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7일 프로야구 시범경기 개막전이 전국 5개 구장에서 일제히 펼쳐졌다. KBO는 지난 5일 올해부터 달라지는 '2015 KBO 리그'의 5가지를 발표했다. 특히, 올 시즌부터 새롭게 도입되는 '스피드업 규정'이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KBO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경기 시간 10분 단축을 목표로 경기 스피드업에 관한 규정을 강화했다. KBO는 우선, 이닝 중 투수 교체시간을 2분 45초에서 2분 30초로 단축했다. 또 타자 등장 시 BGM은 10초 이내로 했다. 타자는 음악이 끝나기 전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

아울러 이후 타자가 타석에 들어선 순간부터는 최소한 한 발을 타석 안에 둬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투구 없이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이 규정은 2015 시즌 시범경기 개막전부터 적용됐다. 7일 대전 한화-LG전. 한화 김경언은 3회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무사 1루. 볼카운트는 2-2였다. 김경언이 LG 선발 소사의 4구째 공을 골라낸 뒤 5구째를 치기 전 타석을 잠깐 빠져나갔다.

이 순간, 이계성 주심은 곧바로 스트라이크 콜을 했다. 김경언이 최소 한 발은 타석 안에 두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해 스트라이크 콜을 한 것. 결국 삼진 아웃 판정을 받았다. 이날 LG 이진영 역시 4회 2사 1루, 볼카운트 1-2 상황에서 타석 이탈로 스트라이크를 받아 삼진 처리됐다. 

 진풍경이었다. 타자가 타석을 벗어나 스트라이크 하나를 더 받은 뒤 아웃 판정을 받은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경기 후 김성근 한화 감독은 "야구가 재미없어지는 것 같다. 경기 중 클라이맥스 상황에서 그렇게 삼진을 당하면 재미가 떨어지지 않겠나. 김경언과 이진영이 삼진을 당하지 않았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모른다. 문제가 있는 제도라고 본다"고 밝혔다.

야구 팬들 역시 "야구 승부의 흐름을 끊는 것 같다", "9회말 2아웃 풀카운트 상황에서 절호의 역전 기회를 잡았을 때 저렇게 삼진을 당하면 허탈할 듯"이라는 의견과 "경기 시간을 단축시키자는 취지가 좋아 찬성한다", "스트라이크가 조금 과하긴 하지만, 일부 타자들 시간 끄는 버릇을 이 기회에 확실하게 없앴으면"이라는 등의 다양한 찬반의견을 보였다.

이에 대해 김인식 규칙위원장은 7일 경기 후 스타뉴스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그렇게 하기로 했다"면서 "볼이 몸 쪽으로 와 어쩔 수 없이 타석 밖으로 나가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두 발이 다 타석에서 빠져 나간 뒤 시간을 지체할 경우, 스트라이크 콜을 하게 돼 있다"고 입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무의식 중에 타석을 빠져나간다고 해도 관계없다. 이는 미국에서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규정이다. 미국은 심지어 벌금까지 낸다"면서 "이번 시범경기를 통해 규정을 적용해본 뒤 시범 경기 끝난 후 최종적으로 다시 한 번 회의를 할 것이다. 물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작은 한 것이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심판진이 가 충분히 규정에 대한 사항을 계속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클라이맥스 상황에서 이럴 경우, 맥이 빠질 수도 있지 않겠나'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런 것들을 어떻게 고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시범경기가 끝난 뒤 최종적으로 그 부분에 대해 다시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제는 선수, 본인들이 의식을 해야 한다. 자주 타석 밖으로 나가니까 조항을 신설한 것이다.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 조항을 만들면 고쳐질 것이 아닌가"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대전구장과 달리 목동구장(넥센-kt)에서는 스피드업 규정 위반과 관련해 스트라이크 판정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결국 목동경기는 2시간 20분 만에 종료됐다. 지난해 경기 평균 소요 시간인 3시간 27분과 비교해 무려 1시간 7분이 단축된 것. 시범경기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경기는 굉장히 신속하고 깔끔하게 진행됐다. 향후 재논의를 거친 스피드업 규정이 어떻게 정규리그에서 효과를 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http://m.sports.naver.com/baseball/news/read.nhn?oid=108&aid=0002393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