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 몸값’ KIA는 눈높이를 어디에 맞춰야 하나
- 작성일
- 14-11-17 22:17
KIA가 17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양현종(26·KIA)의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요청했다. KBO는 곧바로 메이저리그사무국(MLB)에 이를 전달했고, 이제 MLB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양현종의 포스팅 신청 사실을 알리면 그때부터 나흘 동안 비공개 입찰이 진행된다.
포스팅시스템의 핵심은 바로 1차 관문인 포스팅 입찰액에 있다. 이는 해당 선수를 영입하고자 하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원소속구단에 건네는 이적료가 된다. 최고액을 적어내는 구단이 독점교섭권을 가져가기에 포스팅 과정에서는 메이저리그 구단끼리 눈치싸움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포스팅 입찰액은 이 구단이 해당 선수를 얼마나 원하는지 알려주는 동시에 메이저리그가 이 선수를 어느 정도로 평가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척도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원 소속구단이 얼마에 수용하는지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구단의 이익과 동시에 국내 리그의 자존심도 걸려있기 때문이다.
해외 진출을 꿈꾸는 양현종의 뜻을 존중해 KIA도 일단 메이저리그 구단들을 상대로 문을 열었다. 그런데 얼마가 나오면 수용해도 되는 것일지, 불과 몇 주 사이에 상황은 매우 애매해졌다.
현재 프로야구에서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선수는 류현진(LA 다저스) 한 명뿐이다. 2012년 시즌을 마친 뒤 한화가 포스팅을 요청했고 다저스는 2573만7737달러를 적어냈다. 당시만 해도 프로야구 선수 포스팅 최고 입찰액은 임창용이 받은 65만달러였고 당시 미국행은 불발됐기에 국내에서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액수였다. 그래서 한화의 결정은 오히려 어렵지 않았다.
이후 2년이 지나 1년 후배 김광현(SK)과 양현종이 뒤를 잇는다. 그런데 먼저 절차를 밟은 김광현의 결과가 또 예상밖이다.
김광현은 2007년 데뷔 이후 류현진과 함께 경쟁해온 프로야구 좌완 에이스 듀오다. 2010년대 들어 여러 차례 부상당하는 바람에 데뷔 이후 통산 성적이나 꾸준한 상승세 등을 따지면 류현진에는 뒤진다. 그러나 다승-방어율-탈삼진 등 주요 타이틀을 놓고 해마다 류현진, 윤석민과 3파전을 펼친 대한민국 대표 선발이다. 특히 좌완이라는 점에서 류현진과 김광현은 맞대결 성사 여부마저 화제가 될 정도로 라이벌로 성장해왔다.
엄두도 내기 어렵던 포스팅의 문턱은 류현진이 2500만달러를 받아내면서 확 낮아진 듯 보였다. 다들 김광현을 두고 1000만달러 정도는 쉽게 예상한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러나 김광현과 교섭권을 따낸 샌디에이고는 200만달러를 적었다.
양현종을 포스팅에 내놓은 KIA의 고민은 실질적으로 딱 한 가지다. 얼마에 수락해야 양현종을 보낼 수 있는 실리와 명분이 함께 채워지느냐, 그 기준이 애매하다는 점이다.
김광현을 메이저리그에 보내겠다며 기자회견까지 연 SK 역시 200만달러를 받아들고 많은 고민을 했다. 결국 이틀 동안 고민 끝에 김광현의 강한 의지를 존중해 협상 테이블로 보내주기로 했다. SK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러나 SK의 선례로 인해 KIA의 부담이 커졌다. KIA가 시즌 막바지에 양현종을 보내주기로 결정할 때의 200만달러와 지금의 200만달러 의미가 너무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며칠의 차이는 있지만 나란히 포스팅에 도전하는 좌완 동기생은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류현진과 김광현과 양현종은 각자 장점과 단점이 분명히 있다. 국내와는 달리 메이저리그에서 평가하는 수준의 차이는 또 존재한다.
한마디로 포스팅 금액은 전적으로 메이저리그 구단의 마음에 달려있다. 운도 따라야 한다. 그러나 보내는 입장은 당연히 간단치 않다. 류현진이 떠난 프로야구에서 김광현과 양현종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다. 구단의 명분과 선수의 꿈을 동시에 만족시켜줄 금액은 과연 얼마일까.
KIA 구단은 “구단과 선수 양측이 모두 납득할 정도의 포스팅 금액이 나오면 수용하기로 했다. 결과를 기다려보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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