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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안치홍 "스윙 하나·땀 한 방울 더, 그게 내 방식"

작성일
18-12-08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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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나콘 플레이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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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FA’ 안치홍, 올 시즌 커리어하이 최고의 활약 펼쳤다
-“나만의 ‘4번’ 스타일 장착, 몸쪽 공 대처가 가장 만족”
-“젊은 야수들, 마음가짐을 행동으로 확실하게 보여주길”
-“‘특타’는 스트레스를 푸는 내 방식, 결혼도 큰 도움이 됐다.”
-“FA? 평소와 똑같이 준비하겠다. 무엇보다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게 우선.”
 
“ 제가 천재요? (최)형우 형이 진짜 천재 타자죠.”
 
KIA 타이거즈 내야수 안치홍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 살짝 미소 지었다. 물론 아무렇지 않은 성적이 절대 아니다. 올 시즌 안치홍의 기록만 본다면 ‘야구 천재’란 이런 선수라고 말해도 충분할 정도다.
 
안치홍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장타력 보완을 위한 숙제를 얻었다. 숙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안치홍은 빠르고 강한 ‘힙 턴’과 손목 힘 강화로 몸쪽 공까지 장타와 홈런으로 연결했다. 약점이 사라진 안치홍의 ‘커리어 하이’는 당연했다. 안치홍은 올 시즌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2/ 169안타/ 23홈런/ 118타점/ 출루율 0.392/ 장타율 0.563를 기록했다.
 
리그 2루수들 가운데 압도적으로 뛰어난 성적에 안치홍이 ‘ 노력파’라는 게 잠시 잊힐 정도다. 시즌 동안 정규 훈련 시간 직전 항상 배팅 케이지로 먼저 나와 방망이를 휘두르는 선수는 안치홍이다. 그렇게 ‘조기 특타’를 하고 다시 정규 훈련 때도 안치홍의 방망이는 쉴 새 없이 돌아간다.
 
혹자가 안치홍에게 말했다. ‘쉴 땐 쉬어야 한다. 몸을 너무 혹사하는 건 프로답지 않다’고 말이다. 하지만, 안치홍은 그게 자신의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 스윙 하나와 땀 한 방울 더, 그게 분명한 내 방식”이라고 말하는 안치홍의 목소리엔 확신이 가득 차 있었다. 안치홍의 ‘야구’ 얘길 더 자세히 듣고 싶었다. 2009년 타이거즈의 새싹에서 2018년 타이거즈의 대들보가 된 안치홍을 ‘엠스플뉴스’가 만나봤다.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서 만났습니다. 비시즌은 어떻게 보내고 있나요.( 안치홍은 12월 4일 2018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조아바이톤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결혼을 하고 첫 시즌을 보냈는데 비시즌 땐 아내와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시즌 중반에 국제 대회도 참가하면서 마지막까지 힘들었습니다. 12월 비활동 기간부터는 당분간 푹 쉬려고 합니다.
 
기존 ‘커리어 하이’였던 2014년보다 세부 지표는 더 좋습니다. 그만큼 올 시즌 기량이 만개했다고 보면 될까요.( 안치홍은 2014시즌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9/ 147안타/ 18홈런/ 88타점/ 출루율 0.390/ 장타율 0.544를 기록했다. 2018시즌 WAR(4.98)가 2014시즌 WAR(4.55)보다 다소 앞선다)
 
저에겐 도전이었죠. 지난해 스윙 타이밍이 다소 늦고 타구에 힘이 부족했다고 느꼈어요. 스프링 캠프 때 ‘힙 턴’ 동작이나 손목으로 타구에 힘을 싣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보여드리고 싶었던 게 시즌 초반부터 잘 나와서 좋은 성적까지 연결됐어요.
 
생애 첫 20홈런·100타점까지 달성했어요. 의미가 큰 기록인 듯싶습니다.
 
