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기아 선수 이야기.1탄 이범석편 (엠팍펌)
- 작성일
- 08-11-17 21:31
동아엠팍 한게에 부천기아팬님이 올리신 글이구요. 웹진에 이범석선수가 올린걸 타이핑하신듯합니다.
허락받고 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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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타이거즈 웹진에 수록된 플레이어 스토리 입니다.
선수들의 어린시절과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수 있어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네요.
이글을 많은 타이거즈 팬들이 같이 즐겁게 읽으셨음 좋겠다는 마음에..
제가 노가다로 수작업 해서 올립니다 ^^;; 생각보다 기네요..헥헥..
이범석 - 곽정철 - 나지완 - 차일목 순으로 올릴까 합니다.
즐감 하세요~
내가 야구를 하게 될 줄이야
어린시절 유난히 달리기에 자신이 있었던 난 초등학교 3학년 때 육상부에 들어가면서부터
운동을 배우기 시작했다. 아무리 뛰어도 지칠 줄 몰랐던 나의 체력은 주위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육상부에서 매일같이 뛰기를 반복하고 있던 초등학교 6학년 어느 날,
아버지 친구분께서 나의 운동하는 모습을 보시곤 육상보다는 야구를 시켜보는 게 어떻겠냐며
아버지를 설득하셨다.
아버지께서는 아무래도 아들의 장래를 본다면 육상보다는 야구를 시키는게 낫다고 생각하셧는지
내게 야구를 배워보라며 적극적으로 권유하셨다. 육상이든 야구든 스포츠라면 자신이 있었기에
3년간 해왔던 육상을 중도에 포기하고 학교(온양 온천초)를 옮겨 본격적으로 야구를 배우기 시작했다.
입단 테스트도 보지 않고 달리기를 잘 한다기에 감독님께서도 흔쾌히 선수로 받아주셨는데, 처음부터
난 철저히 감독님의 기대를 져버리며 이범석 수난기를 시작했다.
당시 동기들은 팀의 주축 선수들로 각종 대회에 철전해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있었지만 난 그제서야
글러브를 손에쥐며 가장 기본적인 훈련을 소화할 뿐이었다. 그때 감독님 입에 붙었던 말이
"너만 보면 답답하다. 어떻게 운동을 했따는 녀석이 이렇게 운동 신경이 무디냐" 며 상한 질책을 하기
바쁘셨다. 처음에 꾸중 들었을 떈 자존심도 상하고 야구도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매일같이
꾸중을 듣다보니 그 것도 나중엔 면역이 될 정도였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증힉겨(온양중)에 입학했다
하지만 그떄도 나의 기량은 가장 밑받닥 수준이었따. 시합에 출전한다는 것은 언감생심. 모교가
시합에 나갈 떄면 내 손엔 글러브 대신 주전자가 쥐어져 있었고, 배트를 휘두르는 대신 기록지를
앞에두고 기록 정리하게에 바빳다.
스스로 생각해봐도 내 실력으로 시합에 나간 다는 것은 무리였다.
그렇게 또 다시 1년을 보내고 나니 서서히 기회가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정식시합에 나간것은
중학교 2학년 떄 충청도 중학야구 지역예선대회, 중견수로 첫 무대를 밟은 난 채 1할도 못 되는 타율을
기록하며 그만 고개를 떨궈야 했다. 스스로에게 실망이 컸다. 하지만 포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생각
을 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듯 부족한 출발이었지만 경험이 쌓이고 훈련을 거듭하면 좋은 날이 올것이란 확신으로 다시 글러브를 손에 쥐었다.
3학년이 되자 조금씩 야구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빠른 발 덕분에 수비와 주루는 어느 정도 됐지만
공격에서 전혀 감을 찾지 못했던 난 손에 물집이 터져 굳은 살이 박힐 정도로 배트를 돌려댔다.
그렇다고 실력이 갑작스레 늘지는 않았다. 시합에 나가면 2할대 초반을 벗어나기 힘들었고, 그런 나의
활약(?) 덕분인지 모교 또한 단 한차례도 전국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따.
