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
좋은 경기였습니다.
- 작성일
- 09-03-09 22:29
1. 300%씩 자기몫해준 자랑스런 투수들.
선발 봉중근부터 마무리 임창용까지 어디 하나 흠잡을 수 없는 완벽한 피칭을 보여줬습니다.
상대방의 불운이나 우리편의 요행에 의지한 것이 아닌(물론 이것들도 야구의 일부입니다만) 힘 대 힘의 정면승부에서 철저히 압도했지요.
특히, 골수 삼팬 입장에서 전현직 삼성 투수들이 후반을 정말 멋지게 틀어막아줬다는 것이 참 기분 좋네요.
어제도 글 쓴 적 있지만 사실 그동안 좀 속상했던 것이 사실이거든요. 한때 한국야구 최고의 스타 군단이었는데,
박진만빠지고 이승엽 빠진 이후 아예 삼성 선수들이 사라진듯한 쓸쓸함을 감출 수가 없었지요.
'노예' 소리 들어가며 시즌 내내 고생했던 정현욱-그 이전의 불미스럽지만 안타까운 일도 있었구요-이고,
'원조 노예' 애니콜 역할 하다 망가진 이후 올해 다시 살아난 임창용이기에 그 감동이 더했습니다. ㅡㅜ
이제 미국에선 마지막 남은 퍼즐 한조각. 오승환만 지난 06년 WBC때의 위용을 한번 보여줬으면 좋겠네요.
제가 삼빠다 보니 오늘의 엠브이피라 할 수 있는 봉중근 언급이 거의 없긴 한데..
사실 따로 더 이야기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ㅎㅎㅎ 전 메이저리거다운 정말 멋진 투구였습니다.
위기 상황마다 미소를 짓던 모습을 보며 타고난 강심장이라는 걸 느꼈네요.
2. 좋은 포수 리드는 없다. 하지만 좋은 포수는 있다.
네이버에 검색해보면 '달인에게 묻는다'란 기획 기사가 있습니다. 그중 박경완에게 포수 리드를 묻는 꼭지가 있지요.
의아하게도 박경완은 좋은 볼배합이란 원칙적으로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타자를 잡아내면 좋은 리드, 그렇지 못하면 나쁜 리드란 것이죠.
다른 전문가들도 이에 입장을 같이 합니다. 한국 최고의 배터리 코치였던 조범현 감독도 이야기하죠. '볼배합 미스'란 잘못된 말이라고요.
타자를 막아내는 것은 어디까지나 투수의 몫입니다. 포수의 역할은 투수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것 이상이 될 수가 없구요.
아무리 미트질을 잘한다고 해도 볼이 되는 공을 스트라잌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수읽기에 능하다고 해도 처음부터 끝까지 타자 생각과 반대로 공을 요구할 수도 없습니다.
애초에 투수가 던지지 못하는 공을 갑작스럽게 만들어 내 줄 수도 없는 법이구요.
그런 면에서 지난 참패 이후 쏟아져나온 박경완 볼배합에 대한 성토는 상당히 안타까웠습니다.
김광현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란게 뻔히 보이는 상황이었으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얘기했던 것처럼, 박경완이 계속 얻어 맞는 슬라이더를 요구해서 진 경기가 아니었죠.
초반에 슬라이더가 공략 당하자 벤치의 지시였든, 박경완의 요구였든, 김광현의 선택이었든 직구 위주의 피칭으로 분명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1회 3실점하긴 했지만 대신 3삼진을 뽑아내며 어떻게든 막아낼 수 있었죠.
허나 2회 들어서 그 직구마저 제구가 안되고 커트까지 당해버리니 이제 남은 카드는 바닥이 났고, 그 결과는 참담한 8실점이었습니다.
그 박경완이 오늘 다시 포수 마스크를 썼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완벽한 승리. 한점도 내주질 않았습니다.
과연 박경완이 엊그제 뭐에 홀리기라도 했던 걸까요? 아니면 오늘 갑자기 브래드 오스무스의 혼이 빙의하기라도 한 것일까요?
