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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박흥식 감독은 매일 오후 6시 30분이 설렌다

작성일
18-07-1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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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나콘 플레이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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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 화수분 야구’가 된단 걸 보여주고 싶어요.”

최근 KIA 타이거즈 선발 라인업을 살펴보면 류승현·박준태·신범수 등 젊은 야수들이 꽤 많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베테랑이 대다수였던 주전 타자들을 생각한다면 절반 가까이 새롭고 젊은 얼굴로 가득 찼다. 올 시즌 팀 성적 부진과 맞물려 세대교체의 흐름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분위기다.
 
KIA 박흥식 2군 감독은 최근 1군에서 나오는 젊은 야수들의 활약에 매일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박 감독은 ‘시스템의 변화’가 만든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2군 감독으로 부임한 박 감독은 시즌 직전 김기태 감독에게 한 가지 건의를 했다. 퓨처스리그 경기는 젊은 유망주 위주로 운영하겠단 뜻이었다.
 
“옛날부터 지켜보니까 1군에서 2군으로 내려온 몇몇 선수는 당연히 다시 올라갈 줄 알고 퓨처스리그 경기를 설렁설렁 뛰더라. 그러면 2군에서 진짜 열심히 하는 젊은 선수들은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잠시 내려온 1.5군급 선수나 베테랑 선수들은 3군으로 보내서 컨디션 조절을 하도록 했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젊은 선수들 위주로 꾸준히 퓨처스리그 경기를 뛰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 박 감독의 말이다.
 
박 감독은 올 시즌 2군 업무를 마치고 돌아온 저녁 오후 6시 30분이면 설레면서도 떨리는 마음으로 TV를 켠다. 박 감독의 의도대로 퓨처스리그 경기를 꾸준히 뛴 젊은 야수들은 1군에 올라가서도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는 상황이다. 1군 경기를 지켜본 박 감독은 “팀에 희망과 미래가 보이지 않나. 이게 내가 원하는 그림”이라며 활짝 웃었다. 활기차고 역동적인 타이거즈의 미래를 호언장담한 박 감독의 얘길 ‘엠스플뉴스’가 들어봤다.


최근 젊은 호랑이들의 활약이 상당히 돋보입니다.

다행이다 싶더라고요. 젊은 야수들이 잘하면 기존 주전들도 동기부여가 될 겁니다. 팀의 미래와 희망을 보는 거니까 팬들도 좋아하고요. 무엇보다 KIA 타이거즈도 화수분 야구가 된단 걸 보여주는 거라 기분이 좋죠(웃음).
 
올 시즌부터 시작한 젊은 야수 위주의 퓨처스리그 운영 기조가 빛을 발하는 분위기입니다.
 
새로운 상품을 만들려고 2군이 있는 거죠. 그래서 퓨처스리그 경기는 20대 초·중반 야수 위주로 운영하고 있어요. 젊은 선수들이 경기를 지속해서 뛰어야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습니다. 연습만 보고 판단할 순 없죠. 좋은 기록이 나와야 1군에서도 관심을 가지잖아요.
 
1군에 가서도 젊은 선수들이 위축되지 않는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게 퓨처스리그에서 계속 경기를 뛰었으니까 가능한 장면이죠. 실전 경기 감각을 쭉 길렀으니까요. 이렇게 해야 어린 선수들의 잠재 능력이 나올 수 있습니다. 1군에서 그냥 툭 갖다 대는 스윙이 아니라 자신 있게 자기 스윙을 하잖아요.
 
1군에 올라가는 선수에게 많은 조언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1군에서 시즌 타율 0.424로 맹타를 휘두르는 류승현은 “박흥식 감독님께서 어떤 투수가 나오더라도 자신 있게 스윙하라고 하셨다. 2군에선 ‘타격 기술은 네가 최고다’라는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특히 득점권에서 후회하지 않는 스윙을 강조하셨다”며 박 감독의 조언을 전했다)
 
(목소릴 높이며) 2군에서 스윙하듯 1군에서도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리라고 말했죠. 삼진당하는 걸 겁내지 말고 당당하게 스윙해야 하는 거죠. 무엇보다 1군에서 눈치 보지 말고 후회 없이 하고 오라고 말했습니다. (류)승현이가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뭐라고 말했습니까.
 
‘시원하게 돌리고 내려오겠습니다’라고 말하더군요. 물론 빨리 내려오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웃음).
 
최근 1군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야수가 바로 류승현입니다. 이미 2016년 마무리 캠프 때부터 류승현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고 예언(?)을 하셨는데요.
 
(류)승현의 스윙을 보자마자 방망이 하나는 재밌는 친구라고 느꼈어요. 타구를 멀리 보낼 줄 아는 타자입니다. 한 마디로 타구 질이 남들과 다른 거죠. 어떤 선수는 잘 맞아도 안 뻗고 상대 야수에게 잡히잖아요. 승현이의 타구는 야수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멀리 날아가는 거예요. 그만큼 하체 회전이 잘 되면서 임팩트 순간 힘이 더 잘 전달되는 스윙이죠.
 
