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씁쓸합니다. 그야말로... 양신이 물러났을때 만큼 말이죠.
(양신의 은퇴후 언행은 스킵하겠습니다.)

양신은 역대 최고의 기록을 남긴 대타자이지만.
종범신은 리그를 지배한 야구천재였죠.
혼자서 게임을 만들어내는 타자는 이종범 밖에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없을꺼고요.


그런 대 선수가 이렇게 허망하게 옷을 벗다니 참;; 타팀팬인 제가 이정도인데 기아팬들께서는 얼마나 맘이 착찹하실지;



전 이렇게 생각을 해요.

선수들 모두 나이 먹으면 은퇴 걱정을 하고 구단의 눈치를 볼때도 있고.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오겠죠.
수많은 선수가 언제 은퇴했는지도 모를만큼 기억속에 잊혀지고 얼마만에 "그선수 은퇴했었어?" 할때도 있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적어도 양준혁, 이종범 같은 대 선수는 자신이 언제 나가야 할지.. 언제 옷을 벗어야 할지 알것 같습니다.


양준혁이 시즌후반에 은퇴한다고 말했을때.. 그땐 시즌이 얼마 안남을때 였습니다.
근데 그때 삼성이 버닝모드였죠. 차우찬이 각성하며 미친듯이 치고 올라가던 시기였죠...
사실 양준혁을 대신에 기회를 받던 선수들은 재미를 못봤었는데;;;; 내내 양준혁의 빈자리가 느껴졌던 타선이었어요. 그럼에도 팀이 연승하고 있는데 본인은 소외감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대선수로써의 자존심도 작용을 했겠죠. 본인역시 자신에게 기회가 오지 않을꺼란 확신이 생겼을테고요.

양준혁 스스로 은퇴를 밝혔지만 그 누구도 자의로 은퇴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말해 우승했던 작년에도 양준혁의 빈자리를 느꼈어요. 양준혁이 있었다면 최형우혼자 개고생 하진 않았을꺼란 확신을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리그 넘버원 타자를 배출한 팀이 타격하위권이라면 다른 선수들은 얼마나 삽을 펐냐 이거죠. 그자리에 양준혁이 있어야 했어요.

머 지금은 쩌리해설가에 쩌리방송인이 되었지만 그점은 참 가슴아픕니다. 한팀의 심장이었던 사내가 그런식으로 옷을 벗다니..


참고로 양준혁을 대신하여 기회를 부여받은 선수들중에서 현재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선수는 없습니다.
1군실패로 군복무,팀이적,백업선수 등등의 룰입니다.

구단에서 리빌딩한답시고 모 선수에게 아무런 경쟁없이 기회를 준것이죠. 냉정하게 말해 그 타석은 쓰래기입니다. 허비된거에요.


만약에 말입니다.

동등한 위치에서 동등한 기회를 부여받아 양준혁이 밀려났다면..
그는 시원하게 웃으며 기분좋게 스스로 옷을 벗었을껍니다.

그건 종범신도 마찬가지에요. 어짜피 백업롤 이라고 하지만 4번째 외야수라도 동등한 경쟁에서 밀렸다면
그 역시 호탕하게 웃으며 옷을 벗었을껍니다.
 
적어도 정규시즌에 그런 기회는 주는게 겨우내내 피땀흘린 선수에 대한 예우가 아닐런지요.
아무리 그래도 이종범이 그정도 예우도 못받을 선수는 아니지 않습니까.


대 선수는 자신이 언제 떠날지 안다고 저는 믿어요.

덕아웃에서 방망이 움켜잡고 초라하게 앉아있던 2010년 양준혁을 생각하면.
먼저 그만두겠다고 말한 종범형의 용단도 지지합니다.


어쨌든 시기했고..질투했던.. 그러나 너무나 동경했던 한 선수가 떠나게 되니..
개막의 설레임은 다 어디로 가고 이런 초췌한 마음만 생기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