아니죠. 박경완은 박경완이었을 뿐입니다.
혹자들은 콜드패 당시 박경완이 타석에서 보여줬던 모습때문에 수비에서까지 집중력 부족을 섣불리 추측하기도 했지만,
공격이 안된건 오늘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오늘 박경완은 네명의 투수를 파트너로 삼아 9회까지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죠.
달라진게 있다면 단 하나, 투수들의 상태가 지난 경기 때완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그것 뿐입니다.
그렇다면 포수의 역할은 그냥 공 받아주는 사람일 뿐이냐?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상대 선수였지만 오늘 죠지마는 좋은 포수가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완벽에 가까운 답안을 보여줬습니다.
김태균을 2루에서 잡아내는 등 수시로 주자를 견제해가며 수비의 중심축으로서 역할을 멋지게 소화해줬죠.
나아가 다소 불안에 빠질때마다 마운드에 올라가 투수들을 다독거려 주는 멘토로서의 역할도 충실해 다해 주었구요.
거기다가 날카로운 공격력까지. 한마디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포수로서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박경완에 대한 비판이 포수 리드 이외의 부분, 즉 잦은 낙구로 인한 불안감 조성이라든가 거의 기대가 되지 않는 공격력 등에 맞춰진 것이라면
충분히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아쉬웠던 것은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더 이상 볼배합을 가지고 포수의 책임론을 과도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봅니다.
3. 좋은 쪽으로 이해해보는 주루사.
투수들의 피칭에 있어서는 어디 하나 흠잡을 구석이 없었던 것에 반해, 타자들의 주루 플레이는 여러모로 아쉬운 장면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죠.
그래도 최대한 좋은 쪽으로 이해해 보려 합니다. 우선 정근우의 3루 아웃은 아오키가 잘 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플레이였죠.
일본 투수들의 구위를 생각할때 한 베이스라도 더 가는 것은 승리를 위해 절실한 요구조건이었고,
발빠른 정근우라면 당연히 공격적 베이스러닝을 해야 했으니까요.
김태균의 2루 횡사도 아쉽긴 하지만 이것 역시 조지마의 넓은 시야와 강한 어깨를 먼저 칭찬하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엑스포츠 이효봉 해설이 말했던 것처럼 발이 느린 김태균으로서는 최대한 리드를 해야 했는데 그걸 놓지치 않은 조지마한테 딱 걸리고 만 거죠.
이용규의 횡사도 때마침 나온 애매한 내야 플라이와 일본 2루수의 기민한 순간선택이 겹쳤기에,
무턱대고이용규의 미스만 이야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 김현수와 김태균이 더블 아웃이 제일 변명 거리가 부족한 부분이긴 합니다만..아니 이 부분까지 덮어주는 건 지나치다 싶네요.
분명 이 플레이는 두 선수 모두의 본헤드 플레이가 맞습니다. 앞으로는 나와서 안될 모습이죠.
굳이 이 선수들을 이해해보자면, 엊그제 참패 때문에 오늘은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의욕이 너무 강했던 것이 아닌가 싶네요.
어떻게든 한 점 더 내야겠다, 한 베이스 더 가야겠다는 마음에 무리한 주루 플레이가 나왔다구요. 오늘 게임 자체가 그만큼 팽팽하기도 했구요.
이건 앞서의 다른 주루사 상황 모두에도 적용시킬 수 있는 부분이겠죠.
4. 이게 야구다.
14-2. 그리고 0-1.
농구나 배구라면 나올 수 없는 이야기일겁니다.
드림팀에 더블 스코어로 발린 우리나라 농구대표팀이 이틀 후 리매치에서 한점 차이로 신승한다? 있을 수 없는 시나리오죠.
하지만 야구에선 엊그제와 오늘 같은 이야기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습니다. 의외성이 가장 큰 종목 중에 하나가 야구니까요.
