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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오늘 목표는 무조건 선취점이었다. (봉)중근이가 1라운드 일본전서 잘 던졌지만 또 등판하는 만큼 어떻게든 어깨를 가볍게 해줘야 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선취점은 매 경기 중요하지만 오늘은 특히 더 그랬다. 일본 타자들이 많은 준비를 하고 나올 것이 뻔했다. 중근이가 편하게 던질 수 있는 길은 빨리 점수를 뽑아주는 것 뿐이었다.

나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그랬던 듯 하다. 그 덕에 1회 최고의 집중력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누가 안타를 치는 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이유야 어찌됐건 내 앞에 찬스가 왔고 그 흐름을 살릴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아마도 1회 3점을 빼앗겼을 때 일본 타자들은 우리가 첫 경기(7일 일본전)서 느꼈던 감정을 똑같이 겪지 않았나 싶다.

정말 믿었던 최고의 투수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무기력해지고 조바심이 나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찬스를 잡고도 병살타가 나오고 상대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던 거라 생각한다.

얘기를 하다보니 결국 내 자랑 같이 돼 버렸지만.. ㅎㅎ. 다르빗슈의 공은 정말 대단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보다 집중력에서 앞섰다고 생각한다.

경기 전 덕아웃 모습은 정말 평온했다. 그저 보통의 팀과 상대하는 것 처럼 선수들 각자 자기 할 것만 알아서 챙기며 게임을 준비했다.

불안하면 괜히 왔다 갔다 하게 되고 말도 많아진다. 솔직히 베이징 올림픽때만 해도 일본전을 앞두고는 괜히 "선배님 화이팅입니다"라며 소리도 치며 부산하게 움직이는 후배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그때 멤버들이 거의 다시 모였는데도 다들 평상시와 같은 모습일 뿐이다. 그래서 더 담담하게 일본전을 치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경기 끝난 후에도 1회대회랑은 달랐다. 그땐 정말 모두 크게 흥분했었다. 마치 우승한 것처럼 기뻤다. 하지만 이번엔 4강 진출 그 이상의 기쁨은 아니었다.

베이징 올림픽 땐 일본전서 이기고 선배들이 감정을 자제하자고 했었다. 이번엔 누가 그런 말을 한 사람도 없었는데 다들 담담하게 승리를 즐기기만 했다.

우리 목표는 이제 4강이 아니라 우승이기 때문이다. 아직 우승으로 가는 과정일 뿐이라는 한가지 생각만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아마 우승을 하게 되면 그때 비로서 맘 껏 기뻐할 수 있을 것 같다.

태극기는 나랑 중근이가 꽂았다. 특별히 일본을 이겨서가 아니었다. 그저 세계에 우뚝 선 한국 야구를 팬들, 아니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다. 4강을 갔을 때 하는 한국 야구의 하나의 의식이라고 할까. 하여튼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국민들에게 보내는 퍼포먼스였다.


'이진영의 WBC 일기'는 이진영 선수가 직접 구술한 내용을 정철우 기자가 정리한 것입니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이 그랬던 것 처럼 'WBC 일기'가 대회를 즐기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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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초스피드로 올라오는군요 ㅎㅎ

요즘은 이거만 기다린다는 ㅋ

진짜 시즌 중에도 하면 안되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