남다른 자질이군요.
 
(두 팔을 쭉 뻗으며) 사실 지금 부진한 타자들을 보면 상체와 손으로만 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면 땅볼만 계속 나옵니다. 재수가 좋아서 안타가 될 수 있지만, 제대로 된 정타는 나오지 않는 거죠. 반면에 류승현은 타구 질이 1군에서도 상당히 좋습니다. 정말 잘하고 있는 거죠.
 
류승현뿐만 아니라 박준태와 최정민 선수도 1군에서 자리 잡는 상황입니다.
 
(박)준태도 스윙이 정말 많이 좋아졌어요. 혼자서 고민을 엄청 많이 하는 ‘연구파’에요. (최)정민이는 번트가 주특기인데 저는 그게 큰 장점이라고 봐요. 그런 타자가 있어야 상대 수비가 긴장하고 급해지잖아요. 각자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봅니다.
 
2군에서 볼 때 ‘정말 열심히 하는구나’라고 느낀 선수가 있습니까.
 
(류)승현이도 정말 열심히 하는데 포수인 (신)범수 역시 빼놓을 수 없죠. 눈빛부터 다릅니다. 오후에 퓨처스리그 선발 출전을 해야 하는데 오전부터 나카무라 다케시 배터리코치에게 잡혀서 죽도록 연습하더군요. 쉬라고 말했는데도 ‘안 힘듭니다’고 대답하면서 송구와 수비훈련을 다 소화했습니다. 범수는 근성 하나로 똘똘 뭉친 선수예요. 결국,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10번 던지면 9번은 도루 저지를 하더라고요.
 
인터뷰 중간 다케시 코치가 등장해 신범수의 얘길 꺼냈다.
 
“2군 스프링 캠프 때만 해도 지금 1군에 있는 신범수를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수비 실력을 어떻게든 향상해야 했어요. 캠프 때부터 계속 1대1로 집중 마크했죠. 남들보다 3~4배는 훈련 강도가 더 강했어요. 울면서 연습했죠. 사실 1년 동안 길게 바라보고 있었는데 박흥식 감독님 추천으로 갑자기 올라가게 됐습니다. 1군에서 성장한 실력을 보여준 것 같아서 기뻐요. 착한데 주변 눈치를 너무 많이 봅니다. 귀여워요(웃음).”

오전부터 오후까진 2군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저녁엔 1군에 올라간 젊은 선수들을 지켜본다고 들었습니다. 쉴 틈이 없겠습니다(웃음).
 
(고갤 끄덕이며) 올라간 선수들을 지켜보는 재미가 더 크죠. 마음이 조마조마해요(웃음). 안타를 치면 나도 모르게 환호가 나오더라고요. 멀리 떠나보낸 자식을 보는 느낌입니다. 선수들이 최대한 오랫동안 1군에 남아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젊은 야수들이 활약하니 KIA 팬들도 신선한 느낌을 받는 것 같습니다.
 
제가 봤을 땐 2020년 정도엔 우리 팀 컬러가 많이 바뀔 겁니다. 그땐 기동력과 작전 능력이 좋은 활기찬 야구를 할 것 같아요. 무엇보다 공격에선 팀 배팅을 잘해야죠. 팀 타율 1위보단 득점권 타율 1위 팀이 우승할 확률이 높잖아요. 지난해 통합 우승을 이끈 팀 타선도 득점권 타율(0.324·1위)이 압도적이었죠. 득점권 기회에선 팀을 위해 희생할 줄 알아야 합니다.
 
얘길 계속 들으니 타이거즈의 미래가 밝아 보입니다.
 
저보단 2군에서 파트별 코치들의 고생이 가장 많아요. 코치들이 연구를 많이 하면서 선수에게 최대한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죠. 그런 코치들의 조언을 기억하고 밤늦게까지 노력하는 선수가 달라지는 겁니다. 다른 선수들이 쉴 때 코치가 얘기해준 걸 한번이라도 더 연습하는 선수가 성장하는 거죠. 그렇게 열심히 하는 선수에게 타이거즈의 미래가 달렸습니다.
 
올 시즌 절반 정도 2군 감독을 해보신 느낌은 어떤가요. 1군 타격코치 시절보다 얼굴은 많이 편안해 보입니다(웃음).
 
(환하게 웃으며) 선수 시절 방망이가 잘 맞으면 야구장 출근하는 게 설레잖아요. 저도 최근 그런 느낌이에요. 오늘은 어린 선수들이 얼마나 성장했을지 궁금한 거죠. 어제와 오늘이 정말 다른 선수가 있으면 깜짝 놀랄 때도 있습니다. ‘이렇게 달라질 수도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거죠. 솔직하게 저는 올 시즌이 정말 즐겁고 보람찹니다. 행복한 거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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