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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할 대표팀의 코칭스태프 구성이 점점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현역 프로 감독 가운데 유일하게 대표팀 합류에 긍정적이었던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도 결국 ‘불가’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김시진 감독은 10일 스포츠서울과의 전화통화에서 “아무래도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합류하지 못할 것 같다”고 밝혔다. 김 감독의 이 같은 결정은 대표팀을 둘러싼 환경이 예상 밖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 원래 김 감독은 히어로즈의 신임 사령탑이라는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야구발전’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대표팀 합류를 결정했다. 구단 이장석 대표도 같은 이유로 고심 끝에 김 감독의 대표팀 승선을 허락했다. 하지만 타 구단 감독들이 팀과 개인 사정을 들며 모두 발을 빼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 김 감독은 “타 감독들도 당연히 함께 하는 줄 알았는데 그러질 않아 당황했다. 이렇게 되니 구단에서도 재고해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현역 감독들이 다 사양하는데 나만 참가하는 것도 모양새가 좀 그렇다”며 불참 결정에 대해 미안하고 난처한 심경을 드러냈다. 히어로즈는 타 구단 감독들이 대표팀 거부 의사를 밝힌 후 김 감독의 거취에 대해 내부토론을 벌였고 결국 ‘불참’ 쪽으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이미 KBO와의 통화에서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KBO 하일성 총장은 10일 열린 야구인 골프대회에서 각 구단 단장들과 만나 대표팀 코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선수 차출 지원만 약속받았다. 이 대회에는 현역 감독 중 김시진 감독만이 유일하게 참여했다.

이영선기자 ys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