그렇게 시련만을 거듭한 끝에 고등학교(청구기공)에 진학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자 내 손에 쥐어진 건 또 다시 주전자. 선배들과 동기들에 비해 기량이 부족했덛
난 역시 시합 출전의 기회를 잡지 못한 채 덕아웃에 앉아 동료들의 파이팅을 독려하곤 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은 덕분에 기량은 조금씩 발전했다.
자체 홍백전을 치르거나 연습경기를 할때면 곧잘 방망이를 쳐댔고, 수비에서도 한 층 발전된 기량
을 보였다. 고2가 되자 처음으로 전국무대를 밟게 되었따. 야구를 시작한 지 5년망의 감격이었다. 그
첫 무대는 청룡기 대회. 하지만 감격은 그리 길지 못했다. 중견수, 9번타자로 첫 출전한 시합의 상대는
당시 전국 무대를 평정하고 있던 광주일고. 고우석 , 김대우 등 내노라 하는 선수들이 즐비했던 광주
일고를 상대로 모교는 콜드게임 패를 당하며 1회전 탁락의 수모를 맛봤다. 피부로 느낀 기량의 차였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다시 찾아온 청룡기. 고등학교 시절 마지막 전국대회였다. 당시 팀에는 1학년
손영민이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던 상황. 야구를 시작해 전국 무대에서 단 한차례도 승리를 맛보지
못했는데 난 그 해 1회전에서 역사적인 첫 승을 맛봤다. 1회전 결과는 부전승, 제비뽑기를 잘한 덕이
었다. 어쩃든 승리를 거두고 2회전에 진출한 모교는 2회전에서 다시금 큰 점수차로 패하며 짐을
꾸려야 했다.
인생 역전의 시작
프로 지명은커녕 전국대회 4강 진출도 못한 탓에 대학 진학도 꿈꿀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한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더 이상 희망도 기대도 없던 난 감독님을 찾아거 야구를 그만두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당시에는 그것이 최상의 선택이었다.
몇 일이 지난 후 감독님꼐서 " 당장 야구를 그만두면 뭘 하려고 그러냐. 차라리 1년 유급을 한 후
투수로 전향해 보는 게 어떻겠냐" 며 투수 전향을 권하셨다. 순간 예전에 코치님이 내게 하셨던 말씀이
떠 올랐따. 3학년 6월쯤 됐을까. 새로 오신 신재웅 코치님(前 한화이글스) 이 어느 날은 내가 중견수
수비 훈련하는 모습을 보시곤
" 만약에 내가 년 초에만 왔더라도 널 투수로 키워봤을 텐데 참 아쉽다. 그렇게 강한 어깨를 가지고
왜 투수를 안 했는지 모르겠다"
는 것이었따. 당시에는 그 말을 무심코 흘려 들었는데 감독님의 제안을 듣고는 바로 이거다 싶어
3학년말에 전격적으로 투수 전향을 선택했다. 그리고 내년 대비를 위한 중앙대와의 연습경기에서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따. 그 전까지 마운드에 서 본 경험이 전무했던 난 변화구는 어떻게 던지는
지도 몰랐기에 그저 포수 미트를 보고 직구만 던지겠다는 각오로 시합에 임했다. 그런데 결과는
놀라웠다.
대학 선배들을 상대로 5이닝 퍼펙트 투구를 펼친 것이다. 나는 물론 주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랐다. 당시 기록했던 구속은 138km. 투수경험이 없던 걸 감안하면 대단한 스피드였다. 시합이
끝난 후 중앙대 감독님께서 직접 찾아오셔서 당장 우리 학교에서 야구 해보지 않겠냐며 즉석
스카우트를 제안하시기도 했다. 하지만 그날 무리한 투구 탓에 어꺠에 탈이 나 바로
재활에 들어가야만 했다. 급히 먹던 밥이 체한 것이다.
하지만 투수로서 자질을 충분히 보였기에 재활이 힘들지 만은 않았따. 재활 훈련과 동계훈련을
거치고 이듬해 첫 전국무대에서 기록한 구속이 147km. 놀라운 구속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었다. 왜냐하면 1학년 때부터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손영민이 버티고 있었고, 볼의 스피드는 좋았지만 제구가 전혀 되지 않았기 때문에 팀에서도
모험을 할 수 없었다.