돌이켜봐도 시즌 초반부터 이렇게 잘 풀린 적이 없었어요. 홈런 개수를 떠나서 라인 드라이브로 날아가는 타구가 많았죠. 확실히 타구에 힘이 실린 게 느껴졌습니다. 장타력이 저의 장점으로 자리 잡는 흐름이라 만족스러웠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타구가 있었을까요.
 
(고갤 갸웃거리며) 딱히 기억에 남는 타구는 없었어요. 시즌 전반적으로 몸쪽 공이 올 때 잘 대처가 된 게 좋았습니다. 예전엔 맞히기에만 급급해서 잘 나와야 안타였죠. 그런데 올 시즌엔 몸쪽 공을 때려도 힘이 제대로 실렸어요. 그렇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면 기분이 가장 좋았죠(웃음).
 
수비에선 시즌 막판 1루수를 본 게 화제였어요.
 
사실 경찰야구단 복무 초기 때 1루수 수비를 꽤 소화해서 어색하진 않았어요. 그땐 발뒤꿈치 부상으로 2루수로서 폭넓게 뛸 수가 없었어요. 김기태 감독님은 저를 1루수로 기용할 생각이 없었는데 제가 ‘팀 사정상 1루수로 한 번 뛰어보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죠. 앞으로 몸에 문제가 없다면 1루수로 뛸 일은 없지 않을까요.

타이거즈의 ‘4번 타자’가 된 기분은 어땠습니까. 최형우 선수와 자리를 맞바꾸게 됐는데요.
 
제 기억으론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 원정에서 지명타자로 입단 뒤 처음 4번 타순에 들어갔어요. 그날 3타수 3안타를 쳤죠. 그 뒤로 3번 타순으로 다시 돌아갔다가 4번 타순으로 계속 들어가게 됐습니다. 첫 경험이 좋았으니까 부담 없이 치자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4번 타순으로 고정되니까 약간 부담감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도 결국 ‘4번 타자’라는 옷에 잘 적응했습니다.
 
생각을 바꿨어요. 다른 팀 4번 타자들처럼 제가 홈런을 30개나 40개 넘게 치는 스타일이 아니잖아요. 덩치도 안 크고요(웃음). 무조건 장타를 날려야 한다는 생각을 버렸어요. 상황에 따라 연결고리 역할을 하려고 노력했죠. 다만, 득점권 기회에선 주자를 어떻게든 홈으로 불러들여야겠다는 다짐은 확실히 했습니다. 이게 제가 할 수 있는 ‘4번 타자’라고 생각했죠.
 
‘4번’을 내준 최형우 선수와는 어떤 얘길 나눴나요.
 
(최)형우 형이 3번 타순으로 가면서 제가 뒤에서 대기하니까 얘길 많이 나눴어요. 상황에 따른 타격 구상을 주로 의논했죠. 단순한 타순 숫자와 관계없이 형우 형은 야구와 관련해선 ‘천재’잖아요. 제가 배우는 게 더 많습니다. 
  
안치홍 선수도 올 시즌 성적만 보면 ‘천재과’라고 해도 되지 않나요(웃음).
 
솔직히 제가 천재 과는 아니죠(웃음). 남들보다 성격이 예민해서 슬럼프도 자주 왔잖아요. 야구에 대한 고민이 많은 편인데 대화로 풀리진 않더라고요. 그래도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점점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안 풀리면 무시무시할 정도로 연습량을 늘리는 스타일로 압니다. 제가 조금이라도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 일찍 나갈 때마다 ‘특타’를 치는 걸 자주 봤어요.
 
저는 제가 생각한 게 맞을 때까지 혼자 방망이를 돌려요. 그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죠. 물론 ‘특타’가 좋을 수도 있는데 ‘프로답지 못하다. 쉴 땐 쉬어야 한다’는 얘기도 주변에서 많이 들어요. 그래도 스윙 하나를 더 하고 땀 한 방울을 더 흘리는 게 제게 맞는 방식이라고 믿어요. 더 열심히 해야 저에게 돌아오는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특타를 해야 경기에서도 편안한 마음으로 뛸 수 있어요.
 
