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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건을 입에 물고 고개를 돌리라고 했지. 고통을 줄여주려고, 고개 돌리려는 순간 불을 확 댕겼어."

넥센 김시진 감독이 20일 목동 LG전에 앞서 삼성에서 현역으로 뛸 때 당시 포수였던 이만수(SK 코치)의 손바닥에 불을 지른 일을 공개했다.


현역 시절 국내 대표적인 공격형 포수로 평가받았던 이 코치는 지독한 연습벌레. 어찌나 방망이를 많이 돌렸던지 손바닥에 굳은 살이 박혀 거북이 등 같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배트를 놓지 않는 바람에 어느 날인가는 그 굳은살이 쩍 하고 갈라졌고, 노출된 속살이 피를 쏟아냈다.

보다 못한 김 감독이 이 코치를 덕아웃에 불러다 앉혔고, 갈라진 틈 사이로 벌겋게 드러난 속살에다 성냥개비의 황을 넣었다.


그리곤 수건을 건넸다. "입에 물고, 고개 돌려."

이 코치가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 김 감독은 라이터를 켜 불을 붙였다. 약속 위반이었지만, 그렇게 하는 게 고통을 줄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손바닥에서 불이 났고, 이코치는 고통을 참느라 몸부림쳤다.


김 감독은 "좀 잔인하지만 그렇게 불로 지져놓으면 통증도 사라지고, 뒤탈도 없고 해서 과거엔 그렇게들 했죠"라고 말했다.


그런데 얘기를 하다보니 주변인들의 표정이 좋지 않다고 느꼈던지 한술 더 뜬다. "뭘 그정도 가지고. 투수가 공 던지다 보면 손톱이 살에서 떨어져 피가 나는 경우가 있다. 과거 그런 상황에서는 피를 대충 닦고는, 즉석에서 강력본드로 손톱과 살을 붙여 다시 공을 던지고 그렇게 살았어요"라고 했다.

옛날 얘기라고 해봐야 20~30년 됐다. 올해 프로야구 30년. 참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목동 | 윤승옥기자 touch@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