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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부터 프로야구 3군 시대가 열린다. 3군을 운영하고 있는 팀을 중심으로 시범운영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3군 선수들도 경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정금조 운영기획부장은 23일 "원하는 팀들을 중심으로  3군 시범리그 운영을 계획 중이다. KBO가 관장하는 정식 리그는 아니지만 3군 선수들이 뛸 수 있는 장이 열려야 한다는 데 몇몇  구단들이 동의했다. KBO는 최소한의 개입만 하고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체계적인 선수육성 실전이 최고

필 요성은 수 년전부터 제기됐다. 선수는 많지만 경기에 뛸 수 있는 선수는 제한돼 있다. 이른바 '육성군'으로 불리는 3군 선수들은  기약없이 훈련만 하다 유니폼을 벗는 경우도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3군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를 해야한다. 삼성은 2군도  3군으로 떨어질 수 있고, 3군도 2군으로 승격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준다. 이 과정에서 2군 선수들이 한단계 도약해 1군에  힘을 보태는 경우가 많다. 구단에서는 '코치수가 많다', '선수가 많다'는 얘기를 하는데, 육성군은 팀의 장기 비전을 고려했을 때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KBO가 추진 중인 3군 시범리그 역시 같은 맥락이다. 3군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고, 2군 선수들에게 위기감을 심어줘 궁극적으로는 주전과 백업의 격차를 전체적으로 줄이겠다는 의미다. 고양 원더스 김성근 감독은  "선수 육성에는 실전만큼 확실한 게 없다. 아무리 많은 훈련을 해도 경기를 뛰지 않으면 문제점을 보완하거나 장점을 극대화할  기회가 사라진다"고 강조했다.

◇퓨처스리그 엔트리제도에 숨은 의도

올 해부터  퓨처스리그도 26명의 엔트리를 제출해야 한다. 현장에서는 "퓨처스리그까지 엔트리를 정해놓으면 선수 순환이 안된다"며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정 부장은 "사실 3군 시범리그를 염두에 둔 조치다. 구단 당 80~90명 가량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데,  1.2군(총 52명)과 재활군(대량 10여명)을 제외해도 20명 이상의 선수들이 남는다. 프로야구의 질적 발전과 양적 팽창을 위해  3군 선수들도 경기를 해야한다고 판단했다. 원정을 떠난 퓨처스구장을 이용하는 등 야구장 확보만 이뤄지면, 구단별로 자율적으로  일정을 잡아 경기를 할 수 있다. 이미 4~5개 팀이 참가의사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경기에 따른 비용 부담 때문에 꺼리는 구단들이 있어, 3군을 운영 중인 모든 팀이 참여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때문에 참가 희망 팀 수가 적어 원더스를 포함해 대학팀 등이 경기 파트너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경기 수 확대 주장 원더스 대안되나

KBO 의 고위 관계자는 "3군 시범리그는 원더스의 경기수 확대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절충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SK와  두산이 주도적으로 원더스의 경기 수 확대를 반대하고 있다. 원더스의 창단 취지가 야구발전과 저변확대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총재  입장에서는 도움을 주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3군 시범리그가 출범하면, 원더스에게 30경기 정도 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면 원더스는 퓨처스 교류전 48경기를 합쳐 80경기 가량 뛸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성근 감독도 환영했다.  그는 "여전히 경기수 확대를 반대하는 명쾌한 이유를 듣지 못했지만, 어떤 식으로든 방법을 찾아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 고맙다.  선수들이 뛸 기회가 많아야 육성도 되고 경쟁도 된다"고 밝혔다. 물론, 구단들이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 KBO가 '구단들끼리  일정을 잡아 자율적으로 리그를 운영'하도록 한 것도 원더스의 참여 여부를 놓고 발생할 수 있는 잡음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