절치부심으로 기회를 엿보고 있던 난 프로야구 2차 지명이 있기 바로 3일전에 펼쳐진 무등기
야구대회에서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올라 무실점을 기록하며 조금씩 투수로서 가능성을 인정
받기 시작했다.
도저히 믿을 수 없었던 프로 지명
투수로서 전국대회 기록이 거의 전무했던 난 프로 지명을 받기는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 잘하면
연고구단인 한화이글스로부터 7번이나 8번으로 지명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KIA타이거즈로부터 2차 2순위로 지명을 받았따.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순전히 가능성 하나만을
보고 선택한 모험과 같은 지명이었따. 나를 선택해준 기아타이거즈가 고마울 뿐이었다.
지명을 받은 후 잠자리에 들던 난 소풍을 기다리던 초등학생의 심정처럼 설레는 마음에 좀처럼 잠을
청할 수 없었따.
하지만, 기쁨도 잠시. 혹독한 프로의 현실이 내 앞에 펼쳐졌다. 제구력 불안이라고 하는 고질병을
안고 있었던 난 프로 입단 후에도 좀처럼 향상 기미를 보이지 않았따. 전문적으로 투수로서 조련을
받지 못한 탓에 힘으로만 공을 뿌리기 일쑤였고 1구부터 마지막 마운드를 내려오기 까지 전력투구로
피칭을 한 탓에 쉽게 체력이 고갈되곤 했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급기야 프로 입단 첫 해 우측 팔꿈치 수술을 받기까지 이르렀다. 의욕만이
앞석던 것이다. 좀 더 여유를 갖고 차분하게 공을 던졌으면 하는 뒤늦은 후회가 들었다. 수술을 받고
2006시즌을 통째로 재활에 전념한 난 두 번의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착실하게
재활 훈련에 몰두했다
이후 회복되어 가는 속도만큼이나 자신감도 붙기 시작했다. 의욕적으로 마운드에 복귀한 난 비록
2007년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수는 없었지만 국내에 머무르면서 이강철 누수코치님으로부터
집중조련을 받으며 투수 요령을 터특하기 시작했다. 무조건 힘으로만 밀어 부치던 내게 코치님은
하반신을 이용할 줄 아는 투구를 해야한다며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요먹조목 설명을 해 주시며
훈련을 시키셨다.
스프링캠프에 초대 받지 못했을 땐 조금 실망도 했지만 오히려 국내에 남아 전담 지도를 받게
되니 훈련 성과만큼은 오히려 더 좋았다. 그리고 2007시즌은 보내면서 실전 경험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다. 비록 중요한 순간 실투가 이어지며 팀 승리를 날리는 등 3패 방어율 4.64
의 보잘것 없는 성적을 거뒀지만 내년엔 더욱 잘 던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프로입단 후 3번째 맞은 2008스프링캠프에서 2,000개가 넘은 공을 던지며 그 어느 해 보다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해 내 올 시즌이 너무나도 기대됐다. 하지말 쉽사리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따. 그때까지만
해도 제구력에서 2%부족했던 난 시즌 개막을 2군에서 시작해야 했다. 그렇다고 실망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몸 상태가 어느 때보다 좋았고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결국
4월 12 일 기회가 찾아왔다. 2군에서 발군의 기량을 뽐내던 나를 드디오 1군 무대로 불러 올린 것이다.
벌써 입단 4년차, 1군과 2군을 오락가락 하며 힘든 경기를 했기에 이번만큼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첫 등판은 1.2 이닝 무실점 투구. 이후 3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롱런의 기틀을 마련한 난
드리어 5월7일 선발투수로 등판 6이닝 1실점(비자책) 을 기록하며 프로 입단 후 첫 승을 기록했다.
자심감의 승리였다. 종전까지 5패만을 기록하며 좀처럼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볼의 스피드와
함께 제구력이 향상되면서 기록한 첫 승이었다.
올 시즌 나의 목표는 5승에 100이낭 투구였다. 운이 좋았을까. 시즌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난 그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이제 내게 남은 목표는 단 하나. 팀의 4강 진출과 더불어 V10을 이욱하는 것.
비록 쉽지 않은 후반기 일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가장 밑바닥부터 치고 올라온 팀의 저력을
믿기에 나의 마지막 목표가 그리 멀리 있지는 않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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