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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지난 2월12일부터 대만 자이현 도류구장에서 전지훈련을 치렀다. 보름 이상 합숙훈련하며 팀워크를 다졌지만 생각지도 못 했던 네덜란드에 첫 경기부터 완패하고 말았다.

타선은 힘 한번 못 썼고 수비와 베이스러닝마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걱정했던 마운드는 그나마 컨디션 좋다던 불펜까지 무너졌다.

6차례 연습경기부터 징조는 보였다. 최강이라고 자부했던 타선마저 맥없이 무너질 정도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대만을 훈련지로 잡은 것이 큰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2006년 1회 대표팀은 일본 후쿠오카에서, 2009년 2회 대표팀은 하와이에서 전지훈련했다. 그러나 이번 대표팀은 이례적으로 대만을 선택했다.

가장 큰 이유는 현지 적응이었다. 대회가 열리는 곳에서 미리 준비하며 만반의 준비를 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일본이나 하와이는 야구선수들에게 익숙한 곳이다. 음식과 문화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데다 각 팀들이 스프링캠프로 자주 찾아 선수들이 이제 따로 적응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다.

그러나 대만은 다르다. 선수들이 평소 거의 갈 일이 없는 낯선 곳인 데다 음식도 중화권 특유의 향이 강해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이 많다.

현재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일부는 보기에도 확연히 드러날 만큼 체중이 줄었다. 훈련량이 많았던 것도 이유지만 음식 때문에 고생한 선수들이 적지 않다. 한 선수는 “스프링캠프에서는 일부러 체중을 줄였지만 대만에 온 뒤로 거의 먹지 못 하면서 살이 많이 빠진 것 같다. 향이 너무 강해 먹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 난 26일 타이중으로 이동한 후에는 현지 한국식당에서 식사를 마련하고 있다. 그전 도류에서도 대표팀은 선수들을 위해 대만 특유의 향채를 절대 넣지 않는 등 신경을 썼다. 그러나 일부 선수들은 음식에 적응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생체리듬을 위해 가장 중요한 식생활에서 곤란을 겪다보면 정상 컨디션을 되찾는 것이 쉬울 수 없다. 대만에 적응하기 위해 일찌감치 현지로 이동한 것이 오히려 장애가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