뉴욕 양키스가 워싱턴 내셔널즈에 스윕 당할 수도 있는게 야구라는 사실, 모르는 야구 팬들 거의 없을텐데
국대전에서는 이런 진리가 묻혀버리는 경우가 종종 나옵니다.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는걸 이해하지만
마음 한구석의 씁쓸함은 감출 수가 없더군요.
베팍 유저분들이야 다들 진중한 성향이라 그런 얘기 거의 안나왔지만,
아니 그 이전에 아직까지 베팍 한게 자체가 그리 붐비지 않는 상황이라 더 그랬겠지만,
옆 동네만 해도 가히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아이디도 없고, 설혹 있다해도 아무 도움도 안될 거란거 뻔히 알면서도
어떻게든 끼어 들어서 호들갑 좀 떨지 말자고 주제넘게 나서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습니다.
언젠가 베팍도 지금과 달리 와글와글거릴 날이 올 터인데(빨리 그리 됐으면 좋겠어요.ㅠㅠ),
그때도 다들 차분하게 결과를 받아들이고 경기 내용을 분석하는 분위기였으면 좋겠습니다.
좀 주제 넘는다 싶은 바람이지만 이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여튼 오늘 끝까지 흥미진진하면서도 깔끔한 경기 보여준 한일 선수 모두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상대편이지만 일본 선수들의 군더더기 없는 수비는 절로 감탄이 나오더군요.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던 하라 감독 역시 멋있었구요.(마지막 번트 작전은 심한 에러였다고 생각되지만.)
그리고 무엇보다 여러 모로 힘드신 가운데도 멋지게 예선 시리즈 마무리 해주신 김인식 감독님께 감사드립니다.
대한민국의 계속되는 선전을 기원합니다.^^
p.s. 한화팬분들은 걱정 좀 많이 되실듯. 이번 시리즈의 김태균처럼 철저히 일본 투수들을 압도한 타자가 있었나 싶네요.^^
이왕이면 메져로 가봤으면 좋겠습니다. 사실상 가능성 희박해진 승엽이 형 대신에 별명이가 크보 출신 메이저 타자의 꿈을 이뤄줬음 해요.
선발 봉중근부터 마무리 임창용까지 어디 하나 흠잡을 수 없는 완벽한 피칭을 보여줬습니다.
상대방의 불운이나 우리편의 요행에 의지한 것이 아닌(물론 이것들도 야구의 일부입니다만) 힘 대 힘의 정면승부에서 철저히 압도했지요.
특히, 골수 삼팬 입장에서 전현직 삼성 투수들이 후반을 정말 멋지게 틀어막아줬다는 것이 참 기분 좋네요.
어제도 글 쓴 적 있지만 사실 그동안 좀 속상했던 것이 사실이거든요. 한때 한국야구 최고의 스타 군단이었는데,
박진만빠지고 이승엽 빠진 이후 아예 삼성 선수들이 사라진듯한 쓸쓸함을 감출 수가 없었지요.
'노예' 소리 들어가며 시즌 내내 고생했던 정현욱-그 이전의 불미스럽지만 안타까운 일도 있었구요-이고,
'원조 노예' 애니콜 역할 하다 망가진 이후 올해 다시 살아난 임창용이기에 그 감동이 더했습니다. ㅡㅜ
이제 미국에선 마지막 남은 퍼즐 한조각. 오승환만 지난 06년 WBC때의 위용을 한번 보여줬으면 좋겠네요.
제가 삼빠다 보니 오늘의 엠브이피라 할 수 있는 봉중근 언급이 거의 없긴 한데..
사실 따로 더 이야기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ㅎㅎㅎ 전 메이저리거다운 정말 멋진 투구였습니다.
위기 상황마다 미소를 짓던 모습을 보며 타고난 강심장이라는 걸 느꼈네요.
2. 좋은 포수 리드는 없다. 하지만 좋은 포수는 있다.
네이버에 검색해보면 '달인에게 묻는다'란 기획 기사가 있습니다. 그중 박경완에게 포수 리드를 묻는 꼭지가 있지요.
