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사이클론이라는 유령에 관한 이렇다할 잡설.
- 작성일
- 12-06-07 10:04
나무보다 산을 보는 선동열 “타격은 주기가 있다”
물론, 말로는 하이파이브를 하고 싶다했으나 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기에 홈런이 아닌 다른 강점을 살리려 노력하고 있는 선동열 감독이다. 하나의 예가 기동력이다. (...) 기동력과 더불어 선동열 감독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찬스 때의 집중력이다. 이는 곳 득점권 타율과 궤를 같이 한다. 선동열 감독은 “무엇보다 득점권 타율이 낮다는 것이 큰 문제다”고 진단했다. KIA는 득점권 타율 0.277로 8개 구단 중 7위에 그친다. 한 방도 없고, 결정력도 떨어지는 KIA의 타선이다.
하지만 선동열 감독은 초조해하지 않고 있다. 긴장하지 말고 담대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설 것을 당부한다. 선동열 감독은 “타격은 오르락내리락 하는 주기가 있다”는 표현으로 지금의 부진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승률 5할을 유지하다 한 번 상승세에 접어들게 되면 4위권 경쟁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험에서 나오는 자신만의 철학으로, 선동열 감독은 눈앞이 아닌 먼 곳을 내다보고 있었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고 믿을 것은 투수력이다 라는 괴담이 우리 야구판에 떠돈 지도 오래 되었지요.
요즘 기아야구 안보기도 하고 못보기도 하고 있습니다만 몇 마디 거들면.
a. 긴장하지 말고 담대한 마음으로 들어가라는 건 좋습니다.
b. 먼 곳을 내다보시는 게 맞다면 봐야 할 것은 득점권 타율 같은 쓸데없는 일회성 뽀로꾸 스탯이 아니죠.
팀출루율과 팀장타율을 고민합시다. 이건 팀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대안을 찾아봐도 되는' 스탯이 아니라, 팀방어율과 마찬가지로 팀의 기간이 되는 스탯입니다. 이거 개선 못하면 아무리 팀레전드라도 실패한 감독 됩니다.
- 진짜 시건방진 소리 하자면, 득점권 타율이 가장 큰 문제다 같은 말씀 하시면 선동렬 감독님 야구공부 하셔야겠네요 소리 튀어나옵니다.
이하는 주제로 돌아가서 타격 주기론에 관한 잡설.
주기론 따위는 헛소리란 건 기아야구 보는 사람은 다 알죠.
1. 타격에 주기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투수력도 주기가 있는 건 마찬가지죠. 오히려 투수력은 나빠졌다 좋아져도 타력은 한결같이 나쁘네요. 주기론으로 대처할 문제가 아닙니다. 걍 실력이 없는 거죠.
시즌 끝나고 나면 팀공격력이 좋은 팀과 안좋은 팀이 명확히 순서대로 정렬됩니다. 그 각 팀들도 나름의 주기는 탔겠지만요.
2.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빌딩에서 투수력이 먼저라는 건 일리는 있습니다. 투수는 누가 이닝을 못막아주면 다른 사람이 막아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 투수력이 축적되지 않으면 연쇄붕괴되어 버릴 수 있으니까요. 아예 시즌을 접지 않는 한 막기는 막아야 하기에..
3. 기아는 지금까지 단 한명의 거포도 자체적으로 키우지 못했습니다. 나지완은 작년에 터질랑말랑 하면서 올해가 고비였는데 내년에 군대나 가야겠고 김주형은 머.. 아직까지 기대하는 사람 없겠고.. 리그 장타율 상위권을 기아타자가 차지했던 건 믈브와 엘지에서 각각 돌아온 CK 가 09년 폭발해준 게 답니다. 이용규,김선빈, 안치홍이 포지션 대비 괜찮거나 높은 생산력을 몇년간 보여주긴 했지만 팀장타력을 받쳐줘야 할 코너외야-지명 포지션 3자리가 무주공산화되어가고 있죠. 1루조차 최희섭이 반등할지 의심스러워지고 있고.
기아가 자체적으로 키웠던 그나마 마지막 중장거리포가 장성호이려나요 -_-;;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해야죠. 타코 영입에 신경쓰지 않는 건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고 시즌 1/3이 지나갔는데 팀홈런이 강정호 한명과 같다는 말하기도 남사스러운 개막장적 상황에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것도 문제고.. 일단 내년에 용병 3명이 되면 타자 한명은 당연히 필수지만 선발 1, 타자 2 뽑는 쪽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네요. 한 명 뽑아봐야 망할 게 거의 뻔하고, 두명 뽑아서 한명이라도 건질 가능성이 50%는 될지.. 밉상 나방이지만 얘마저 군대보내면 진짜 텅텅 빕니다. 신종길 이호신 이준호 김상훈을 코너외야와 지명 3자리에 놓고 쓸건가요.
도저히 답이 안나올 것 같던 불펜을, 일부 예측처럼 선발을 불펜으로 돌린다거나 하지 않고 있는 자원으로 안정화시키고 있는 불가사의한 마법만으로도 상당한 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타격 문제에 대해선 좀 더 경각심을 가져야 될 것 같습니다.
혹여나 번트질과 도루로 팀장타율을 '대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그건 크게 잘못된 생각입니다. 문제는 충분히 인식하고 있지만 하루아침에 될 일이 아니니까 어쩔 수 없이 번트와 도루로 어떻게 메워보자 라는 것이길 바랍니다만, 그렇다고 쳐도 최근 번트질이 조범현 감독 수준에 근접하고 있는 건 상당히 우려스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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