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리더십으로 롯데를 성실히 이끌었던 롯데 양승호 감독이 한국시리즈 진출 실패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
플레이오프에서 2승 3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롯데 양승호 감독이 사의를 표명했다.
양 감독은 5차전이 끝나고 선수단이 모인 자리에서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다”고 선수들과 코치진을 격려한 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모든 책임은 감독에 있다. 이제 감독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코치들과 선수들 모두 크게 놀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모 선수는 침울한 목소리로 “선수들 모두 감독님의 사의 표명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2년 동안 팀을 성실히 이끌어주신 감독님께 죄송할 따름”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양 감독은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이미 구단 수뇌부에 “한국시리즈 진출 실패 시 스스로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도 이를 눈치 챈 까닭인지 포스트 시즌 내내 “내년 시즌 또 한번 감독님과 함께 시즌을 보내려면 반드시 한국시리즈에 올라야 한다”며 전의를 불태웠었다.
롯데 구단은 “양 감독의 사의 표명이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구단 관계자는 “양 감독의 진의를 더 들어보고 최종 판단해야할 것 같다. 지금으로선 ‘아쉽고, 또 아쉽다’는 이야기밖에 할 말이 없다”면서도 “양 감독이 지난 2년간 팀을 훌륭하게 이끌어준만큼 구단에서도 그에 상응하는 고민을 하겠다”고 밝혔다.
<스포츠춘추>와의 전화통화에서 양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라고 구단이 불렀는데 그에 걸맞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며 "선수단에 그런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선수단에 미칠 충격을 고려해 "내 거취는 구단이 결정할 문제"라며 "롯데를 아껴주신 팬들께 늘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비록 플레이오프에서 SK에 패했지만, 롯데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야구인들의 예상을 깨고 두산을 이기고서 플레이오프까지 올랐다. 많은 야구전문가로부터 "이전 롯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는 호평을 들으며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좋은 경기를 펼쳤다. 특히나 롯데는 4번 타자 이대호(오릭스)와 에이스 장원준(경찰청)이 빠진 가운데서도 탄탄한 팀 워크로 정규 시즌 4위에 오르며 5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이 중심에 양 감독이 있었음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양 감독은 전임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장점을 계승하면서도 세밀한 야구와 믿음의 야구를 더하며 지난해 정규 시즌 2위로 팀을 이끌었고, 올 시즌에도 플레이오프까지 팀을 진출시켰다.
양 감독의 사의 표명에 롯데 선수들은 "구단이 전향적으로 판단해 내년 시즌까지 양 감독님의 임기를 보장해줬으면 좋겠다"는 반응 일색이다.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지만, 선수들은 양 감독의 리더십에 여전히 신뢰와 믿음을 보내고 있다.
10월 23일 양 감독은 구단 고위층과 만나 거취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롯데 선수들의 바람이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
근데 다 읽고나니 박동희네요.... 으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