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혹시 눈치채신 분이 계신지 모르겠지만..
전 뻥야구 예찬론자입니다. 삼팬으로 20년 가까이 살아왔기 때문에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겠네요.
(삼성 뻥야구 하던 시절이 언제인지 기억도 잘 안나지만..ㄱ-)

스몰볼은 어디까지나 차선책, 뻥야구를 하고 싶지만 여건이 따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전략이라 생각하는 사람이구요.
상황에 맞는 타격, 팀배팅 이런 말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닥치고 풀스윙에 대한 비판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배트 짧게 쥐고 컨택 위주로 휘두르는게 타의 모범이 되는 타격이라면, 왜 다들 그리하지 않겠습니까.
신체조건을 무시한 터무니없는 큰 스윙은 비판 받아야 하겠지만(오가사와라, 페드로이아 이런 애들은 미스테리니 패스..)
감당할 수만 있다면 최대한 배트 길게 잡고 맘껏 휘두르는게 배팅의 정석이라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투수의 손에서 포수 미트까지 공이 비행하는 시간은 1초가 채되지 않습니다.
그 찰나의 순간에 팀배팅이고 뭐고 과연 가능한 것인가에 회의가 들때도 있습니다.
무사, 혹은 1사 주자3루의 찬스에서 어이없게 폭삼으로 물러나는 선수들에게 제기되는 비판에 딴지를 놓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희생플라이라는 것이 생각되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찬스라고 자기 스윙은 어디다 버려버리고 갖다 맞히기에만 급급한 스윙을 한다고 과연 희생플라이가 나올까요?
억지로 갖다맞추다 그냥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날 가능성도 높습니다.
주자 역시 3루에서 발이 묶이고 만채로요.

하.지.만...
요즘 WBC를 보면서 단기전에서만큼은 이런 '뻥야구 제일주의'를 살짝 접어놓아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타격 사이클이란게 있고, 좋았다 나빴다가 기복이 심한게 배팅이니까요.
당장 한,두점이 급한 것이 단기전이니 어떻게든 짜내는 야구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이 아닐까..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또 스스로에게 반문하게 되는 것이..
정작 우리만 해도 여지껏 주요 국제대회-단기전-에서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뻥야구'가 아니었나 하는 점입니다.

이승엽 홈런 외에는 별다른 득점 루트가 없었던 WBC 1회 대회는 말할 것도 없고,
베이징 올림픽, 이번 WBC 2회 대회 때도 우리팀의 승리에는 어김없이 승부를 가르는 홈런이 있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우리팀의 승리비결은 결국 상대팀에 비해서 우리팀의 타격 사이클,
특히 홈런을 칠 수 있는 장거리 타자의 타격 사이클이 대회 기간과 잘 맞물렸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