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영웅팀의 염경엽 감독님의 인터뷰 기사입니다.
기사 링크: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ec&sid1=107&sid2=213&oid=295&aid=0000000922
기사 내용 중 일부입니다.
(기사는 기자 말이 진하게 감독님 말이 보통으로 나와 있습니다. 여기서는 기자 말을 흐릿하게 바꿨습니다. 감독님 말이 중요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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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희 in 캠프] 넥센 염경엽 감독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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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캠프를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 ‘기대했던 선수들의 기량이 얼마나 좋아질까’,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하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합니다.

어제 보니까 모 선수가 팀 훈련 중에 쉬고 있더군요. 휴식일도 아닌데 쉬고 있어서 코치에게 물었더니 웃으면서 “아, 네 저 선수 합법적으로 쉬고 있는 겁니다”라고 하더군요. 알고 봤더니 넥센 캠프에선 ‘1일 휴식권’이란 게 있더군요. 지금껏 프로야구 스프링캠프를 취재 하며 처음 듣는 소리였습니다.

전 초보감독이에요. 베테랑 감독의 훈련법을 그대로 따라해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전 그 훈련법을 100% 따라하기보다 그동안 제가 생각하고, 공부했던 스프링캠프법을 하나하나 도입하고 있어요.

도입이요?

(고개를 끄덕이며) 제가 과거 현역으로 뛸 때 정말 하기 싫었던 훈련들. 코치 때 보면서 ‘왜 저련 훈련을 하지. 저게 무슨 효과가 있지’하고 생각했던 훈련법은 지금 넥센 캠프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제가 다 빼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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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분명 어려움은 찾아올 겁니다. 하지만, 한 경기 잡겠다고 오버하면 더 큰 손실이 생기는 게 프로야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 어려움이 찾아와도 제가 구상한 선발 로테이션과 휴식은 철저히 지킬 겁니다. (뭔가를 생각하다가) 삼성 보세요.

삼성이요?

네. 삼성이 왜 7, 8월에 강한지 아세요?

말씀하신 데로 ‘삼성은 한 경기 잡겠다고 오버하는 팀이 아니기에 시즌 중반 이후에도 힘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만.

바로 그겁니다. 삼성 투수들이 좋다는 건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삼성은 투수 운영법이 기본적으로 잘 정립돼 있는 팀이에요. 투수들 스스로 내가 언제 등판하고, 언제 쉬는지 잘 알고 있어요. 코칭스태프도 투수들 등판 날짜를 잘 지켜주고, 투구이닝도 세심하게 관리해줍니다. 보직 역시 삼성은 선발, 중간, 마무리가 체계적으로 정해져 있고, 그 체계가 시즌 끝까지 가요. 그런데 다른 팀들 보세요? 일부 팀 가운덴 시즌 내내 너무 많은 변화가 이뤄져요. 선수들이 헷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전 삼성처럼 투수진을 ‘시스템’으로 운영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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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영이 좋은 중견수임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1번 타자치곤 출루율이 다소 낮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2011년엔 출루율 2할9푼, 2012년엔 3할1푼5리였습니다.

장기영이 ‘출루율이 낮다’는 지적을 받은 게 어제오늘 일일까요? 아니에요. 계속 출루율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어요. 그런데 문제는 출루율인 낮은 걸 뻔히 아는데도 출루율 높이는 훈련을 거의 받지 않았다는 거예요. 이전에 타격훈련하는 걸 보면 배팅볼 5개를 모두 때리는 데만 급급했어요. 공이 좋지 않으면 배팅볼이라도 기다릴 줄 알아야 하는데 말이죠. 그래서 지금은 야간훈련과 특타훈련 때 계속 공을 보게만 하고 있어요. 연습 때부터 선구안을 좋게 만들자는 의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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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선 전 미국 마이너리그처럼 우리 2군도 ‘매뉴얼 야구’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매뉴얼 야구요?

(고개를 끄덕이며) 미국 마이너리그 보세요. 투수, 타격, 수비, 주루 등 모든 분야가 매뉴얼로 정리돼 있어요. 감독, 코치가 바뀌어도 선수들이 매뉴얼에 따라 야구하기 때문에 새로운 지도자가 와도 혼란에 빠지지 않아요. 팀도 매뉴얼에 따라 일관성있게 팀 색깔을 유지할 수 있고요. 전 이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감독이 아닐 때 늘 답답했던 게 있어요. 그게 뭔지 아세요?

글쎄요.

한창 시즌 중인데 선수들이 기본기 훈련이나 타격폼, 투구폼을 수정할 때에요. 1군은 전쟁터에요. 전쟁터는 총을 쏘며 적과 싸우는 곳이지, 사격 연습을 하는 곳이 아닙니다. 정작 사격 연습을 하는 곳은 2군입니다. 전 감독이 되면서 1, 2군 코칭스태프가 모두 함께하는 세미나를 마련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1, 2군 코치들이 유기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선수들 정보를 공유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틈틈이 만든 ‘매뉴얼 북’을 줬어요. 일관되게 선수들을 지도하자는 의미였습니다. 요즘 보면 1, 2군 코치들의 소통이 잘 이뤄지는 것 같아 기분이 무척 좋아요(웃음).

감독님의 야구색깔, 어떻게 전개될 수 있을까요.

매뉴얼 야구가 될 거예요. 수많은 매뉴얼에 따라 안정적으로 팀을 리드하면서 매뉴얼 안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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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싫지만, 이 기사는 참 좋네요.

'시스템'과 '매뉴얼'을 강조하고 시즌을 길게 보는 염경엽 감독님의 생각이 참 좋네요.
특히, 주전은 강하고 백업이 상대적으로 좀 떨어지는 영웅팀의 현재 상태에 더욱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물론, 세부적으론 이상하다 싶은 부분도 있지만, 큰 틀은 정말 좋아 보입니다.
처음 사자팀으로 류감독님 올때와 왠지 비슷해 보이네요.
올해 4강 갈 것 같습니다.
(근데... 그럼 떨어질만한 팀도 잘 안 보이지긴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