의아하게도 박경완은 좋은 볼배합이란 원칙적으로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타자를 잡아내면 좋은 리드, 그렇지 못하면 나쁜 리드란 것이죠.
다른 전문가들도 이에 입장을 같이 합니다. 한국 최고의 배터리 코치였던 조범현 감독도 이야기하죠. '볼배합 미스'란 잘못된 말이라고요.
타자를 막아내는 것은 어디까지나 투수의 몫입니다. 포수의 역할은 투수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것 이상이 될 수가 없구요.
아무리 미트질을 잘한다고 해도 볼이 되는 공을 스트라잌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수읽기에 능하다고 해도 처음부터 끝까지 타자 생각과 반대로 공을 요구할 수도 없습니다.
애초에 투수가 던지지 못하는 공을 갑작스럽게 만들어 내 줄 수도 없는 법이구요.
그런 면에서 지난 참패 이후 쏟아져나온 박경완 볼배합에 대한 성토는 상당히 안타까웠습니다.
김광현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란게 뻔히 보이는 상황이었으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얘기했던 것처럼, 박경완이 계속 얻어 맞는 슬라이더를 요구해서 진 경기가 아니었죠.
초반에 슬라이더가 공략 당하자 벤치의 지시였든, 박경완의 요구였든, 김광현의 선택이었든 직구 위주의 피칭으로 분명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1회 3실점하긴 했지만 대신 3삼진을 뽑아내며 어떻게든 막아낼 수 있었죠.
허나 2회 들어서 그 직구마저 제구가 안되고 커트까지 당해버리니 이제 남은 카드는 바닥이 났고, 그 결과는 참담한 8실점이었습니다.
그 박경완이 오늘 다시 포수 마스크를 썼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완벽한 승리. 한점도 내주질 않았습니다.
과연 박경완이 엊그제 뭐에 홀리기라도 했던 걸까요? 아니면 오늘 갑자기 브래드 오스무스의 혼이 빙의하기라도 한 것일까요?
아니죠. 박경완은 박경완이었을 뿐입니다.
혹자들은 콜드패 당시 박경완이 타석에서 보여줬던 모습때문에 수비에서까지 집중력 부족을 섣불리 추측하기도 했지만,
공격이 안된건 오늘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오늘 박경완은 네명의 투수를 파트너로 삼아 9회까지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죠.
달라진게 있다면 단 하나, 투수들의 상태가 지난 경기 때완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그것 뿐입니다.
그렇다면 포수의 역할은 그냥 공 받아주는 사람일 뿐이냐?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상대 선수였지만 오늘 죠지마는 좋은 포수가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완벽에 가까운 답안을 보여줬습니다.
김태균을 2루에서 잡아내는 등 수시로 주자를 견제해가며 수비의 중심축으로서 역할을 멋지게 소화해줬죠.
나아가 다소 불안에 빠질때마다 마운드에 올라가 투수들을 다독거려 주는 멘토로서의 역할도 충실해 다해 주었구요.
거기다가 날카로운 공격력까지. 한마디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포수로서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박경완에 대한 비판이 포수 리드 이외의 부분, 즉 잦은 낙구로 인한 불안감 조성이라든가 거의 기대가 되지 않는 공격력 등에 맞춰진 것이라면
충분히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아쉬웠던 것은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더 이상 볼배합을 가지고 포수의 책임론을 과도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봅니다.
3. 좋은 쪽으로 이해해보는 주루사.
투수들의 피칭에 있어서는 어디 하나 흠잡을 구석이 없었던 것에 반해, 타자들의 주루 플레이는 여러모로 아쉬운 장면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죠.
그래도 최대한 좋은 쪽으로 이해해 보려 합니다. 우선 정근우의 3루 아웃은 아오키가 잘 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플레이였죠.
일본 투수들의 구위를 생각할때 한 베이스라도 더 가는 것은 승리를 위해 절실한 요구조건이었고,
발빠른 정근우라면 당연히 공격적 베이스러닝을 해야 했으니까요.
