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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전을 1시간 앞둔 지난 4일 광주 챔피언스필드. 훈련을 마친 이성열(30·넥센)이 작은 쇼핑백과 봉투를 들고 경기장 인근을 서성거렸다. "누구를 찾는가"라고 묻자 그는 "어머니와 아버님이 오늘 오시기로 했다. 어제도 오셨는데 오늘 하루 더 오신다. 표를 전해드려야 한다"며 멋쩍게 웃었다. 살짝 넘겨 본 쇼핑백 안에는 관중석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주전부리가 담겨 있었다. '황금연휴'였던 지난 3~5일 챔피언스필드는 3경기 연속 매진됐다. 이성열은 감독도 구하기 어려운 표를 수소문 끝에 직접 발품을 팔아 구했다고 했다.

아들이 건네 준 티켓으로 입장한 어머니 임해숙(54)씨는 생애 가장 행복한 만세를 2번이나 불렀다. 이성열은 지난 3일과 4일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이틀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3일 0-0으로 맞선 2회초 2사에 홀튼의 낮은 140km 직구를 받아친 그는 시즌 4호 중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튿날에는 9회 초 1사 1루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아들의 타구가 담장을 넘기자 임해숙 씨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두 손을 번쩍 들고 펄쩍펄쩍 뛰었다.

이성열은 전라도 순천이 고향이다. 부모님은 순천에서 작은 농장을 경영한다. 이성열은 비시즌에 고향집을 찾아 일을 돕기도 한다. 5일 경기에 앞서 만난 그는 "광주에서 경기가 열릴 때 이따금 부모님을 초대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좋았던 기억이 없었다. 이번에는 2경기 연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서 기쁘다. 어머니가 앉아 계시다고 하니까 힘이 나더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아들의 손을 잡고 '고맙다. 수고했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한다.

심근경색을 앓고 있는 이성열의 어머니는 지난 2일 퇴원했다. 아직 몸이 불편하지만, 지방에 내려온 막내 아들을 보기 위해 1시간 30분이나 차를 타고 광주에 왔다. 이성열은 "오늘은 체력적으로 지치실 것 같아서 오시지 말고 집에서 쉬시라고 말씀드렸다"며 "올해는 야구를 더 잘해서 돈을 많이 벌고 싶다. 제일 중요한 건 결혼이다. 얼른 일가를 꾸려서 어머니를 기쁘게 하고 싶다. 그런데 그런 날이 빨리 오련 지 모르겠다"고 했다.

어휴 마지막 구절에 가슴이 아프네요ㅠ
돇거쏠로 뽕열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