‘특타’뿐만 아니라 올 시즌엔 ‘결혼’이 심리적인 안정으로 이어졌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혼자 살 때는 야구가 안 풀리면 그 기분이 집안까지 따라왔어요. 다음날 경기까지 그게 이어지면서 슬럼프가 길어졌죠. 결혼하니까 경기장 안에서 스트레스는 거기서 끝낼 수 있더라고요. 집에선 아내와 함께 대화하면 안 좋은 감정이 저절로 풀려요. 그러면 다음날 경기에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임할 수 있죠. 결혼은 장점이 더 많다고 봅니다(웃음).
 
고생한 아내에게 감사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분위기입니다.
 
아내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에요. 서울 사람인데 저 때문에 광주에 내려와서 살고, 원정 경기 때도 혼자 있을 때가 많아요. 그런데 이런 건 아내와 저 모두 쑥스러워서 잘 안 하는데(웃음).
 
그래도 이럴 때 한 번 해야 하지 않을까요(웃음).
 
(잠시 머뭇거린 뒤) 한 시즌 동안 정말 고생 많았고 항상 미안해. 옆에서 시즌 내내 맞춰주려고 노력하면서 나를 위해 도와줄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주려는 게 고마워. 나도 앞으로 더 노력할 테니 계속 행복하게 살자.

이젠 다소 씁쓸한 얘길 꺼내야 할 듯싶습니다. 팀이 지난해 통합 우승 뒤 올 시즌엔 와일드카드 결정전 탈락으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2010년의 아픔이 되풀이됐어요.
 
8년 전에도 비슷했어요. 2009년에 우승을 하고 2010년에 가을야구에서 탈락했죠. 그때 ‘팀이 우승했다가 이렇게 성적이 떨어질 수 있구나’라고 느꼈어요. 그래서 올 시즌이 더 아쉬워요. 그런 흐름을 반복하지 않았어야 했는데.
 
힘들게 5위를 수성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 한 경기 만에 탈락한 것도 안타까웠습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아쉬움도 있지만, ‘정규시즌 동안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이 더 커요. 팀이 더 잘했다면 4위나 3위까지 갈 수도 있었겠죠. 팀 전체가 후회 없이 모든 걸 쏟아부었다면 괜찮았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더 힘들었습니다.
 
팀 주축 타자로서 더 압박감이 느껴졌겠군요.
 
저도 이제 1,000경기 출전이 넘었어요. 2009년 신인 시절 땐 못해도 본전이라는 생각에 부담이 없었어요. 이젠 제가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아졌죠. 거기서 나오는 부담감 차이는 꽤 큽니다.
 
아이러니한 요소는 2009년 안치홍과 2018년 안치홍 모두 여전히 주전 야수진의 막내였단 점입니다. 이젠 새로운 젊은 피가 앞으로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고갤 끄덕이며) 분발이 더 필요합니다. 젊은 야수가 앞장서서 활약하는 건 팀에 큰 활력소가 될 수 있어요.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하고 조금 더 자기 발전 방향에 확신을 느낄 필요가 있습니다.
 
신인 때부터 맹활약한 안치홍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저는 어렸을 때 아무리 힘들고 잘 안 풀리더라도 ‘어떻게든 야구를 잘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래서 다음날 빨리 ‘특타’를 하고 싶었죠. 그런 마음가짐이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이어지더라고요. 제가 겉으로 보는 게 다는 아니겠지만, 어린 야수들이 마음을 굳게 먹고 행동으로 확실히 보여줬으면 합니다.
 
마음가짐만 들어봐도 오히려 안치홍 선수가 여전히 막내 같은 느낌입니다(웃음).
 
