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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아쉽다'는 말 말고 더 할 말이 없다. 정말 다들 최선을 다했는데...

9회말 (이)범호가 동점타를 쳤을때만 해도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모두 있는 힘을 다한 승부였다.

비록 우승을 하진 못했지만 이번 대표팀도 참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은 선수들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이 신경을 써 주셨다. 힘든 상황에서도 많이 애써준 KBO 직원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사실 처음 대표팀이 구성됐을 때 (박)찬호 형이나 (이)승엽이 형이 없어 걱정이 됐었다. 팀에 구심점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해서 신경도 쓰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달랐다. 출발은 불안해보였는지 몰라도 함께 생활하며 정말 좋은 분위기가 조성됐고 그런 기운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그런면에서 (박)경완이형과 (손)민한이 형이 가장 고맙다. 두 선배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 대표팀도 중심이 잘 잡힌 채 나아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경완이형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젊은 투수들이 충분히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다.

민한이형은 이런 저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주장 역할을 정말 충실하게 해줬다. 늘 보이지 않는 곳에서 후배들을 감싸주고 격려해준 사람이 바로 민한이형이다.

후배들에게 "내가 경기에 나가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 등판 기회는 없었지만 다른 건 모두 내가 책임을 질테니 너희들은 야구 잘하는 것에만 집중해주길 바란다"며 힘을 북돋워주곤 했다.

어쨌든 패배는 인정해야 할 것이다. 준우승은 준우승인 거니까. 그래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으니 말이다. 1회 대회서 4강에 오르고 2회 대회서 준우승 했고... 내가 또 뛸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다음엔 꼭 우승을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모두에게 숙제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일본이 한국을 이기기 위해 그랬던 것 처럼 보다 철저하고 오랜 기간에 걸친 준비도 필요한 것 같다.
4년 뒤를 기약하며...


대괄신 다음에도 일기 꼭 써주세요. 시즌중 엘지 일기 이런 것도 재밌을 것 같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