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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경현

　 " 계속 해야죠. 하고 싶습니다. "

　심플한 목소리에 단호함이 묻어 있었다. 두산 프랜차이즈 스타 안경현(38).

　현역 유지와 은퇴의 기로에 선 그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안경현은 3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 통화에서 " 내년 시즌에도 선수 생활을 계속하고 싶다 " 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안경현은 " 2군 리그가 끝난 뒤 헬스 클럽을 다니며 체력 훈련을 하고 있다. 살이 찌면 안되지 않느냐 " 며 근황을 전했다. 자칫 좌절감에 운동을 놓아버릴 법도 한 샹황. 꾸준한 몸 만들기를 게을리하지 않는 이유는 다시 올지 모를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상황은 암담하다. 지난 2006년 말 두번째 FA 자격을 얻은 안경현은 " 두산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싶다 " 며 FA 신청 없이 2년 총액 10억원짜리 계약을 통해 팀에 남았다. 그 계약은 올해가 만료지만 선수 보류권은 여전히 두산에 있다. 결국 안경현의 현역 연장 키는 두산이 쥐고 있는 셈. 선수 생활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두산과 새로 연봉 협상을 하고 잔류하거나, 트레이드 혹은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시켜줘야 타 팀으로의 이적이 가능하다.

　여러가지 시나리오 중 두산에 남아 선수 생활을 계속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두산과의 재계약을 앞둔 김경문 감독과의 시각차 때문이다. 김 감독은 올 초부터 안경현이 세대 교체 대상임을 분명히 했다. 개막 엔트리에 제외됐다가 5월1일 1군으로 올라온 안경현은 51경기에서 2할5푼7리의 타율과 1홈런, 12타점을 기록한 뒤 올림픽 브레이크를 일주일 앞둔 7월25일 석달만에 다시 2군으로 짐을 쌌다. 그게 끝이었다. 더 이상 1군에서 안경현을 볼 일은 없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를 가을잔치에도 안경현은 끝내 부름을 받지 못했다. " SK와의 한국시리즈를 전부 챙겨보지는 않았다 " 는 말 속엔 아쉬움이 배 있다.

　안경현은 9월19일 상무와의 2군 경기를 끝으로 자율 훈련을 통보 받은 상태. 안경현은 조만간 두산 프런트를 만나 자신의 거취를 논의할 예정이다. '아직 방망이를 놓기는 이르다'는 그의 의지가 어떤 형태로 관철될지 17년산 원조 두산맨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정현석 조선닷컴 야구전문기자 scblog.chosun.com/gen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