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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 투런포 이어 결승타… 새 4번 자리매김 봉중근 3안타 무실점 '꽁꽁'… 한국 1위로 본선행

올림픽 우승은 우연이 아니었다. 실력이었다. 때문에 결코 두 번 당하지는 않았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태극 투혼을 불사르며 일본과의 리턴매치에서 완봉승을 거두며 활짝 웃었다.

한국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 예선 최종 순위 결정전에서 봉중근(LG)-정현욱(삼성)-류현진(한화)-임창용(야쿠르트 스왈로즈)의 절묘한 계투 속에 김태균(한화)의 결승타로 일본을 1-0으로 제압했다. 지난 7일 예선 2차전에서 당한 치욕적인 콜드게임패를 이틀 만에 설욕한 한국은 3년 전 제1회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아시아 1위로 미국에서 열리는 2라운드에 진출하게 됐다.

타도 일본의 선봉장은 선발 등판한 봉중근(LG). 좌완 봉중근은 막강 일본 타선을 상대로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5와 3분의 1이닝을 산발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새로운 '일본 킬러'로 떠올랐다. 투구수는 69개. 한계 투구수인 70개에 한 개 모자란 효과적인 투구였다.

1, 2회를 삼자범퇴로 간단히 넘긴 봉중근은 1-0으로 앞선 4회 말 선두타자 나카지마 히로유키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견제구를 던지다 보크를 범해 무사 2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아오키 노리치카-무라타 슈이치-이나바 아쓰노리로 이어지는 일본의 클린업트리오를 모두 범타로 잡아내는 뚝심을 뽐냈다. 특히 봉중근은 공격 첨병인 스즈키 이치로를 3타수 무안타로 봉쇄하며 상대의 기를 죽였다.

봉중근은 최고 145km의 빠른 직구와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일본 타선을 농락했다. 특히 체인지업을 던져 18타자를 상대로 8번이나 땅볼로 유도했다. 봉중근은 6회말 이치로를 2루 땅볼로 잡아낸 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뒤 정현욱(삼성)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한국이 안타수에선 4-6으로 뒤졌으나 집중력에서 앞섰다. 그 중심에는 '해결사' 김태균(한화)이 있었다. 한국은 봉중근과 이와쿠마 히사시의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되며 0의 행진이 이어지던 4회 초 찬스를 잡았다. 선두타자 이종욱(두산)이 볼넷을 얻어낸 뒤 정근우(SK)의 중전안타가 터져 무사 1, 2루를 만든 것. 후속 김현수(두산)가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김태균이 좌익선상 적시타로 2루주자 이종욱을 불러들였다. 상대 3루수 무라타 슈이치가 몸을 날렸지만 잡을 수 없었고 이종욱이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김태균은 지난 7일 일본과의 예선 첫 경기에서 에이스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상대로 2점홈런을 뽑아낸 데 이어 이날도 타점을 올리면서 4번 타자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심어줬다. 그러나 1루주자 정근우는 3루까지 내달리다 아웃돼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의 최대 고비는 1-0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8회 말. 3번째 투수로 나선 류현진(한화)이 첫 타자 이와무라 아키노리를 삼진으로 솎아냈으나 후속 이치로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에 한국 벤치는 류현진을 내리고 임창용(야쿠르트)을 올렸다. 임창용은 나카지마 히로유키에게 희생번트를 대줬다. 2사 2루. 안타 하나면 동점. 다음은 좌타자 아오키. 임창용은 아오키를 투수 앞 땅볼로 유도해 위기를 넘겨 승리를 예감했다. 더욱이 임창용은 9회 말 무라타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이나바를 외야 뜬공, 그리고 마지막 타자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를 1루수 앞 땅볼로 처리하는 완벽한 투구를 뽐내며 세이브 기록을 따냈다.

한국은 1라운드 우승상금 30만달러를 차지해 현재 확보한 상금이 총 100만달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