저도 이제 30대 선수죠(웃음). 벌써 나이를 이렇게 먹었나 싶어서 신기해요. 최근 신인들이 들어와서 ‘선배님’이라고 인사하면 세대차이가 더 실감 나죠. 예전엔 선배들이 저보고 ‘너 90년생이야?’라고 놀라신 거처럼 저도 ‘너 00년생이야?’하고 깜짝 놀라요(웃음).
 
하하.
 
그래도 아직 1군에 저보다 나이 많은 선배들이 많아서 크게 와 닿진 않습니다. 그라운드 위에선 막내니까 막내 같은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거죠.

2009년 신인 시절 얘기가 계속 나와서 그런데 당시 미디어데이에서 했던 말을 혹시 기억하나요.
 
(쑥스럽게 웃으며) 예. 기억납니다.
 
당시 ‘이종범 선배처럼 앞으로 20년 동안 타이거즈를 이끌겠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시기가 시기인지라 팬들이 자주 언급하는 얘기입니다(웃음).
 
10년이 지났는데도 그 말이 이렇게 큰 파장으로 이어질 줄은 몰랐습니다(웃음). ‘타이거즈’라는 팀을 입단할 때부터 정말 좋아했어요. 만약 제가 성장을 못 하고 실력이 떨어졌다면 회자되는 말이 아니었겠죠. 그래도 잘 성장해서 팬들이 애정을 보내주시는 거로 생각해요. 그런 말이 나올 때마다 뿌듯합니다.
 
자연스럽게 ‘FA’ 얘길 안 물어볼 수가 없네요.
 
원론적인 얘기지만, 해마다 똑같이 하던 것처럼 내년 시즌을 준비하려고요. FA 시즌이라도 특별하게 생각 안 합니다. ‘FA니까 무엇을 더 하겠다’보단 편안하게 마음먹는 게 낫죠. 가장 드리고 싶은 말씀은 ‘타이거즈 팬들에게 항상 감사드린다’는 겁니다.
 
타이거즈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가 안치홍입니다.
 
특히 군대(경찰야구단)를 다녀왔을 때 팬들의 사랑을 제대로 느꼈어요. 팬들이 저를 잊지 않고 계속 얘기해주시고, 잘 돌아오라고 격려해주셨잖아요. 그래서 제대 뒤 첫 경기가 정말 영원히 못 잊을 추억이죠. 2년 동안 못 느꼈던 팬들의 응원 함성과 격려가 뭉클하게 다가왔어요. 그 뒤로도 꾸준히 사랑을 보내주신 팬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2년의 공백이 여러모로 아쉬웠겠군요.
 
(고갤 내저으며) 오히려 군대 2년이 있었기에 지금의 안치홍이 있는 거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군대에서 이것저것 마음 편하게 시도해서 내 것을 만들고 나왔어요. 또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면서 야구 선수 이전에 인간으로서 많은 성장이 가능했습니다.
 
내년 시즌 목표는 역시 ‘건강’과 ‘풀타임 시즌’이겠습니다.
 
해마다 부상 없는 시즌이 목표입니다. 올 시즌 초반에도 갑작스러운 부상이 찾아와서 더 아쉬웠죠. 시즌 마지막엔 방망이를 쥘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어요. 내년엔 더 건강하게 마지막까지 뛴다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거로 생각합니다.
 
가을야구도 올 시즌보다 더 길게 해야 할 텐데요.
 
지난해 통합 우승을 돌아보면 올 시즌처럼 ‘꼭 우승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없었어요. 다들 즐기면서 하니까 성적이 따라왔죠. 올 시즌엔 다들 챔피언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에 흔들린 듯싶어요. 내년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겠죠. 가을야구에 진출해서 마지막까지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게 있습니다. ‘타이거즈의 리더’로서 안치홍은 언제 볼 수 있을까요.
 
아직 저보다 나이 많은 형들이 많잖아요. 형들을 뒤에서 도와주면서 ‘리더십’을 배우고 있는 단계입니다. 물론 언젠간 ‘리더’를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은 있어요. 저도 언제 그런 날이 올지 궁금합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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