김태균의 2루 횡사도 아쉽긴 하지만 이것 역시 조지마의 넓은 시야와 강한 어깨를 먼저 칭찬하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엑스포츠 이효봉 해설이 말했던 것처럼 발이 느린 김태균으로서는 최대한 리드를 해야 했는데 그걸 놓지치 않은 조지마한테 딱 걸리고 만 거죠.
이용규의 횡사도 때마침 나온 애매한 내야 플라이와 일본 2루수의 기민한 순간선택이 겹쳤기에,
무턱대고이용규의 미스만 이야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 김현수와 김태균이 더블 아웃이 제일 변명 거리가 부족한 부분이긴 합니다만..아니 이 부분까지 덮어주는 건 지나치다 싶네요.
분명 이 플레이는 두 선수 모두의 본헤드 플레이가 맞습니다. 앞으로는 나와서 안될 모습이죠.
굳이 이 선수들을 이해해보자면, 엊그제 참패 때문에 오늘은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의욕이 너무 강했던 것이 아닌가 싶네요.
어떻게든 한 점 더 내야겠다, 한 베이스 더 가야겠다는 마음에 무리한 주루 플레이가 나왔다구요. 오늘 게임 자체가 그만큼 팽팽하기도 했구요.
이건 앞서의 다른 주루사 상황 모두에도 적용시킬 수 있는 부분이겠죠.
4. 이게 야구다.
14-2. 그리고 0-1.
농구나 배구라면 나올 수 없는 이야기일겁니다.
드림팀에 더블 스코어로 발린 우리나라 농구대표팀이 이틀 후 리매치에서 한점 차이로 신승한다? 있을 수 없는 시나리오죠.
하지만 야구에선 엊그제와 오늘 같은 이야기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습니다. 의외성이 가장 큰 종목 중에 하나가 야구니까요.
뉴욕 양키스가 워싱턴 내셔널즈에 스윕 당할 수도 있는게 야구라는 사실, 모르는 야구 팬들 거의 없을텐데
국대전에서는 이런 진리가 묻혀버리는 경우가 종종 나옵니다.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는걸 이해하지만
마음 한구석의 씁쓸함은 감출 수가 없더군요.
베팍 유저분들이야 다들 진중한 성향이라 그런 얘기 거의 안나왔지만,
아니 그 이전에 아직까지 베팍 한게 자체가 그리 붐비지 않는 상황이라 더 그랬겠지만,
옆 동네만 해도 가히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아이디도 없고, 설혹 있다해도 아무 도움도 안될 거란거 뻔히 알면서도
어떻게든 끼어 들어서 호들갑 좀 떨지 말자고 주제넘게 나서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습니다.
언젠가 베팍도 지금과 달리 와글와글거릴 날이 올 터인데(빨리 그리 됐으면 좋겠어요.ㅠㅠ),
그때도 다들 차분하게 결과를 받아들이고 경기 내용을 분석하는 분위기였으면 좋겠습니다.
좀 주제 넘는다 싶은 바람이지만 이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여튼 오늘 끝까지 흥미진진하면서도 깔끔한 경기 보여준 한일 선수 모두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상대편이지만 일본 선수들의 군더더기 없는 수비는 절로 감탄이 나오더군요.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던 하라 감독 역시 멋있었구요.(마지막 번트 작전은 심한 에러였다고 생각되지만.)
그리고 무엇보다 여러 모로 힘드신 가운데도 멋지게 예선 시리즈 마무리 해주신 김인식 감독님께 감사드립니다.
대한민국의 계속되는 선전을 기원합니다.^^
p.s. 한화팬분들은 걱정 좀 많이 되실듯. 이번 시리즈의 김태균처럼 철저히 일본 투수들을 압도한 타자가 있었나 싶네요.^^
이왕이면 메져로 가봤으면 좋겠습니다. 사실상 가능성 희박해진 승엽이 형 대신에 별명이가 크보 출신 메이저 타자의 꿈을 이뤄줬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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