곱, 고창성, 노경은, 박정배, 김승회, 이재학, 지승민, 오현택 정도가 불펜 후보군입니다. 박정배, 김승회, 노경은이 기록상으로는 나쁘지 않은 컨디션을 보여주었는데, 비슷한 스타일의 더 좋은 구위를 지닌 임태훈, 정재훈, 이재우, 성영훈이 있어 일단 1군 엔트리에서는 배제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재학은 더 경험을 쌓아야할 것으로 보이고, 오현택은 부상이 있는지 시범경기에서 1경기도 등판하지 않았습니다. 지승민은 시범경기 성적이 너무 안좋아서 완벽한 투구를 한 진야곱에 밀릴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남은 투수는 임태훈, 이재우, 성영훈, 정재훈, 진야곱, 고창성입니다. 이들 모두 일단은 개막 엔트리에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4선발과 5선발은 선발 등판 날자에 맞춰 엔트리에 등록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롱릴리프
정재훈, 이재우가 롱릴리프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둘다 선발경험도 있고 3~4이닝까지는 막아줄 수 있기 때문에 재작년 김상현, 작년 오현택 금민철이 맡아주었던 롤입니다. 작년 필승계투조였던 이재우는 한단계 강등된 것이기두 한데요. 선발이 붕괴된 후에 7회까지를 막아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우는 재작년에 비해 안정감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인상을 주기에 박빙 상황에서는 등판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는 선발진의 공백이 생길 시 바로 선발로 투입될 것입니다.

미들릴리프
선발이 5회나 6회에 물러나고 셋업투수에게 가기전에 1~2이닝 짧게 막아주는 투수입니다. 이 역할은 작년과 동일하게 고창성이 맡습니다. 연습경기에서는 안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시범경기에서는 5경기 5이닝 동안 1실점 1.80의 방어율을 보여주며 올해의 좋은 활약을 예고하였습니다. 자신감도 있고, 구위나 제구도 좋기에 믿음 직한 선수입니다.

원포인트 릴리프
좌투 상대 원포인트 릴리프는 진야곱입니다. 연습경기에서는 4.2이닝을 던져 3실점으로 부진하였는데, 시범경기에서는 6경기 나와 5 2/3이닝을 무실점으로 완벽히 막아주었습니다. 안타와 사사구도 각각 1개, 2개씩 밖에 허용하지 않은 좋은 투구내용이었습니다. 방어율 11.57의 최악의 부진을 보여준 지승민과는 대조적이었습니다.

셋업
임태훈, 성영훈이 이용찬 바로 앞에서 1이닝을 끊어주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한 점차의 박빙의 상황에서는 역시 임태훈이 나오고, 조금 여유있는 상황에서 성영훈이 등판할 것으로 보입니다.

임태훈은 3경기 등판하여 3이닝동안 1안타 무실점 무자책을 기록하였으며, 3경기 동안 투구수도 11개, 12개, 10개로 깔끔히 한 이닝을 막아주었습니다.

성영훈은 롯데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맞으며 패전을 기록하긴 했습니다만, 그 경기를 제외하면 4이닝 무실점을 기록하였습니다. 시범경기 기록 5이닝 2실점 2안타 5사사구 6삼진 방어율 3.60입니다. 140대 초반의 직구지만 묵직하게 낮게 깔려 들어갔습니다. 시범경기 동안은 변화구가 더 좋은데 뻥 좀 많이 붙여서 선동렬 슬라이더 같았습니다. 작년에는 슬라이더가 일찍 떨어져 아쉬웠는데, 이제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변화하며 삼진을 잡아내었습니다.

4. 마무리
역시 이용찬입니다. 다른 대안 없습니다. 달감독이 성영훈을 마무리로 쓰겠다고 언플을 하지만, 이용찬을 자극시키려는 의도일 뿐 시즌 초반에는 이용찬을 마무리로 기용할 것입니다. 직구 구위는 역시나 좋았지만, 아직 가운데로 많이 몰리는 인상이었습니다. 최고 구속 155km/h에 이르는 빠른 볼은 여전하였습니다만, 변화구는 더 가다듬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달감독이 작년과 같이 소심한 마무리는 필요없다고 한 것으로 보아, 작년과 같이 애지중지하며 기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용찬에게 있어서 올 한해가 자신의 팀에서의 위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즌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범경기 기록은 6경기 1승 3세이브 6이닝 4자책 방어율 6.0입니다. 여하튼 블로운 세이브는 없었는데.... 작가 기질이 다분합니다.

5. 총평
작년에 비해 양과 질 측면에서 좋아졌습니다. 이현승과 히메네즈의 가세는 확실한 선발 두명을 얻은 것이며, 이에 따라 이재우와 정재훈을 불펜에 고정하여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신예 조승수가 5 선발 테스트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김선우와 홍상삼이 시범경기 동안 불안한 모습을 보인 점이 아쉽기는 합니다. 불펜은 성영훈의 가세로 확실한 에이스 카드를 한 장 더 손에 쥐은 것 같습니다. 작년 초반 어이없는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던 진야곱이 좋은 활약을 하면 좌완 투수의 부재는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임태훈은 여전히 좋은 공을 던지고 있고, 동기생 이용찬이 마무리로서 한 단계 거듭날 시기를 맞이하였습니다.


P.S. 왈론드는 될대로 되라입니다. 오든지 말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