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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준 선수가 트레이드 돼서 두산에 왔습니다.

어떤 보직을 맡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의 경기를 봐서는 1군에서 보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두산 선발을 뚫기는 어렵지만, 불펜은 습자지. 정재훈과 이현승 밖에 없기에 스트라이크 던질 줄만 알면 1군입니다. 사실 진야곱 봐서는 스트라이크 못 던져도 1군입니다. 그런데도 당분간 1군 오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시범경기부터 1군 경기 영상을 봤는데, 직구 구속이 140을 넘지 못합니다. 시범경기 막바지에는 140 후반까지 올라왔다는데... 그런 공을 보지는 못 했습니다.

직구 구속이 안 나오고, 공이 높게 제구됩니다. 그러다 보니 직구 피안타율이 0.429에 달합니다. 나머지 변화구들도 피안타율이 5할인데, 슬라이더만 0.176으로 그나마 타자 상대할 수 있는 구종입니다.

그래서 전체 투구의 35.1%를 슬라이더를 던졌습니다. 슬라이더 던지다 나머지 구종 던지면 바로 통타입니다 -_-;;;

제가 볼 때는 군대가기 전, 2012~2013년도부터 변화구 구사 비율이 높아졌다고 하는데, 이때부터 구속 저하가 온 것 같습니다.

다들 멘탈이 안 좋다, 생활습관 안 좋아서 그렇다 말하지만, 더 근본적 원인은 데드암에 따른 구속저하 문제가 컸고, 롯데 구단에서 이를 제대로 파악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한 가지 문제만 바라본 것 같습니다.

2군에서는 낮은 수준의 직구와 1군 수준의 변화구로 던질 수 있으니 괜찮았는데, 부상이 드러나 2014년 9월 토미존서저리를 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조금 이상한 것이 재활기간이 6개월입니다. 보통 토미존 서저리는 1년에서 1년 반정도 재활을 합니다. 그런데 토미존 서저리라 할 수 있을까요? 지난해 제대한 뒤 롯데 코칭스탭 앞에서 공 상태를 봤다고 하니, 이때도 공을 던지고 있던 게 됩니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재활 기간입니다.

언론에 나온 것과 다르게 웃자란 팔꿈치를 깍는 수술을 한 게 아닐까 합니다. 이 수술의 재활 기간이 6개월 정도됩니다. 보통 이 수술은 토미존서저리의 전 단계쯤 되는데, 인대가 버텨주지 못해 뼈가 부딪히다 보면 뼈가 웃자랍니다. 이렇게 자란 뼈를 깍아내는 수술입니다.

어떤 수술이든 고원준은 작년 후반기부터 공을 던지기 시작했고, 마무리훈련과 스프링캠프에 참여합니다. 토미존서저리라면 조금 성급한 선택이지요.

여튼 고원준은 정상적 몸 상태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두산 우완 영건들이 영원히 부상으로 재활군에 있는 것처럼 고원준도 일단 재활군에서 시작할 것 같습니다.

롯데와 두산 모두 가치가 떨어질대로 떨어진 노경은과 고원준을 바꿨다는 것 자체에서 고원준에 대한 판단을 공유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태형 감독은 고원준의 보직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이대수와 조규수, 김창훈을 바꿨던 것이 떠오르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