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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2군)를 독립시키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2015 KBO리그 발전포럼’을 개최한다. 최초의 개방형 윈터미팅이다.

이 자리에서 전용배 단국대 스포츠경영학부 교수는 퓨처스리그 독립을 주제로 한 발표를 할 예정이다.

요지는 다음과 같다. 기존 구단 중 일부가 2군 팀을 희망하는 구단주에게 매각한다. 미국 마이너리그 시스템처럼 코칭스태프와

선수 연봉은 KBO리그 구단이 부담하지만 운영비는 2군 구단이 책임진다. 최소 4개 구단이 기존 KBO 퓨처스리그와 별개로

새로운 리그를 창설한다. 그리고 새로운 2군 리그 구단은 일정 수용 규모를 갖춘 중소도시 구장을 본거지로 독립한 퓨처스 구단이

자체 마케팅으로 수익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10개 구단 체제가 된 KBO리그는 더 이상 확대가 어렵다. 프로야구 시장 확대와 산업화를 위해 2군 리그 독립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2군 리그는 관람자 중심의 리그가 돼야 한다. 지방 도시의 경우 야구장 시설의 효율적인

이용이라는 측면에서도 관심이 있다”고 주장했다.

KBO리그에서 최초로 2군을 운영한 팀은 두산(당시 OB)이다. 두산은 1983년 원년 타격코치 이광환을 감독으로 2군 팀을

창설했다. 1985년 삼성이 그 뒤를 따랐다. 그러나 전 구단이 참여한 ‘2군 리그’는 1990년에야 시작됐다.

초창기에는 ‘낭비’라는 비난도 있었다. 그러나 리그 수준이 올라가며 아마추어에서 입단한 신인이 곧바로 활약을 하는

사례는 점점 드물어졌다. 여기에 프리에이전트(FA) 제도 이후 주전급 선수 연봉은 크게 올랐다.

‘육성’의 중요성에 눈을 뜬 구단들은 전용 훈련시설을 갖추고 선수단 규모를 늘리는 등 투자를 했다.

그러나 ‘산업’ 측면과는 무관했다. 2군 리그가 낮 경기로만 열린다는 건 그 방증이다. 선수에게도 힘들지만 관중을

모으기 어려운 시간대다. NC 퓨처스 팀인 고양 다이노스를 제외하면 2군 경기에는 입장료가 없다. 고양도 주말 경기에

성인을 대상으로만 입장료(3000원)을 받는다.

전 교수의 제안은 2군 리그를 미국식 마이너리그로 운영하자는 것이다. 마이너리그 구단은 메이저리그 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선수를 위탁 관리하지만 소유와 운영에서 독립돼 있다. 양대리그 중 하나인 아메리칸리그도

최초에는 마이너리그였다.

반면 한국의 퓨처스리그는 일본 모델을 따랐다. 일본 프로야구는 1952년 간사이 팜리그 결성을 시작으로

현재 이스턴리그와 웨스턴리그로 2군을 운영하고 있다. ‘2군’이라는 용어 자체가 일본에서 나왔다. 2군 구단이

독립돼 있지 않고, 1군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소속 선수가 2군에서 뛰는 구조는 한국 프로야구가 일본식을

답습한 것이다.

 

2군의 독립화까지는 여러 난제가 있다. 전 교수는 “독립된 2군 구단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구장 운영권 확보 등

지방자치단체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2군 경기가 과연 야구팬과 광고주에게 얼마나 매력이 있을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심보영 고양 사업팀장은

“2군 경기에서도 장기적으로 수익화는 가능하다고 본다”며 “하지만 단시일 안에는 어렵다. 한 구단 차원에서는

한계가 있다. 리그 차원에서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1군 구단이 귀중한 선수 자원을 ‘위탁’한다는 데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선수 입장에선 신분 보장에 대한

우려가 가능하다. 김선웅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국장은 “현행 등록선수, 육성선수 구분에서 박탈감을

느끼는 선수가 많다. 2군이 독립되면 박탈감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